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의 공부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조영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예상한 정도의 글과 내용이 담겨 있다. 큰 기대를 하기 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으리라 선택했다. 두께도 얇고 크기도 작아 마음 먹으면 후다닥 읽을 수 있기에 독서 권 수에 포함시킬 수 있는 책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꾸 공부에 대한 이야기에 눈이 돌아가고 손이 간다. 대부분 책을 읽으면 딱히 대단할 것도 신기할 것도 참고할 것도 많지 않다. 그럴 것이라 예상하고 이 분야의 책을 읽었는데 갈수록 더욱 그렇다.


그럴 시간에 좀 더 깊은 철학을 갖고 있는 책을 읽는 편이 좋을 수 있겠으나 여전히 여러가지 음식을 맛보고 싶다. 하나의 책만 읽는 것보다 이런 저런 책에 손이 간다. 나처럼 아직까지 미숙하고 체계적인 이론과 세상을 보는 눈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계속 눈이 간다. 읽을 거리가 없거나 얻는 것이 없다면 모르겠으나 얻는 것도 있고 생각할 것이 있으니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교양을 뜻한다. 교양을 익히기 위해 책을 읽고 TV 교양 프로그램으로 배우고 직접 연주회나 박람회를 가기전에 사전 공부를 하는 것을 권한다. 내가 보고 읽고 느낀 점을 중요시 여기는 스타일이다. 독서와 관련되어서 그 점은 변함이 없다. 미술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니 공부를 하자는 생각으로 책만 읽었다. 그런 후에 미술을 보는 눈이 아주 약간 달라지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보는 눈이 내가 느낀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나에게 주입한 점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어릴 때는 귀엽고 10대는 학생의 풋풋함으로 20대는 젊음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라도 애정을 갖게 된다. 30대 부터는 객관적으로 볼 때 멋이 우러나지 않는 사람은 아무래도 공감과 끌리는 면이 부족하다. 이럴 때 교양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나이가 들수록 우러나는 맛이 생긴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이런 공부다. 나이를 먹을수록 공부로 자신을 단련하고 세상을 바라보려 하지 않으면 빈껍데기로 육체만 사람들에게 선 보이는데 젊을 때는 버틸 수 있어도 나이 먹어서는 힘들다.


줄 서기 목적의 공부가 아닌 공부 자체가 즐거워 하는 공부가 가능할까? 많이 느끼지는 못했지만 가끔 느낀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된 기쁨과 지식의 확장에 따라 더 갈급증이 커지며 더 배우고 싶은 마음. 억울하게도 공부를 할수록 더 많은 것을 알며 일정 이상의 성취를 얻는 성취감을 맛 볼 틈도 없이 절망감에 빠진다. 내가 알고 있는 앎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깨닫자마자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갑자기 방향을 잃어버린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가 내 밑 바탕이 된 것은 고마운 일이나 그토록 오래도록 했는데도 아무런 티도 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객를 숙이고 싶어 숙이는 것이 아니다. 겸손이 아닌 절망에 가깝다. 무엇인가 좀 알것 같았고 손에 조금이라도 잡혔다고 생각했는데 모래처럼 빠져 나간다. 어느 한 분야도 제대로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져 버린다. 주화입마를 당하지 않음에 감사해야 할까. 특정 분야는 나보다 더 괴물같은 사람이 득실되고 그들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전체를 아우르는 조감력은 미미할 뿐이다. 감히 창피해서 말하지 못할 지경이다. 이도 저도 아닌 이 상태가 나를 괴롭힌다.


쉬운 책은 어느 덧 저절로 손이 잘 안 가고 어려운 책은 여전히 어렵고. 어려운 책을 척척 읽는 사람이 그저 대단하게 보일 뿐.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는 자신감은 교만임을 깨닫고 이 세상의 수 많은 모래 중에 한 알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을 뿐이라는 자각은 갈 길을 잃게 만든다. 내가 공부한 목적과 상관없이 앎의 즐거움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다행이라고 할까. 갈 길이 먼 것인지, 내가 조급한 것인지,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움추림인지 정확하게는 이 시간이 지나고 봐야 알 것 같다. 재수 좋게도 지금이 티핑 포인트의 지점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거야 오랜 세월이 지나야 되돌아 보며 알 수 있는 부분이니.


<공부의 힘>을 읽으며 무엇인가 머리속으로 들어왔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처음 공부를 할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는 것이 전혀 없으니. 어느 순간 안다고 생각되었다. 읽으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이 구분되며 머리에 차곡 차곡 쌓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는 모르겠다. 무엇인가 머리에 들어오지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모르겠다. 책읽는 행위 자체가 습관으로 읽는 것인지 좋아 하는 것인지 즐거움인지 여부도 불명확하다. 다른 할 것도 분명히 많은데 왜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일까. 딱히, 성취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책을 읽으면 무엇인가 분명히 들어 온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새롭게 내부에서 쌓이고 누적되며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고 융합되어 표출되기를 애써 바라는 것일까. 때가 되면 저절로 표출될 것인데 내가 조급한 것일까. 조급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그래서 얼마나 남들과 다른 점이 나에게 생긴 것을까. 그 부분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느껴 그런 것일까. 여전히 모르겠다. 그런 고민은 고민대로 하고 있으면서 오늘도 습관적으로 도서관에 가고 책을 고르고 매일같이 빠지지 않고 독서를 하고 리뷰를 쓴다. 분명히 나는 이런 공부의 힘으로 변하겠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른 공부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교양 공부가 평생 공부



공부에 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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