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5년부터는 리뷰중에 몇 몇 책은 기존과는 다른 형식으로 리뷰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 첫 번째로 선정된 책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이다. 워낙 독서와 관련되어 독보적인 존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지는 모르겠다. 일본어라는 한계가 있었을테니.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이 책의 저자인 '다치바나 다카시'를 뛰어넘을 독서가는 없을 듯 하다. 이를테면, 누군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그가 저술한 모든 책과 논문까지 전부 다 읽은 후에 만난다.

 

어떤 분야이든 흥미가 생기면 사람 높이 정도되는 책을 읽는다. 나같은 사람이 그나마 읽는 것으로 그친다면 관련 종사자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관련 전문가에게 질문을 하고 의견을 정취하지만 아니다싶으면 반론을 한다. 전문가는 깊게 보는 장점이 있지만 좁게 보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만큼의 해당 분야의 식견은 없어도 넓게 다른 측면까지 고려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의견에 전문가가 제대로 대처를 못하기도 할 정도다.

 

이 정도의 독서가라면 진정으로 책으로 모든 것을 배웠다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다. 실제로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책으로 학습하고 스스로 정리할 정도의 지식을 만들어낸다. 관련 분야의 책까지 펴 낼 정도로. 이런 사람이 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이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내가 쓴 <책으로 변한 내 인생>에서 언급한 내용과 흡사(감히 비교자체가 황송하지만)해서 깜짝놀라기도 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독서 그 자체가 목적인 독서, 또 하나는 독서를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독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략) 목적으로서의 독서란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목적이자 즐거움인 책 읽기인데, 대표적인 예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단으로서의 독서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독서를 통해 책 속에 담겨 있는 지식이라든가 정보 혹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41페이지

 저는 오늘날의 문학 부진 현상의 근본 원인을, 독자가 문학 작품에서 멀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을 현대 문학 속에서 찾아 볼 수 없다는 데서 찾고 싶습니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독자가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이는 상황을 전혀 엉뚱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44~45페이지


과거에는 독서가 그 자체로써 목적이었다. 수단으로 활용할 만한 독서에 해당하는 책이 없었다. 어제도 오늘도 변함이 없는 세상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좋은 시간이 독서였다. 아무나 독서를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책을 살 수 있는 능력과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만 했다.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SNS를 비롯한 스타들의 가쉽거리도 결국에는 그 자체가 목적인 독서와 다를바가 없다. 


과거에도 시간 때우기를 위한 책들은 수없이 많이 존재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에 써져 있던 책중에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등을 알 수 있는 몇 몇 작품들이 당시에는 대중 소설이었는데 살아남아 고전이 되었다. 당시에는 읽을꺼리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문학작품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독서였다. 그 중에서도 문학작품이 아니었을까?


시대가 변해서 과거처럼 문학작품이 사람들에게 선택되지 않는다. 문학작품보다는 수단으로 활용할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되고 사람들에게 선택된다. 이런 현상을 개탄하는 식자층이 있다. 이들은 혹시 자신의 밥그릇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아닐까? 책은 유일한 목적이 아니다. 단순히 목적으로 독서는 TV와 영화를 비롯해서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것들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었다. 점점 사람들은 현실에서 충분히 직접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문학작품보다 더 신기하고 흥미롭고 오감을 충족하는 것들을.



 


 

지금까지 출판은 항상 일과성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49페이지

독서론에서 고전을 읽으라고 할 경우(중략) 19세기 전형적인 문학이 주류를 이룹니다. (중략) 19세기 문학은 기껏해야 100여 년 전의 출판물에 불과할 뿐이며, 진정한 의미에서 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적어도 500년이나 1,000년 정도의 시간 속에서 검증을 받고 후세에 남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1페이지

독자들이 문학작품으로부터 멀어지고(중략) 고전이라고 단언할 수 없음이 보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증명된 셈입니다. (중략) 철학 관련 서적에도 적용됩니다. 

-55페이지



어떤 책도 수 십년과 수 백년이 지나도 존재할 것이라 여기며 출간되지 않는다. 당장 베스트셀러로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책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라지기도 하고 몇 십년이 지나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지만 어떤 책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에게 살아남는다. 거룩한 척 하지만 책도 TV와 똑같이 일과성의 매체다. 영화도 고전이라 하는 영화들은 수 십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언급되고 찾아 본다. TV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책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은 저력과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점은 간과할 수 없고 인류에게 큰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작품들을 꼭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가 현재 당장 읽는 모든 책에서는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에서 언급한 모든 사상과 지식이 존재한다. 그것도 쉬운 표현으로 이해하기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고전을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는 고전이 갖고 있던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고전이라 불린 책들에서 말한 것들은 현대인들에게 사용가치가 사라졌기에 읽지 않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고전에서 말한 가치를 모르는가? 고전은 읽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다. 꼭 고전을 읽어야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와 공자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아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형식과 방법과  매체를 통해 현대인들은 고전이 출간되었던 시대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필요없다.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가 사실이다. 이제는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와 똑같다. 고전이라고 해도 그 가치가 현대에 와서도 꼭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용도폐기되는 것이다. 특정 몇몇 부류가 아닌 전체 다수의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그 저서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 자체가 토론의 대상이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의 소재로 활용되기에 적절한 책만이 결국 진정한 의미의 고전으로서 살아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중략)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거의 지의 총체'라면, 현재 직전까지의 모든 것이 과거의 지인 셈이므로 현재 완료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과거 완료의 고전이 모든 지의 총체를 포괄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과거의 지에 관한 총체는 언제나 최신 보고서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5~56페이지

각 영역에 존재하는 지의 가장 선두에서 현재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그 영역과 관련된 전문서들입니다. (중략) 현재 인류의 지와 관련하여 최첨단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59페이지


책을 읽는 이유가 목적과 수단이 있는데 사람들은 수단에 좀 더 집중한다. 문제는 그 수단이 지적인 탐구의 수단보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한 수단인 경우가 더 많다. 딱히 탓할 노릇은 아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는 독서가 진행되는 것이니 시대상황에 맞는 독서가 이어지는거다. 독서법을 알려주는 사람들마저 이런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문제다. 성공을 위한 책읽기를 독려하고 이에 대한 실천방법을 알려준다. 책읽기를 통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성공하고 어떻게 해야 빨리 책을 읽을 수 있고 책과 함께 수단으로써 책을 읽으려면 관련된 책을 읽으면 된다. 독서를 통해 빠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과장되게 표현하면 다 사기다.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진짜로 그 수단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이 정답이다.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는 것이 맞다. 정작 독서에 대한 그런 방법을 알려주는 저자 자신이 냉정하게 수단으로써 읽은 책이 어떤 것인지 진정으로 목적과 수단을 구별해서 읽었는지 따져보고 대답할 수 있을까? 나라고 딱히 다르지 않겠지만. 독서에 대한 책을 출간한 사람으로써. 


무섭도록 인류의 지적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 알고 있는 것은 어느덧 지나가고 굳이 그 모든 것을 전부 다 읽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최신의 책에 이 모든 토대 위에 이뤄졌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꼭 읽어야만 진화론에 해박하고 정통한 지식을 얻는 것일까? 그 이후 엄청난 지식의 축적으로 변경되기도 했고 잘못된 결과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신 책을 통해 이런 점을 알게 된다. 꼭 읽지 않아도 그 당시의 사람들보다 훨씬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고전을 읽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읽고 싶은 사람은 읽으면 된다. 그걸 강압하고 읽지 않으면 덜 떨어진 사람으로 보는 사람이 과거에 갇혀있는 사람일수도 있다.


To be continue...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내가 전하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사진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