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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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을 거의 읽었기에 <빅 퀘스천>이 나왔을 때 깜짝 놀랐다. 분명히 새 작품이 나왔는데 얼마 되지 않아 또 나와서. 알고 봤더니 이번 에세이였다. 그러다보니 관심이 덜 했다.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거의 다 봤고 에세이에서는 무엇이라 이야기하는 지 괜히 궁금하기도 하고 금방 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판단도 들어 읽게 되었다. 읽기 전에 착각 한 것이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행작가로도 활동한 걸 알고 있어 여행이야기라 오판했다.


정작 책을 읽으니 여행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큰 줄기를 보면 자신의 가족이야기였다. 총 7가지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이다. 그 질문에 자신이 경험했던 것과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해서 알려준다. 소설가답게 질문을 풀어낸다. 대부분 이런 형식으로 질문하면 조금 거창한 철학적인 접근을 하거나 학문적으로 풀어낸다. 최근에는 이를 실험과 조사를 곁들이며 알려준다. 소설가라 그렇게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과 자신의 상황으로 설명한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우리는 몇 줄로 끝을 맺지만 아주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자세한 세부묘사는 물론이고 만났던 사람과 나눴던 대화까지. 설마하니 몇 년 전이나 몇 십년 전 대화까지 자세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테고 살을 상당히 많이 붙였을 것이다. 그 덕분에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각 목차에 따른 제목은 다소 거창할 수 있지만 책에 나오는 내용은 크게 딱 두가지라고 보면 된다.


하나는 이혼을 한 전처이야기, 또 하나는 부모님 이야기다. 지금까지 나온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이해가는 책이기도 하다. 이혼이 작가의 삶에 얼마나 큰 상실감과 영향을 미쳤는지 두고두고 반복해서 나온다.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워낙 다양한 국가에서 살아온 이력을 지닌 사람답게 보다 오픈되어 있기도 하다. 책을 읽어보면 프랑스에서는 결혼을 해도 다른 이성과 만남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 걸로 보인다. 실제로 프랑스 대통령 사례를 보더라도 그런 것 같고.

결혼을 한 상태에서 외국에서 다양한 여자친구를 만들어 사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아내와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서로 이야기도 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 더글라스 케네디만 그런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혼에 대해 오래도록 고민했지만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 많은 사람들도 이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혼을 과감히 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며 계속 살아가는 부부이야기도 나온다. 결혼 생황에 대해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두 아이가 생긴 것을 가장 기뻐한다.


다음으로 부모에 대해 나온다. 어머니는 자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안 좋아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할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이혼하고 싶어하지만 끝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더글라스는 이런 상황에서 집을 떠난다. 그 이후로 몇 번의 화해를 노력했지만 변하지 않는 부모에게 질려버리며 오랜 세월동안 연락도 하지 않는다. 다시 연락오자마자 돈을 줄 수 있냐고 묻는다. 결국에 집으로 찾아갔지만 여전한 부모님을 뒤로 하고 떠나버린다.


<빅 퀘스천>을 읽으면 지금까지 더글라스가 쓴 소설이 그의 삶에서 많이 묻어 나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투영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도 글을 쓴다. 심지어 여행가서 갑작스런 사고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실패한다. 그런 상황을 겪은 후에도 몇 시간동안 글을 쓴 후에 잠을 잔다. 누구와 다투거나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해도 글을 쓴다. 물론 스스로 그럴 때 오히려 글을 써야 자신은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볼 때 편하게 여행다니며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글을 쓰는 걸 보면 확실히 쉬운 작업이 아니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더잡>도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 당했다고 한다. 이미 전작이 있는데도 전작이 흥행이 안 좋았다는 이유로. 책은 상당히 큰 주제를 갖고 서술하는 내용이지만 그보다 더글라스 케네디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책이다. 확실히 모든 사람은 자신이 경험(직접, 간접)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이를 기반으로 삶과 세상을 바로본다. 이를 위해 더 많이 보고 읽고 대화하고 느끼고 경험해야 할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작가 가족에 대해 잘 알게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더글라스 케네디를 좋아한다면.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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