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3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번째 이야기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폴 고갱이 타히티에서 살며 그린 걸작 이름이다. 이 제목은 <지구의 정복자>에 중요한 화두이다. 제목 자체만 보면 분명히 철학 이야기다. 어디서 왔고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생각해야 답변할 수 있다. 이토록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철학자가 아닌 생물학자가 한다. 현대에 들어와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과학자가 하고 있다. 철학자들은 그저 과거 사상에 대해 논의를 한다. 인류의 나아갈 방향이나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어느 덧 철학자보다 과학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여전히 철학자들은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쏙 빠지고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안이나 줄 뿐이다. 과학자들이 인간은 어디서 왔고 누구이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과거로부터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고민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다. 심지어 과학자들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증거까지 함께 보여주며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과학이 철학이 되고 믿음이 된다는 의미가 결코 틀리지 않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동안 종교와 철학과 각종 사상이 인류를 지배했지만 이에 대한 완벽한 답을 주지 못했다. 이제 과학이 대신하려 한다. 과학이 완벽하고도 의심할나위 없을 만큼 인류에게 답을 전달해 줄지는 마찬가지로 미지수다. 이에 대한 답을 우주 어딘가에 있을 미지의 존재를 통해 찾으려 하거나 인간보다 더 오래도록 살아남고 미미해보이지만 거대한 곤충을 통해 탐구한다. 우주는 여전히 종교처럼 예측하고 추측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곤충은 충분한 증거와 데이터가 있다. 곤충학자들이 갈수록 인류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역할을 하는 이유다.


인간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집단을 형성해 살아간다. 인간보다 거대한 동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인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적은 이유다. 인류 스스로 가장 현명하고도 생존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선택한 결과물이다. 곤충도 마찬가지다. 혼자서는 인간에게도 질 뿐만 아니라 토끼와 같은 나약한 동물에게도 이길 수 없지만 집단을 형성하면 함부로 접근해서 제거하기 곤란한 존재들이 된다. 대표적으로 개미와 벌같은 경우는 인간들이 갖고 있는 특징이 다수 발견된다. 


인간보다 큰 개체는 인간만큼 군락을 만들어 행동하지 않는다. 인간보다 작은 개체 중 곤충은 전체를 합하면 인간보다 더 많지만 이들마저도 보다 잘게 쪼개면 인간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인간보다 더 큰 존재나 작은 존재나 인간과 비교해서 이들이 지구를 정복하지 못한 이유는 두뇌크기다. 지구 밖에서 온 외계인이 보면 지구의 실질적인 정복자는 곤충이라고 한다. 엄청난 개체수가 존재하고 지구 곳곳에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지 못했던 곳도 곤충이 먼저 선점하고 있었으니 더더욱 지구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곤충이다.


인간은 사회성을 갖고 있어 개별적으로 움직여도 전체 군집으로 행동한다. 이런 사회성은 곤충에게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진다. 반면 곤충에게 없는 도구 활용은 인간만이 아닌 일부 동물에게도 나타난다. 가장 최적화된 몸을 갖고 있는 인간이다. 직립보행을 한다. 손가락이 발달하여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두뇌가 발달하여 지구위의 모든 개체중에 가장 큰 두뇌로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간다.

도구를 활용하게 된 인간은 드디어 지구 위에 있는 동물을 사냥하기 시작한다. 도망다니기 바뻤던 인류는 도구로 동물을 쫓아다니고 쫓아낸다. 도구만으로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동물마저도 군집을 이뤄 물리친다. 서로 생존하기 위해 협력을 인류는 한다.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함께 살아남기 위해 사회성을 서로 발달된 두뇌로 배우며 점점 체계를 갖춰나간다. 이제 불을 사용한다. 인류는 더이상 지구에서 무서운 게 없다.


인류는 바다가 아닌 육지에 살았고 육지 동물중에서도 엄청난 크기의 몸집을 가졌고 그에 걸맞는 뇌가 커지며 발톱과 엄니가 발달하지 못해 반대급부로 도구를 꼭 사용해야 했다. 여기서 동물을 사냥해서 불을 사용하여 고기를 섭취하며 더 많은 에너지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곳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로 인류는 사회성을 갖추게 되었다. 각자 자신의 역할에 걸맞는 행동을 한다. 분업화를 통해 자신이 잘 하는 역할을 하며 더 번성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성의 발달로 인류는 자신이 태어난 동일 영역 집단과 다른 집단과는 구별되었다. 집단은 서로 경쟁하며 상대방을 침략하고 처벌한다. 사회성은 바로 나와 남을 구별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우리 팀과 상대 팀을 구별하며 우리 팀의 승리에 기쁨과 환희를 느낀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벌인 전쟁은 이런 발로이다. 전쟁은 결코 인간의 탐욕만으로 벌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인간의 불행한 본성이다. 지속적으로 전쟁이 발생한 이유가 인간의 본성이라니 참으로 아찔하고 암담하다.


그나마 이제 인류는 전쟁이 아닌 스포츠 경기를 통해 전쟁을 대리한다. 우리 팀과 상대 팀으로 구분하고 우리 국가와 상대 국가로 구분하며 대리 만족을 한다. 우리 팀이 이겼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국은 2002년 월드컵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버젓이 멀쩡한 자동차를 집단으로 달려들어 흥겹게 작살낸다. 비싼 전쟁비용으로 인해 점점 스포츠가 대신하는지도 모르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특히, 믿음이 전쟁과 결부되면 어느 누구도 살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이 동물을 죽이며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죽여야 할 대상으로 볼 뿐이다.


"역사는 피의 욕조이다"라는 울리엄 제임스의 전쟁을 반대하며 쓴 글이라 한다. 어떤 종족과 민족과 국가라고 다를 바 없다. 다른 나라를 욕할 것도 없다. 근대 한국에서 자행된 수많은 몰살을 보게 된다. 대표적으로 광복이후부터 벌어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살육을 우리는 외면할지라도 역사에 기록되어있다. 한국 사회의 '빨리 빨리' 문화마저도 한국 전쟁을 겪으며 생존하기 위해 나타난 특징이라고 한다. 그 전까지는 너무 느려터져 외국인이 답답해서 죽고 싶은 정도라는 문헌도 있을 정도다.


인류는 평등한 사회에서 군장 사회를 거쳐 국가로 문명이 발전했는데 이런 점은 곤충 집단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이런 특성은 유전적 진화가 아닌 문화적 진화다. 그 이유는 "인류 활동의 최초 증거 또는 화석이라고 알려진 것이 얼마나 오래된 것이든, 언제나 그것보다 적어도 조금 더 오래된 증거가 어딘가에서 발견된다"는 고고학과 고생물학 양쪽에서 다 적용되는 법칙으로 알 수 있다.


다음 편에서 계속......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확실히 좀 어렵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디서 누구로 와 어디로 가나를.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60479087

총,균,쇠 - 환경은 우리를 지배한다
총 균 쇠 작가 제레드 다이아몬드 출판 문학사상 발매 2005.12.19 리뷰보기 헐,,, 내가 '총,균,쇠'를 끝까지 다 읽었다니 스스로...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문명의 붕괴 - Collapse :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
문명의 붕괴 COLLAPSE 작가 제레드 다이아몬드 출판 김영사 발매 2005.11.03 리뷰보기 인문학 분...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영장류 게임 -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영장류 게임 작가 다리오 마에스트리피에리 출판 책읽는수요일 발매 2013.03.11 리뷰보기 현재 지구를 지배하고 통치(??)...
blog.naver.com
본문으로 이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