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사기극 -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
이원석 지음 / 북바이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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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거대한 사기극>을 발견한 후 흝어보고는 '뭐, 그렇네'라는 짧은 독백을 하고 접었다. 자기 계발에 대해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사기까지 주장하는 것은 많이 나갔다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고민을 했다. <거대한 사기극>은 자기 계발 서적과 분야 전체를 관통해서 비판했으니 나는 이 책에 대해 비판을 할지에 대해서 망설여졌다. 내 리뷰 스타일과 다소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될 수 있는한 긍정적인 측면만 쓰는 내 이미지와 달라 보이기도 할 듯 하고.


작정하고 자기 계발 분야를 거대한 사기라고 주장한 자신감이 있을테니 내가 무엇이라 한들 아무런 감정적 불편함은 느끼지 않을것이라 믿는다. 손가는대로 써 보자.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한 때 읽었다고 한다. 비판을 하면 자신이 자기 계발에 실패했다는 자인을 하는 것이고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볼 것이다. 전자는 유일무이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유형의 자산밖에 없을 것이라 속물적으로 보게 된다. 후자는 배웠다는 식자층이 깔 보는 시선으로 논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속물적으로 볼 때 검증 불가능하니 통과하고 - 이런 검증 자체가 바로 자기 계발의 폐허라고 몰아부칠 듯 하다 - 후자에 근거해 책은 서술되고 있다. 자기 계발을 읽는 이유 중에 하나가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다고 본다. <거대한 사기극>은 쉽지 않다. 그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이 책을 읽는 대상자들이 자기 계발에 열광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그들을 설득하고 진실을 보게 만들려면 쉽게 써야 했지 않았을까. 읽다 때려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든다.


윤리적 자기계발과 심리적 자기계발로 나눈다. 윤리적 자기계발은 그나마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심리적 자기계발은 사기쪽으로 본다. 어느 정도 동의한다. 나도 <시크릿>류의 책을 처음에는 많이 읽었지만 지금은 거의 읽지 않고 있으니. 기본적으로 자기 계발류의 책을 엄청 많이 읽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도 어지간한 책은 다 읽었기에 언급하는 책들을 다 이미 읽어 저자의 주장을 금방 알아 들을 수는 있었다. 자기 계발 시조부터 취근 유행까지 전부 다루고 있어 역설적으로 자기 계발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하나의 교본으로도 읽을 수 있다. 비판적으로 사람과 책을 소개하고 있지만.


자기 계발은 전부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이를 실천하는데 있어 태도와 습관이 중요하다. 자기 계발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모든 분야가 자기 계발영역이다. 이에 대한 반박 논거를 대려면 차라리 과학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았을까. 책에서는 심리학도 자기 계발의 영역으로 취급하는데 심리학은 과학과 철학의 접목인데 다소 과한 내용이 아닐까도 싶다. 아니면 아예 진화론적인 관점으로 인간의 행동을 자기 계발로 취급하지 말고 곤충을 통해 인간을 비교 한 책이나 총균쇠와 같은 환경에 지배받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자기 계발에 대해 비판했으면 차라리 훨씬 설득력이 높지 않았을까 한다. 


밑도 끝도 없이 '너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은 내가 생각해도 터무니 없는 상상이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노력하며 개선하려 해야하는데 무조건 믿으면 된다는 헛된 주장과 설득은 분명히 사이비에 가깝다. 이런 내용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좋다.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비판을 하며 각 시대에 따라 어떻게 자기계발류가 발전을 거듭했는지 알려주는 것까지는 좋은데 비판만 잔득 한 책이라 '뭐야 이거!'하는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대안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거대한 사기극>에서 참조문헌으로 나온 책을 근거로 이원석 저자는 비판하고 있고 반대로 나는 잘 받아들여 노력하자는 입장으로 책을 썼다. 내가 쓴 책은 분명히 자기 계발서적이다. 당신도 노력하면 된다는. 비루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개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개개인이 이겨내라고 한다. 저자는 그게 아니라 이게 잘 못 되었다. 그걸 왜 개인이 하느냐 개인에게 무슨 잘못이 있느냐 가진 자들이 만든 거대한 먹이사슬에 놀아나는 꼴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분명히 틀린 주장은 아니다. 나도 동의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여기까지 주장했다면 충분히 수긍하고 넘어 갔을테지만 자기 계발 류에서 직원들에게 사장 마인드로 열심히 노력하고 하지만 결국에는 노동력 착취만 당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다소 허탈했다. 반대로 보면 회사에서 돈을 받고 있으니 적당히 하는 척만 하며 짤리지 않을 정도만 일을 하라는 의미인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것은 잘했다는 칭찬과 매달 돌아오는 월급뿐이니 사기를 당한다는 입장이다. 이건 아니다 싶다. 나도 <후천적부자>에서 열정을 이용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썼지만 그렇다고 부정하는 것은 아니였다. 최소한 노력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자기 계발이 아닌 진화론적으로 보더라도 그게 맞는 표현이 아닐까.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논다고 하면 집단에서 생존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자연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 아닌가. 이타적인 행동을 이용하더라도 이용한 놈은 결국 도태된다는 다양한 사례도 있는데 말이다.


지금 자기계발은 신자유주의 사상과 이론적으로 결합되며 모든 것을 개인에게 떠 넘긴다는 말은 한 타이밍 지난 철지난 이야기다. 이미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자기 계발이 영역을 넓혀 인문학까지도 자기 계발로 넘어가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매도되는 것은 나도 안타깝지만 덕분에 인문학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과가 있으면 공이 있는게 세상이치 아닐까 한다. 배웠다면 오히려 균형잡힌 시선을 알려주는 것이 제대로 된 역할이라 본다.


여기서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자신이 자기계발이 필요 없는 사회를 말한다.

"모든 아이에게 보육료와 유치원 학비가 지원되어야 한다. 사교육을 제한하고, 공교육에서의 교육 범위를 줄여 청소년기를 인간답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특히 영어 광풍을 잠재워야 한다. 적어도 국립대는 편중화시키고, 학자금 융자 대신에 등록금을 대폭 감면 혹은 면제로 바꾸어야 한다. 교육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연령과 학령에 따른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저녁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출산 후에도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업무 복귀 기회를 약속하고, 육아 중에도 주 1~2회 정도 일할 수 있는 등의 선택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현실화되어 모든 가구가 급여 수입만으로 자가 주택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암이나 각종 중병에 걸렸을 때에 국가가 현실적으로 보조해야 한다. (중략) 대체로 여러 선진국들에게서 이미 실행되고 있는 것들이다. 결코 허무맹랑한 복지 포퓰리즘이 아니다.


저자가 원하는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닐까 한다. 저자가 쓴 내용은 참으로 이상적으로 훌륭하다. 그런데, 주장하려면 최소한 그 바탕이 되는 현실적인 데이터와 비용등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저자가 그토록 비판했던 자기계발의 가장 큰 문제점이 그거 아닌가. 실체 없는 허무맹랑하게 공허한 주장! 밑도 끝도 없이 너는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가 쓴 저 내용이 전부는 아니지만 저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자기 계발을 읽으며 경제 서적도 꽤 많이 읽은 후 비판하던데 -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 - 왜 이런 면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하고 시치미 뚝 떼는 것일까.


분명히 나 스스로도 <책으로 변한 내 인생>에서 지나친 자기계발에 대해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읽은 사람은 알 것이다. 경계를 해야 하는 것과 부정하는 것은 다르다. 자기 계발은 앞으로도 계속 인간이 살아가는 한 유지되고 지속되고 발전할 것이다. <거대한 사기극>에서 말한 심리적 자기계발이 종교와 결부되어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강요하는 것은 배척해야 하겠지만 긍정적으로 인간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까지 외면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 계발에 대해 비판한 내용을 근거로 저자가 강연이나 강의를 했다면 그마저도 자기 계발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상당히 모순적인 현상이 생긴다. 자기 계발이 필요 없다는 자기 계발이 되어버려서. 이런 종류의 책을 저자는 지속적으로 펴내고 있는 듯 한데 자기 계발과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 거 아닐까. 이 또한 재미있는 일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충분히 리뷰로 썼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기 계발의 속 살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이것도 자기 계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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