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보다 높은 향기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작가의 프로필에 저절로 눈이 간다. 작품의 수준과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속물인지라 눈길이 자연스럽게 머문다. 최근에는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스펙이 장난이 아니다. 강남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한일 국비 장학생에 수석으로 나고야 대학을 졸업한 후에 M.I.T를 다녀 박사까지 받았다. 이런 화려한 스펙이 소설까지 썼다고 한다. <이상 보다 향기>는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까지 작가의 자화상인지 구분할 수는 없다. 소설의 배경은 한국, 일본, 미국으로 프로필에 나온 연대기순으로 진행되다보니 소설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내용이 소설인지 사실인지 여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마지막에 가서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는 결론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설마..진짜로 작가의 경험담이 아닐까하는 궁금증은 차마 떨쳐낼 수는 없다.


축구를 좋아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엄청난 집중력과 높은 목표의식을 갖고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 빠른 주력을 발판으로 중학생 1학년에 이미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노릴 실력이 되었다. 일본 유학에서 만난 친구가 소년의 학교로 전학오며 둘은 둘도 없는 친구이자 라이벌이자 동료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또 한 명 그가 좋아한 한 여자가 학교 1년 선배로 방송부에서 활동을 했다.


이렇게 같은 팀으로 라이벌이자 동료이자 시너지 효과를 내던 친구와 첫사랑은 <이상보다 높은 향기>의 큰 중심이다. 소설의 주인공니 김브든의 청소년과 청년 시절을 지배하던 인물들이다. 이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김브든의 인생은 완전히 변했을 것이고 다른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오로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은 하루 아침에 모든 꿈을 포기하게 된다.




 


새로운 꿈을 꾼다. 첫 사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우주 여행을 하겠다는 꿈을 꾼다. 가장 근접한 노력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항공우주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것은 언감생심이지만 국비 장학생이 되어 일본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그곳에서도 첫사랑과 전화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미국으로 여행가 첫사랑을 만나 서로 사랑을 확인하지만 뜻밖에 마지막 날 사랑은 애매하게 헤어지게 된다.


첫사랑을 그렇게 떠나 보내고 미국으로 우주공학을 공부하러 간다. M.I.T에 간 김브든은 열심히 노력하여 박사학위까지 타게 된다. 그 곳에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여인을 만난다. 여인을 위해 최선을 선택을 선사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고 만다. 그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였을까. 자신을 독력하고 높은 목표로 달려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아픈 상처만 주기도 한다.


똑똑하게 지식적으로 많은 것을 이뤘지만 감정은 황폐해지기만 한다. 사람에게 성공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이 중요한 것이지에 대한 결론은 없다. 이에 대해 분명히 나이에 대해 다른 답을 할 것이라 본다. 거기에 미혼이냐 기혼이냐에 따라 생각도 다를 것이다. 사랑은 전부이지만 내 인생을 지배할 정도는 아니다. 이런 결론은 나이를 먹은 어른들이 하는 말이지만 20대에는 모든 것이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 놓을 수 있다.


쿨하게 헤어졌구나 하면서 자신의 할 일은 하면 되겠지만 혈기왕성하게 들끓는 피가 용솟음치는 10대에서 20대는 어쩌면 불가능하다. 이마저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이래서 신기하고 신비롭고 예측 불가능하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추억으로 남게 된다. 뼈가 시린 아픔도 있고 씁쓸하게 웃는 추억도 있고 희미한 웃음을 짓는 추억도 있고 큰 미소를 짓게 만드는 추억도 있다.


그럼에도 10대에서 20대에 절망까지 가는 사랑이라는 추억이라도 간직하며 사는 사람은 평생에 걸쳐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본다. 의미없는 경험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좋다고 본다. 추억은 사람을 풍요롭게 만든다. 좌우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치기어린 행동처럼 보이는 사랑은 그때 아니면 언제 간질할 수 있겠나. 그래서 젊음은 아름답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젊음에 대한 소설은 다 아름답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뭐 이리 할 말이 많아.



젊음에 대한 소설

http://blog.naver.com/ljb1202/1644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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