아버지와 이토 씨
나카자와 히나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아야는 서른 중반에 서점에서 알바를 한다. 우연히 만난 이토는 학교 급식소에서 알바를 하는 50대 중반이다. 둘은 동거를 한다. 서로 근무하는 시간이 달라 저녁이 되어 만난다. 어느 날 아야 오빠로부터 몇 년 만에 연락이 온다. 아버지를 모실 수 있느냐고. 이토와 동거생활을 몰라 한 부탁이라 사정을 이야기하고 거절한다. 집에 들어오니 이미 짐을 싸 아버지는 오빠집에서 나왔다. 불편하게 이야와 아버지, 이토가 함께 거주하게 된다.


아야와 이토가 무려 20살이나 차이나는 점에 불편해하고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받아들인다. 이토와 함께 있는 것은 부담이라 오전에 나가고 저녁 늦게 아빠는 들어온다. 오빠네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가는 것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무엇이나 의심쩍어 아야는 월차를 내고 아빠 뒤를 쫓는다. 아빠는 아침에 나와 이곳저것을 걷다 도서관에 들어가 책을 읽고 저녁에 초등학교 근처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다. 초등학교 선생이었던 아빠였다.


아빠는 갈 곳이 없었다. 어느 곳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니었고 반겨주지도 않는다. 갈 곳이 없으니 하루종일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우고 초등학교 선생때를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빠는 의기로운 행동을 했지만 다들 불편해한다. 어릴 때 살던 집으로 휙 말도 없이 떠나버린다. 쫓아간 아야와 오빠는 그 날 밤 비가 오며 집에 불탈 때 아빠 손이 화상에 입는다. 그 이후 아빠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지내다가 초등학교 제자가 찾아온 이후 활력을 되 찾는다.


다시 밖에 나가 활동을 하다 요양원에 들어가겠다는 결단을 한다. 아야는 늘 고민한다. 계속 아빠를 모시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과연 아빠가 돌아가시면 자신은 눈물을 보일 것인지도 자신이 없다. 아빠는 무뚝뚝하게 감정표현을 못한다.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기댈 곳이라고는 오빠와 아야뿐이 없었지만 다들 자기 살기 바쁘다. 오빠 아내가 처음부터 모시겠다고 했지만 늘 어려워했다. 아빠는 아빠대로 그로 인해 힘들었고.

이토는 이런 과정을 지켜보고 셋이 전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풀어야 하지 않겠냐고 한다. 식구일 경우에 더더욱 힘들다.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차라리 지인이 더 쉽지 식구끼리는 더욱 계면쩍고 어렵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며 아야는 점점 잊고 있던 아빠와의 추억이며 감정이 되 살아나며 자신을 사랑했던 아빠의 마음을 깨닫는다. 아마도 아빠가 돌아가셔도 울지 않을 것 같다고 한 아야지만 이제는 울게 되지 않을까.


어색한 아야, 아빠, 이토의 거주를 위해 함께 야외활동을 기획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마지막에 이토가 물건 구입할 것이 있다며 '나사와 전구'를 판매하는 곳에서 드디어 빛난다. 이토와 아빠가 서로 의견일치를 보며 함께 공유할 대상이 생긴다. 아야 입장에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나사의 세계와 각종 도구에 이토와 아빠는 서로 들떠 이야기를 한다. 이를 계기로 이토와 아빠는 친해지게 되는데 아야나 오빠보다 오히려 이토가 더 아빠를 이해하는 느낌마저 든다.


엉뚱하게 시골 집에 갔을 때 아야와 오빠에게는 묻지도 않고선 이토에게는 여기서 함께 거주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까지 한다. 이토가 이곳에 흥미를 보인다는 이유때문에. 소설 중간에 이런 표현을 이토가 자주 한다. '도망가지 않으니까' 맞다 늦더라도 도망가지 않는다. 하지 않더라도 도망가지 않는다. 나중에 하면 늦다는 표현은 맞지만 조금 시간이 들더라도 어디 도망가지 않으니 여유를 갖고 상대방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나도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꼰대가 된다. 꼰대가 된다는 것은 타인과 관계가 멀어진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으니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갈수록 더욱더 백세인생이라는 시대에 혼자는 외롭다. 고립되어 혼자 살기보다는 자신이 변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쪽을 택해야한다. 이런 점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심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누구도 상대해주지 않는다. 젊은 사람에게 기피대상이 되는 인생이 과연 성공한 인생일까. 


내가 어른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은 맞지만 아쉬운 것은 아마도 청년들보다는 노인이다. 아니면 돈 많은 노인이 되면 그나마 따르고 이야기할 사람은 생길것이다. 그 돈이란 것이 엄청나게 많아야 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아버지와 이토씨>는 어떻게보면 현재 일본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하다. 향후 한국에서도 곧 벌어질 일이다. 난 굳이 이야기하면 이토씨에게 보다 가까운 나이로 두 세대를 잘 연결하며 유연한 사고와 삶을 살아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꼰대가 되지 말도록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려놓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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