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경연대회
이지훈 지음, 송혜선 그림 / 거북이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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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은 책 중에 거꾸로 진행되는 세계가 있었다. 사람들은 거꾸로 걷고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담배가 생기며 점점 커진다. 읽으면서 무척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어떤 결말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30년이 된 지금도 기억하는 걸 보면 어릴 때 읽은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동화라고 하면 고전 동화만 생각할지 몰라도 현대에 들어와 새롭게 만들어진 동화도 상당히 많다. 


그 중에는 엄마 또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어 보게 된 책들도 많다. <강아지 똥>같은 경우에도 현대에 만들어진 동화다. 한 번 사람들에게 선택된 동화는 두고 두고 사람들에게 읽힌다. 계속 새로운 아이들이 등장하며 예전 동화를 다시 읽으며 두고 두고 읽게 된다. 작가 입장에서는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듯 하다. 여타의 성인 책들이 유효기간은 짧은데 반해 동화 책은 그 수명이 엄청 길게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지인이 동화작가라 선물을 받았다. 성인이 된 후에 동화는 그저 아이들을 읽어주기 위해 그림만 읽는 책을 선택하거나 아주 가끔 고전 동화를 읽어 준 것이 고작이다. 선입견인지 몰라도 동화라고 하면 어딘지 유치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굳이 다 큰 내가 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책을 선물 받았으니 당연히 내가 읽었는지 여부는 확인 가능하다. 거의 대부분 책에 대해 읽고 리뷰를 올리니 내 블로그만 꾸준히 봐도 내가 읽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꼭 그런 부담감을 갖고 읽은 것은 아니지만 <거짓말 경연대회>가 어떤 내용인지 약간 호기심도 갖고 읽었다. 동화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권선징악적 요소가 다분해서 뻔한 내용이라 치부할 수 있다. 솔직히 그런 측면을 예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다보니 무엇보다 책이 동화책이라는 사실을 아주 약간 잊고 읽을 수 있었다. 책 주인공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다.


그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정직하다. 고전 동화같은 책이야 부모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읽는다 해도 현대 동화같은 경우는 대부분 부모들이 굳이 강요하지 않을 듯 하다. 대부분 학교와 같은 곳에서 누군가 우연히 먼저 읽은 친구들이 소문을 내고, 부모들이 우연히 읽고 책이 괜찮다며 소문을 내며 전파될 것이라 본다. 그런 점에서 책이 얼마나 재미있고 쉽게 써져 있느냐가 핵심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어른이 나는 어른 관점에서 책을 읽게 마련이다. 어른인 내가 읽었을 때 재미있고 아이들에게도 유익하다면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추천하고 읽으라고 권한다. 지금까지 그런 책을 읽은 적이 없어 권한적은 없지만. 무엇보다 <거짓말 경연대회>는 재미있었다. 아이들 입장에서 책을 읽는다고 해도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공익적이고 유익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고리타분한 내용으로 권선징악을 권면하면 안 읽으려고 한다.


직접적으로 충고를 하는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깨닫게 만드는 내용이 가장 최고다. 아이들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자기들이 재미있게 읽으면 그 안에서 알아서 각자 느끼는 것이 있고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있게 된다. 고전 동화가 현재와는 다소 동 떨어진 내용이라면 <거짓말 경연대회>같은 책은 지금 초등학생들이 생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즐겁게 웃으면서 자신들 이야기라며 더 재미있게 읽을 듯 하다.


만우절은 대표적인 거짓말하는 날이다.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만우절에 거짓말(??)을 덜 하는 듯 하지만 그래도 마음놓고 거짓말할 수 있는 날이다. <거짓말 경연대회>에 나오는 친구들은 선생님이 만우절을 맞이해서 각자 거짓말을 하라고 한다. 그 중에 한 명을 뽑아 선물을 주겠다고 하자 다들 자신이 꾸며낼 수 있는 최선의 거짓말을 한다.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여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닌 희망이나 바램으로 이야기한다.


책의 친구들은 한 명씩 자신들이 했던 거짓말로 각자 여행을 떠난다. 그들이 평소에 불만을 갖고 있던 상황이 어떤 속사정이 있었는지 경험한다. 그러면서 서로 아이들은 상대방을 더 잘 알게 되고 몰랐던 세상을 배우며 훌쩍 큰다. 이런 과정을 굳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책은 내용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만들었다. 처음에는 다른 에피소드로 구분된 내용인지 알았는데 <거짓말 경연대회>라는 제목에 맞는 한 반 친구들이 겪는 모험담으로 엮여있다.


아이들 동화라 생각하고 무조건 유치할 것이라며 읽었던 것과 달리 재미있었다. 역시나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자신있게 추천하고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부담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동화책을 사 줘야 할지 조금은 막막한 부모들에게 추천할 수 있다. 비록, 내가 이 분야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 자신없지만 책 자체가 재미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핑크팬더가 재미있게 읽고 자신있게 추천하는 동화책!! 이런 문구가 책 타이틀에 있으면 구매하는데 큰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도 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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