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앤 넌센스 - 20세기를 뒤흔든 진화론의 핵심을 망라한 세계적 권위의 교과서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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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방대한 책이라 한 번에 리뷰를 쓰는 것은 좀 무리일 듯 하다. 그렇다고 리뷰를 나눠 쓰면 좀 낫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지금 이렇게 리뷰를 쓰려고 시작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부분마저도 상당히 난감하다. 내 지식 수준이 얕아 이 책을 제대로 소화는 커녕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여행 기간에 읽다보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한계도 있다. 그리하여 아예 꽤 긴 호흡을 갖고 시리즈로 결정했다.


"우리의 정신은  본래 원시시대의 수렵, 채집인처럼 생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발버둥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털 없는 원숭이'처럼 행동하게 된다. 강간은 자연스럽고 남성의 바람기는 불가피하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궁극적으로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수단이다."


여러가지 수 많은 문제를 받아들이고 만나다 보면 늘 느끼는 것은 딱 한가지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다.' 이 점을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변동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세상에 수 많은 사람들으 이것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가득하다. 한 쪽면만 보지 말고 다양한 관점을 갖고 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윈이 한 유명한 말은 결국 생존한 존재는 강한 존재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한 존재라고 했다. 


지금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들은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한 존재다. 과거에 비해 현대인들이 훨씬 더 살기좋고 튼튼하고 강한 이유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민하며 심사숙고하던 인간은 진화와 함께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모든 영역에서 이 관점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고의 전환을 인간에게 심어줬다.


그렇다고 하여 진화가 모든 것의 답은 아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인간은 그런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던 듯 하다. 인간의 본능이 그런 것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납득이 되었다. 경도되어 기울어졌는데 <센스 앤 넌센스>는 그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깨운다. 분명히 책 자체는 진화와 관련된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진화가 무조건 맞다고 하는 주장에 그건 아니라고 책은 설명한다. 인간이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고 일깨워준다고 할까.

진화론이 등장하면 함께 결부되어 우성학이 등장한다. 같은 인간이라도 우성과 열성이 존재한다. 가령 백인은 우성이고 흑인은 열성이다. 귀족으로 태어난 인간은 우성이고 그렇지 않은 인간들은 열성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은 당시에 광범위한 영역에서 받아들여졌다. 정책에도 반영될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 잘못된 것이라 판명났다. 이로 인해 히틀러가 벌인 여러 악행을 비롯해 인류 역사에서 불행을 초래했다.


진화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과학적으로 사실을 알려준 것이고 우성과 열성도 함께 받아들였는데 이제 과학적으로 아니라는 판명이 났지만 우습게도 여전히 믿는 사람들이 있다. 우성과 열성을 통해 인간을 구분하고 우월적인 감정을 갖는 사람들. 자신이 우성이라 생각하지 열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이상한 논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 이들이 갖고 있는 선민사상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불행히도.


진화와 진보는 다른데 진보했다고 믿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 가지를 뻗은 나무에 함께 있는 존재인데 이를 사다리로 생각하고 내가 저들보다 앞 선 존재라 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아무런 교육이나 양육을 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모든 것을 잘 우성적인 인간이 할 수 있게 된다. 늑대소년처럼 인간 사회에 태어날 때부터 적응하며 교육받지 못한 아이가 적응에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볼 때 본능도 있지만 양육에 의한 점이 더 크다.


진화라는 관점은 인간이 학습을 통해 발전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수 많은 요소와 학습으로 배워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요소들이 합쳐 인간 행동으로 나타난다. 본능과 학습은 둘 다 중요한 이유다. 타고난 본능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배워 체득한 본능화된 행동도 있다. 그렇기에 인간은 털없는 원숭이라고 하는 주장은 진화론을 너무 과대 확대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사례다.


다윈 자신도 '진화'를 '진보'로 잘못 표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깨닫고 "절대로 '더 높다'거나 '더 낮다'라는 말을 쓰지 않도록 노력했다. 분명히 자신도 모르게 두 개념을 혼동할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진화는 결국 사다리가 아니다. 누군가 더 낫고 못한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 주변에 여러 인종이 함께 살고 있다. 더 미개한 인종은 없다. 똑같은 존재일뿐이다. 교육과 환경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자꾸 넌센스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을 읽는게 쉽지 않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관심있으면 꼭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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