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사회 - 새로운 계층집단의 출현
미우라 아츠시 지음, 이화성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하류사회>책이 나온지 10년이 넘었다. 책이 나왔을 당시 책 제목에 관심은 갔지만 읽을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제목에서 무엇을 이야기할지 뻔히 보였다. 굳이 일본 사회에 대해 알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부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글이나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도 않아 더욱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제와서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최근 펴 낸 책에서 일본 이야기를 하게 되며 좀 더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무작정 일본에서 벌어진 일을 표피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생긴 현상이나 상황에 대해 알아야 했다. 한국에서 벌어진 통계는 충분히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내가 직접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 살고 있어 세부적인 현상을 대략 안다. 통계가 나온 그 이유에 대해서. 통계로 드러난 일본이 아니라 통계가 집계된 일본인이 상황을 알고 싶어졌다. 통계란 어디까지나 벌어진 현상을 알려줄 뿐이다. 일본인들이 어떤 행동을 했다는 수치를 보여줄 뿐이다.


10년 전 책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일본에서 벌어지고 벌어질 현상을 알려주는 책이라 - 부정적인 면에 가깝지만 - 읽고자 했다. 2006년에 책이 나왔으니 여전히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에서 허우적 거릴 때다. 점점 활력이 떨어지고 디플레이션으로 모든 것들이 어렵기만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고 유지되면서 체념하고 현실에 순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좋게 표현하면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진취적인 기상(??)같은 것은 이제 찾기 힘들어진다.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다. 젊은이들마저 더이상 새롭게 무엇인가 해보자는 각오를 다지기 보다는 어릴때부터 봤던 사회에 적응하며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만족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류사회'라는 표현을 한다. 더 벌려고 노력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이미 사회시스템 자체가 노력한다고 노력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지 못한다. 중소도시 정도에서 살던 청년층 중에 포기한 사람들은 아예 대도시로 가서 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지방은 더욱 활력을 잃는다.


확실히 신기하게도 인구구조가 비슷하다. 단카이 세대와 단카이 주니어 세대와 단카이 자녀 세대로 나눠지는 일본과 베이비부머 세대와 70년생 전후 세대와 베이비부머 자녀세대로 나눠지는 한국. 이런 면에서는 무척이나 유사성이 많아 보인다. 일본과 다른 방향으로 한국은 그나마 가고 있지만 자꾸 일본을 끌어들여 심리적으로 얼어붙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았으며 좋겠다. 조심하는 차원의 경고는 그나마 괜찮은데 한국의 미래가 일본이라고 자꾸 언급하는데 20년넘게 0%대 성장을 하며 디플레이션같은 상황이었던 일본과 최근에서 나쁘다며 2% 성장하는 한국은 다르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한국에서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계층간 결혼을 했던 일본은 2000년대 중반부터 비슷한 계층끼리 결혼한다. 남성 혼자 돈을 벌어 힘든 실정이 되어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어 맞벌이를 선호한다. 전업주부가 꿈인 여성들은 고수입 남성을 만나야 가능한데 과거와 달리 그런 남성은 이제 비슷한 계층을 만난다. 400만엔(4,000만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 수입이 있으면 여성들 경우에 굳이 결혼을 고려하지 않고 미혼으로 산다. 능력있는 여성 만나기가 갈수록 더욱 힘들다.


도쿄에 20대 중반 남성이 디자인 회사 다닐 때 아르바이트보다 낮은 월 18만 엔(180만원)받고 방값은 5만 5천엔(55만원) 식대는 한 달에 3만엔 정도다. 목표는 연간 400~600만 엔 수입이다. 기본적인 지출이 많아 유니클로같은 저렴한 제품을 선호한다. 기업들도 이와 발맞춰 차별성을 갖고 제품을 만든다. 고소득층을 위한 제품과 다수의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한 대량생산품. 편의점에서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


이 당시 일본 치바현과 사이타마에 거주한 30대중반에서 40대까지 여성은 연간 수입 300만 엔 미만이 54.5%로 평균 30%보다 많고 기혼이 90.9%에 삼인가족이 72.7%인데 평균 63.7%보다 많고 전업주부인 경우가 54.5%로 평균보다 약간 많다고 한다. 주택 소유 비율은 63.6%로 평균보다 높고, 단독주택 비율도 63.6%로 평균보다 높은데 아파트 소유자는 없다고 한다.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실정이 이렇다. 여기서 300만 엔 미만 수입은 저소득층으로 부른다.

위 사진은 도쿄도시 성장이다. 야마노테는 우리로 치면 강남권이다. 도쿄에서 높은 지대 주택지인 서쪽의 야마노테(세타기야, 스기나미, 메구로 등)는 황궁 서쪽으로 퍼져 고층맨션 등을 세웠고 동쪽의 낮은 지대인 시타마치는 관동대지진으로 초토화되기도 하며 주로 서민이 거주한다. 거의 느낌이 강남에서 서초, 송파로 넓어진 후 교외인 분당으로 넘어가는 서울과 비슷하다. 지방 도시에서 상으로 살고 있어도 도쿄로 오면 중이 되어 버린다.


과거에 시골에서 도시로 넘어오던 현상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이제 사는 곳에서 계속 거주하는 현상이 늘어났다. 2000년 중반에 일본에서 도심 회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도쿄 23구로 모이는데 추우 구는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하며 1만 7,000명 정도의 젊은 패밀리층이 증가했고 미나토구, 코토구도 증가했다고 한다. 주로 소득이 높은 계층이 도심으로 회귀했다고 하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수의 구라 교외에서 태어난 세대가 도쿄로 들어온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교외는 아마도 우리로 치면 분당같은 수도권 주변 도시를 이야기하는 듯 했다.


일본도 유명한 일류대학이 아닌 지방 대학은 그 지방 학생들만 입학해서 같은 과 내에서도 고등학교때부터 친구였던 학생도 많다고 한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라고 한다. 많은 부분에서 맞다라며 읽는 것도 있다. 사실 일본이 우리의 미래라기 보다는 이제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다. 사실 인구구조도 우리와 이미 같은 추세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성장을 하고 있었고 일본은 성장이 멈춘 상태로 20년을 보냈다. 그로 인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세대가 출현하고 있는 중인지 모른다.


2000년 대 중반에 연수입 400만 엔 정도가 아쉽지 않은 정도였다. 2013년 일본 국세청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임원, 비정규직을 비롯한 일본 노동자의 평균 연수입이 414만엔이라고 한다. 거의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더이상 돈을 벌어야 할 의미가 이렇게 되면 적어진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더 벌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디플레이션으로 물가도 오르지 않고 연봉도 오르지 않으니 주택가격도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이제 일본도 아파트를 선호하며 - 대도시는 - 아파트 가격은 올랐다. 지방의 수많은 단독주택은 점점 소외되며 공실로 유지되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하류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지마라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배워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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