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 - 세계 경제를 장악했던 동양은 어떻게 불과 2백 년 사이에 서양에게 역전당했는가
로버트 B. 마르크스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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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인 <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를 읽어보니 글솜씨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 동양에 비해 서양이 앞서간 현상에 대해 알려주는 꽤 다양한 책을 읽었다. 특히 스페인이 잉카제국 등을 정복하는 과정에 대한 묘사등은 정말로 흥미로웠고 놀라웠다. <총,균,쇠>를 읽었을 때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처음 접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긴박한 묘사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 반면에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익숙해졌기에 받아들이는 내 자세가 다소 겸허하지 못해 그런지 몰라도 재미가 덜했다. 읽다보니 이게 이미 알고 있는 걸 알려주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글솜씨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번역일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저자의 글솜씨 영향이 가장 큰 부분으로 여겨졌다. 그저 지식을 나열하고 정보를 알려줘도 글이 쉽게 읽히고 가독성이 높아야 읽는 독자로써는 집중도가 올라가며 재미있게 읽게 된다.


우리는 이미 동양이 서양에 뒤쳐진다는 사실을 안다. 꼬치꼬치 따지면 무엇이 뒤진다는 것인지 설명을 해야겠지만 전반적으로 19세기를 넘어 20세기에 들어 본격적으로 서양은 경제, 문화, 생활 등에서 훨씬 살기 좋고 앞서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서양이 처음부터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니다.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에서 산업혁명 이후의 서양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이 시대내내 서양이 동양을 이긴 것은 분명히 아니다.


동양이 서양보다 더 살기 좋았던 때도 있었고 문물이 발달해서 서양에서 받아들이며 성장하던 때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산업혁명부터 본격적으로 동양보다 서양이 더 살기좋은 곳으로 재탄생했다. 다만 여러 책을 볼 때 왜 그게 서양이었냐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이 없다.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딱히 이것이다라고 확정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가 함께 영향을 미치며 운까지 결합된 결과였다. 지나고보니 그렇게 말한다.


처음 서양이 이토록 동양을 이기고 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구조절 기능을 한 흑사병, 대항해시대를 만들어준 설탕,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한 아프리카 노예, 유동성을 만들어준 은, 상대국을 물들인 은, 압도적인 무력을 가능하게 한 총, 더이상 협상이 안 될 때 자행한 전쟁과 많은 연관성이 있다.

15세기 아프리카는 이미 거대한 제국이 존재했다. 이 제국들은 무역망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광업을 비롯한 산업이 발달했고, 농업으로 생존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이들은 토지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았다. 아프리카 내부는 발전 가능성이 많이 닫혀있었다. 대부분 해안위주로 발달했다. 그 이유는 바로 아프리카 대륙에 존재한 거대한 제국들은 바로 황금과 노예를 수출했다. 수출로 성장하기 위해 해안 위주로 발달했다. 불행히도 황금과 노예가 최대 수출품이었다.


산업혁명이 가장 발달한 영국은 노동력은 상대적으로 넘쳤지만 토지가 부족했다. 반면에 석탄이 하필이면 영국에 많았고 식민지를 통해 유입된 노동력이 넘쳤다. 그와 함께 은광을 공급하는 식민지가 존재했다. 사실 증기기관은 무척이나 비효율적이었다. 유독 다른 국가에 배해 이토록 비효율적인 증기기관에 무제한적으로 석탄공급이 가능했던 영국이 덕분에 가장 먼저 산업혁명이 나왔다. 역사를 볼 때 대부분 역설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국가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발전을 이룩한다.


이러한 산업화의 척도는 바로 도시화다. 지금도 여전히 도시화는 현대국가의 원동력이다. 1850년에 영국이 50%가 된 것으로 시작으로 1900년에 독일, 1920년에 미국, 1930년에 일본이 순차적으로 50% 도시화를 달성했다. 어떤 국가든 경제성장은 결국 도시화를 얼마나 이룩했느냐에 달려있다. 이미 일본이 90%가 넘는 도시화를 이룩하며 경제성장이 느려졌다. 새로운 시대가 되기 전까지 도시화는 각 국가에게 중요한 잣대다.


시대가 변하며 유럽 각 국가들은 서서히 민족이라는 의식이 싹텄다. 수없이 많은 국가가 이합집산을 하는 과정에서 아직까지 국가라는 개념이 장착되지 않아 이를 의식화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리하여 국민들은 한 민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더 발전해서 국가로 확대하기 위해 공교육을 실시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며 국가라는 개념은 정치적 차원으로 발전했다. 민족이 아닌 같은 국가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을 국민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총균쇠>나 <왜 유럽인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와 같은 책이 훨씬 더 재미있고 유익했다. 분명히 읽는 속도도 더 느렸고 오래걸렸지만. 그런 의미에서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확인했다고 할까. <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는 아쉽게도 나에게 너무 늦게 찾아온 책이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다른 평가를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 '오~~'와 함께 감탄하며 읽을 때 지적 자극을 줬던 부분이라 좀 덜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을 잘 써야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서양과 동양의 발전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74040584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 읽어보자


http://blog.naver.com/ljb1202/207434613

왜 유럽인가 - 다른 곳도 아니고


http://blog.naver.com/ljb1202/160479087

총,균,쇠 - 환경은 우리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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