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 진화학자 장대익의 인간 탐구
장대익 지음 / 바다출판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 애매하다. 책 내용도 애매하다.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내가 이 책에서 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정확히 모르겠다. 저자인 장대익. 이름인 친숙해서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페이지도 많지 않아 선택한 면도 있었다. 막상 책을 읽으니 책은 아마도 여러 곳에 기고했던 내용을 모은 후 손을 본 다음에 펴 낸듯하다. 그 자체는 딱히 별 문제는 없겠지만 책 내용에 있어 커다란 주제가 느껴지지 않았다.


저자의 스토리는 특이하다. 기계공학을 전공했다가 철학을 전공했다가 지금은 진화론을 가르치고 있다. 가르친다는 표현보다는 공부하고 있다고 표현해야겠다. 책은 가볍기도 하고 과학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 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부담없이 슬슬 읽을 수 있기도 하고 뭘 말하는지 모르기도 하다. 책을 읽을 때 커다란 주제에 맞게 목차를 구성하고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닌 책을 읽을 때면 다소 힘들다. 꼭 내용 자체가 연결될 필요는 없지만 매 번 뚝뚝 끊어지니 말이다.


총 다섯가지를 목차로 구성했다. 탐구하는 인간, 따라 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신앙하는 인간, 융합하는 인간. 인간에 대해 이런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 자체로 보면 과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책으로 읽힌다. 책에서 언급한 융합이라는 단어처럼 이제 점점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피아를 알 수 없다. 진화, 인지, 인문, 과학 등. 그 어느 것도 이제는 홀로 독립된 영역이 아니다. 과학을 알기 위해서 인간을 알아야 하고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과학을 배워야하는 시대다. 


책에서 3장까지는 술술 읽었다. 내용도 가볍고 짧은 글이었다. 게다가 이걸 꼭 과학이라고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간에 대해 말하는 글이다. 한 편으로는 꼭 이 책이 아니라도 다른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라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더구나 내용이 흥미로운 것이 많았다. 과학자는 열심히 제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기때문에 엉덩이가 뚱뚱하다는 것이나 한국 영재에 대한 언급은 깊이 공감했다.


서로 경쟁한다는 것도 좋았다. 상대방과 관점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고 해도 만나 서로 논쟁할 때는 치열하게 한다. 그 후에 깔끔하게 악수하며 헤어지는 것이 참 좋다. 외국은 그런다고 한다. 한편으로 그럴 수 있는 것이 과학이라 그렇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서로 만나 치열하게 논쟁한다고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문제는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는 관점으로 논쟁하는 것이다. 내가 맞지만 네 관점을 인정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많이 아쉽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에 벌어진 일이다. 또는 다르다는 관점도 큰 차이다. 다르다는 것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의외로 이걸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건 다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 통념적으로 누구에게나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다른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런 인정이 너무나 힘들고 어렵지만.


책 후반부에서 신앙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겉돈다는 느낌이었다. 이 부분도 다른 곳에 기고한 글을 묶은 듯 한데 차라리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하나씩 알려주는 것이 더 좋았으리라 본다. 너무 민감한 문제를 바로 치고 들어온다. 차분하게 하나씩 알려줘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고 이해할텐데 말이다. 한편으로는 어쩌면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나도 종교이즘(?)은 거부하고 부정한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벌어지는 테러와 살인, 전쟁이 많다. 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인간의 탐욕을 구분해야 한다. 신이 원한다며 특정 종교의 지도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쓴 경우가 너무 많다. 마녀사냥을 지금에 와서 다들 터무니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다만 이게 신을 믿지 않는다고 개선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신이 믿는 것의 여부와 상관없이 벌어질 것이다. 앞으로도. 그 부분에 대해 다뤄주는 것이 더 올바르지 않을까 한다.


개별 목차 하나씩 이야기하자면 너무 길어질 것이고 딱히 다 읽고서 중심에 남는 내용은 사실 없었다. 아무래도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야하지 않을까한다. 읽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유명한 분이시니 체계적인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있을테니 그걸 봐야 할 듯 하다. 그래도 과학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나 과학에 대한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원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뭘 써야 할지 애매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과학은 인간에게 뭘 주었나.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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