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를 책이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어떤 내용인지 이미 파악은 끝났다. 평소에 선대인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수많은 뉴스로 접했으니 이 책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가 뭘 말하는지 알았다. 그런 이유로 굳이 읽을 생각은 없었다. 최근에 부동산과 관련된 책을 쓸 때 이 책은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수 있지만 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 책과는 전혀 상관없는 책이라 그랬다. 반대편에 선 책을 쓴 것도 아니라 더욱 그렇고.


워낙 여러 곳에서 인터뷰 등을 읽어 본 적이 있고 책도 읽어 본 적이 있다. 정작 선대인이 직접 쓴 부동산 책을 읽기는 처음이다. 어떻게 보면 그가 온전히 이야기한 책을 읽지도 않고 선입견을 갖는 것 자체가 잘 못 된 것이다. 뉴스는 얼마든지 과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과장된 면도 분명히 있었다. 전체적으로 맞다는 것이 책을 읽은 결과다. 우선 무엇보다 선대인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말한 것은 맞다.


주택을 구입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 주택을 구입하라고 한다. 폭락한 후에 주택을 구입하라고 한다. 지금은 폭락할 수 있으니 괜히 구입해서 고생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이 부분은 좀 안심이 된다. 아예 주택을 구입하지 말라고 할 줄 알았다. 여러 사정에 따라 주택구입을 하라고 말도 한다. 될 수 있는 한 구입하지 말라고 조언할 뿐. 정확하게 선대인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 경제전문가다.


특이하게도 경제전문가가 부동산에 유독 특정 포지션을 갖고 주장하다보니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특히나 과감하고도 확실하게 폭락을 주장하니 더욱 주목받았다.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도 들었던 의문은 경제전문가가 왜 이런 확고한 주장을 펼치느냐다. 경제전문가들은 결코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소 흐릿하게 주장한다. 경제라는 것이 어떻게 될 것인지 100% 확실한 것이 없다. 인간 삶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그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너무나도 확고하고도 강한 주장을 펼친다. 그런 면에서 경제전문가라 칭하기 애매하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그거야 뭐 알아서 사람들이 판단할 문제고. 경제는 살아 숨쉬지만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상승도 하락도 주장할 수 있다. 대부분 상승을 외친 사람과 하락을 외친 사람은 거의 대부분 반대 의견을 새롭게 제시하지 못한다. 자신의 팬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또한 그렇다.


책에는 참으로 많은 논쟁을 던져준다. 그것도 아주 아주 강하게. 무엇이 옳고 무엇이 다른지 여부는 당시에는 몰랐다.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다. 다만 그러기에는 이 책이 나오고 어느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 책에서 말한 미래가 현재가 되었다. 어느 정도 예측이 달성되었는지 여부를 알게 되었다. 더구나 책에는 분명히 2015년이 명시되었다.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시점은 2015년이니 책에서 말한 미래가 현재가 되었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너무 많은 만약이 쓰인다. 책에서 말하는 많은 상황이 결코 사실이 아니다. 읽어보니 가정을 통해 유추한다. 경제라는 것 자체가 인간 사회에 벌어지는 현상을 예측하는 것이라 분명히 유추를 해야 한다. 그렇다해도 너무 많은 이렇게 된다면.. 저렇게 된다면..이라는 표현이 많다. 그 유추가 어쩌다 몇 번 정도를 써야 읽는 사람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데 자주 그러니 나는 읽을수록 주장의 정확성에 의문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몰라도.

 


그 뿐만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밝힐 때도 정확한 출처나 데이터를 알려주지 않고 선대인 경제연구소에서 추정한 바에 의하면..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나는 경제연구소에서 어떤 식으로 그걸 추정했는지 그게 궁금했다. 그 추정으로 인해 결과가 나와 주장을 하는 책인데 정작 그 추정이 어떤 데이터를 만들고 가공했는지 여부를 알려주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주장마저도 공정성이 흔들리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정부 등에서 발표하는 데이터에 대해 약간 의심을 갖는다. 기본적으로 데이터 자체를 믿지 않으며 무엇인가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좀 우습지 않을까. 그렇다면 본인이 정확한 데이터를 산정해야 하겠지만 부동산 데이터 자체가 정부에서 알려주는 방대한 데이터를 개인이 하는 것은 무리다. 이를테면, 한국감정평가원이나 국민은행의 시세를 믿지 않는다. 이것은 호가라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그렇게 했는데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오늘이 아닌 몇 년 전부터 계속 발표한 자료였는데.


자신이 원하는 자료는 이야기하고 그렇지 않은 자료는 이상하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주장을 우리가 믿어야 할까. 믿는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다른 의견은 듣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 이런 의견, 저런 의견을 함께 이야기해주며 차라리 조목조목 비판하고 반대 주장에 부합하는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더욱 신뢰성이 높이는 일이 아닐까 한다. 책을 읽어 봤지만 그런 면은 없었다. 더구나 경제 전문가라면 너무 당연하고도 기초적인 조사아닐까.


특히나 내가 놀랐던 것은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결정할 때 부동산때문에 결정한다고 주장한 내용이다. 어느 나라에서 그럴까. 중앙 은행은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면을 본다. 모든 중앙은행의 첫번째 목표는 물가안정이다. 부동산때문에 금리를 내리고 올리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기초 중에 기초를 경제전문가가 왜 그럴까했다.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외국까지 갔다 온 -하버드대에 갔다  왔다고 한다. 본인이 책 표지에 썼다 - 분이 말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정부에서 주택 가격이 오르면 완만하게 오르도록 노력하고 떨어지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어느 국가나 다 똑같다. 그런데 이걸 욕한다. 주택가격이 떨어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정부를 욕한다. 인위적으로 정부가 주택가격을 올리는 것은 욕할 수 있겠지만 주택가격이 떨어지도록 내버려두는 정부가 이상한거 아닌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거 아닌가. 


이미 오른 주택가격이 폭락할 것이니 떨어진 다음에 구입하라고 한다. 그것도 많이 떨어진 다음에. 이를 위해 정부는 연착률시키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 주택을 갖고 있는 하우스푸어는 한국인이 아닌가. 이들에게는 너희가 고점에 주택구입한 죄가 있으니 망하라는 뜻이지 않을까. 그들도 똑같은 한국사람이다. 폭락한 후에 구입하라고 하지만 폭락해서 좌절한 수많은 사람들도 한국사람으로 이들을 위한 아무런 대책도 없다.


아쉽게도 책에는 폭락할 것이라 하고 이에 대한 대안은 부족하다. 그토록 폭락을 확실하게 믿고 주장한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알려주는 것이 전문가가 할 일이 아닐까. 주택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인기를 얻을 것이 아니라 전문가답게 균형잡힌 시선을 알려줘야한다. 책 내용이 계속해서 최대와 최악의 경우만 산정해서 알려준다. 최소와 최고의 경우는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믿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미안하게도 책을 읽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잘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책을 좀 읽는 편인데 책 읽는게 좀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문맥이 전개되지 않아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강했다.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가볍게 여긴 내 잘 못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잘 안 읽혔다.


직접 선대인이 말한 부동산 책을 읽으니 생각보다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대인이 말한 폭락은 20~30%정도다. 반토막 이상의 폭락은 아니었다. 그 외에도 주택을 구입하라고 한다. 폭락한 후에. 생각보다 주장한 바에 대한 데이터가 부실하다는 느낌이 가장 컸다. 그저 우리가 이렇게 추정했는데 그 결과 아주 안 좋다고 주장한다. 그 추정이 핵심인 듯 한데.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온지 어느덧 2년이 넘었다. 당시에도 상당한 화제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몇몇 주장은 정말 직관적으로 머리에 팍 꽃혀 많은 사람들이 신주단지 모시듯이 믿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부동산 가격은 올랐가. 그것도 전국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했던 주장으로부터 2년이 지났는데. 이제와서 마지막 발악이라고 말한다. 그 부분은 몇 년 더 지나면 알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미 그가 외친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다. 몇 년 후에 떨어지면 또 다시. 지금은 계속해서.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생각보다 데이터가 애매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직접 읽었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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