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영학 수업 - 까칠한 저널리스트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분투기
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조윤정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하버드라고 하면 나랑 전혀 상관없는 대학이다. 한국 최고의 서울대도 나랑 전혀 연관이 없는데 하버드는 더욱 그렇다. 하버드는 커녕 미국도 가보지 못했다. 하버드는 그저 이렇게 책으로만 만족한다. 수많은 MBA가 있고 각 대학MBA마다 특징이 있고 수료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네임밸류를 볼 때 누가 뭐래도 하버드가 최고라고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닐꺼다. 실제로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할지 몰라도 나같은 문외한이 이렇게 느낄 정도면 딱히 예상이 빗나가지 않을 듯 하다.


이 책을 나는 왜 택했을까. <하버드 경영학 수업>은 하버드 대학원을 2년 동안 다닌 한 학생의 에세이다. 프리랜서로 기자 생활을 하던 저자가 기자 생활을 때려치우고 하버드 대학원에 입학하며 2년 동안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거의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고 오거나 금융계에서 근무하다 온 친구들이 가득한 곳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온 저자는 특이한 존재였다. 그런 점이 오히려 하버드 대학원에 대해 좀 더 균형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가 뭐래도 하버드MBA를 다닌다는 이야기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인재라는 뜻이다. 그곳을 졸업했다는 의미는 또 다시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과거처럼 MBA가 각광을 받지 않지만 이 책의 시대배경인 2000대 중반에는 한국에서도 MBA를 다니기 위해 노력했던 때이다. 그저 MBA를 나왔던 사실만으로도 취업에 유리했던 때였다. 엄청난 자부심과 잘 났다는 인식을 갖고 있던 시기였다. 하버드MBA를 나온후 연봉 2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로 변한다.


단순히 대학원을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연봉이 4억은 되었다는 의미다. 지금은 잘 모르겠고 이 당시에는 그랬다는 의미다. 이 당시는 아직까지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이라 금융은 막강한 무소불위 권력을 갖고 세상을 주무르던 시대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최소한 눈치를 보며 조심한다. 2년 동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엑셀이다. 결국 수치화해야하다. 다양한 요소를 끌어들여 이걸 숫자로 나타내야만 한다.


그럴 때 거의 대부분 엑셀 시트를 갖고 구조화해서 숫자로 보여주며 브리핑을 한다. 숫자 놀음이다. 본인들도 숫자놀음이라는 것을 아는 학생도 있다. 다른 방법은 없다. 어떻게 보면 엑셀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깨달았다고 할까. 저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20대 초중반이다. 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인재인지 알 수 있다. 입학하는 것은 어렵지만 졸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학원이라 그런지 몰라도 졸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학교에서 해 준다.

워낙 대단한 곳이라 그런지 학교에 특강을 하는 사람들도 워렌버핏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이다. 학생들도 전 세계에서 왔는데 다들 한 자리를 했던 친구들이다. 직접 회사를 운영하거나 주요 자리에서 근무했던 친구들이다. 심지어 회사에서 그 비싼 학비를 지원해주는 친구도 있다. 어떻게 보면 저자만이 유일하게 가진것도 없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이 그저 기자를 때려치고 배워보겠다며 온 학생이다. 그것도 아주 낮이 많은 학생.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싹수가 보이지 않는.


책을 읽어보면 가감없이 하버드대학원에 대해 밝히고 있다. 학생 중에는 개인정보 차원에서 가명도 했지만 교수들은 전부 실명으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솔직하게 나쁘거나 좋은 면에 대해 밝힌다. 서양적인 사고답다고 할까. 한편으로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저자는 하버드 동문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다른 동문과 달리 금융계열을 취직하지도 않았고 관련 업계에 있지도 않다. 책을 읽다보면 졸업이 다가오며 다들 거의 대부분 취업을 하지만 끝까지 저자만 취업을 못한다.


금융 쪽에 굳이 취업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 가장 컸다. 그보다는 과연 이렇게 쫓기듯 취업하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해 고민을 한다. 다들 돈을 벌기위해 하버드MBA를 들어왔다. 더 많은 연봉주는 회사에 취직한다. 통계는 다른 사실을 알려준다. 하버드MBA를 나온 후 취직한 졸업생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1년 내에 그만둔다. 저자가 졸업하고 금융위기가 터져 그 상황은 더 심해진다. 금융쪽으로 가지 않은 졸업생들이 더욱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산다. 처음에는 연봉이 적었지만 이제는 연봉도 더 많이 받는다.


하버드에서 2년 동안 배우고 듣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나온다. 거기에 방학 때 여러 회사 취직하기 위한 면접 장면도 나온다. 구글 취업하기 위한 면접이 나오는데 읽어보면 아주 사람 진을 뺀다는 느낌이 든다. 면접을 몇 번씩이나 보고 전화면접도 1시간이 넘게 하고 그런 후에 최종적으로 다시 CEO면접까지 본다고 한다. 저자는 중간에 탈락하기도 하지만 포기한다. 구글에 대해 안 좋게 보기도 하는 뉘앙스도 나온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면접 후에 결과를 한 달이 지나도 안 주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


하버드 MBA 2년을 다니고 모든 사람이 취업을 한 상태에서 저자만 취업을 못한다. 무척 궁금했다. 도대체 저자 너는 어떻게 된거야..하고. 결국 저자는 이렇게 책을 쓰는 저자가 되었다. 거기에 사업 계획 추진하는 회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자신의 재능을 결부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하고 편안하게 산다. 부자를 꿈꾸지만 그들의 너무 바쁜 삶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심지어 딸이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고 하는 CEO도 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행운과 성공을 이뤄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지만 그에 따라 희생해야 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자산의 가치를 어느 곳에 둬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비록 하버드는 커녕 근처도 못가보겠지만 이렇게 책으로 간접 경험을 하니 뒤로 갈수록 묘했다. 초반에는 좀 지루하단 느낌도 들고 뭐 이리 미주알 고주알 사족이 많아..라는 느낌도 있었다. 졸업까지 가는 상황이 오자 내가 흡사 졸업하는 것과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균형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 보인다. 끝으로 책 중간에 나온 이야기가 참 중요하게 여겨졌다. 


직업과 관련된 그의 가장 중요한 조언은 훨씬 더 단순했다.

우두머리가 되거나 의사 결정권자가 되거나 서비스 제공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참 징하게 길게도 썼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하버드MBA 다녀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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