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 - 성장과 변화를 위한 글쓰기
한명석 지음 / 고즈윈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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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은 크게 볼 때 문학가가 쓴 책과 실용서적을 펴 낸 작가가 쓴 책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글쓰기와 책쓰기를 가르치고 알려주는 저자들은 거의 대부분 문학가가 아니다. 일단 그 쪽 분야는 우리(?)와는 다른 영역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서로 있다. 문학 작품을 쓰는 작가들도 그렇고 에세이류를 쓰는 저자들도 그렇다. 서로 상대방의 글쓰기는 우리와는 다르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그 점이 좋은 것인지는 별개로 하고.


국내에서 글쓰기 책을 펴 낸 사람의 책은 하다보니 대체적으로 남자였거나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는 저자의 책이었다. 이번에 읽은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의 저자는 여성인데 남자들의 글이 좀 무겁고 진지하고 핵심을 이야기한다면 확실히 여성의 감성과 묘사가 두드러진다. 글쓰기 책에 굳이 이렇게까지 묘사를 자세하게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세밀한 묘사가 많다.


흡사 문학작품을 읽을 때 느끼는 묘사를 이 책에서 느껴졌다. 묘사라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말고 묘사하라는 말을 한다. 글쓰기 책에서 많이 언급하는 문구인데 나같은 경우는 묘사를 잘 못한다. 내 글쓰기는 대부분 설명이다. '그 사람은 인상이 차갑다.'라고 설명을 나는 하는데 반해 '그 사람은 이대팔로 나눈 머리를 고정해서 바람에도 날릴 것 같지 않고 턱이 뽀족해서 첫 인상이 바늘도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는 묘사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묘사를 해야만 더욱 훌륭한 글이고 읽는 독자가 상상하고 머리로 그릴 수 있게 하는 글이 좋다고 한다. 대부분 이런 글들은 에세이와 문학작품에서 많이 활용하는 글쓰기다. 실용 책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내 생각에서는 그렇다. 아님, 내가 쓰는 글들이 거의 묘사가 없는 글이라 그럴 수 도 있다. 묘사가 거의 없는 덕분에 내 글은 담백하다는 덕담을 듣는다. 장황한 묘사는 차라리 없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대해 알려주는 책답지 않게 글쓰기에 대해 핵심만 설명하기보다는 꽤 다양한 영역에 걸쳐 미주알 고주알 묘사와 설명이 많은 책이다. 굳이 글을 쓰라고 독려하고 쓰는 어려움등에 대해 단독직입적으로 대지를 가르는 방식으로 알려주기보다는 살짝은 빙빙 돌아간다. 읽다보면 '이렇게 글을 쓰라는 이야기구나'라고 독자들이 서서히 깨닫게 하는 방법으로 글을 쓴 듯 하다.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저자인 한명석의 글쓰기 스타일로 보였다.


책의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책을 쓰기 위해서 50~100권을 책을 참고해야 한다. 이 책을 쓰기 전에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글쓰기, 책쓰기 책을 전부 참고했다고 한다. 그 중에는 내가 알고 있는 책도 있었다. 책이 출판된지 어느덧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있어 그 사이에 괜찮은 책이 출판되기도 했다. 이미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를 읽기 전에 글쓰기 책을 꽤 읽은 상태라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이미 알고 있었다.


늘 책을 읽는 이유는 그 중에 단 5~10%라도 얻을 것이 있으면 된다는 주의였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4행일기'다. 매일같이 일기를 쓰는데 있어 4행으로 된 일기를 쓴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사실-느낌-교훈-선언 이 방법으로 할 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선언에서 꼭 긍정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단순히 일기의 의미를 넘어 스스로에게 하는 자기 확신과 같다. 어느 자기계발의 목표지향적인 방법보다 훨씬 설득력있고 도움이 될 듯 했다.


어느 암 환자분이 옷 정리를 자주 하며 쓴 4행일기는 다음과 같다.

사실 : 오늘 옷 정리를 했다.

느낌 : 내가 삶을 정리하고 있다는 생각에 우울해졌다.

교훈 : 내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선언 : 나는 언제까지나 내 일을 알아서 하는 사람이야!


예전에 필사 책을 읽은 후에 필사를 해야겠다며 마음먹고 내가 만든 '책으로 변한 내 인생' 카페에 책 프롤로그를 시작했다. 이게 2~4페이지 정도의 프롤로그는 상관이 없는데 10~20페이지나 되는 프롤로그는 필사가 장난이 아니다. 서평을 쓰는 시간보다 필사시간이 더 걸렸다. 더구나, 책 한권을 하루에 한 권을 읽기도 하는데 이러다보니 책은 이미 다 읽어 다른 책을 읽고 그 책마저도 서평을 썼는데도 필사를 못한 경우도 있었다. 프롤로그는 다시 책을 되새김질한다는 장점은 있었는데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큰 장점은 없어 일단 올해까지 해 보고 고민을 해야 할 듯 한데 이번에 '4행 일기'는 한 번 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글쓰기는 저자에게 인생의 재 발견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여지를 준 작업이 되었다. 그렇게 자신이 글쓰기 책을 펴 내고 글쓰기와 책쓰기 강의도 현재 하고 있다고 하니 확실히 변한 것은 사실인 듯 하다. 아쉬운 점은 보통 일반 책들이 사례를 길게 해도 한 두장을 넘어가지 않는데 반해 이 책은 특정 인물의 사례까 10페이지도 넘게 길게 설명하고 있어 그 부분은 다소 지루했다. 이미 그 인물의 책을 통해 알고 있는 내용이라 그런 것도 없지 않았지만.


사람은 글을 쓰면 인생이 변한다. 무조건 쓴다고 변하는 것은 아니고 의미있게 오래도록 쓰고 꾸준히 쓰고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 개인적으로도 2015년에는 글쓰기와 책쓰기 강의를 계획하고 있어 이 분야의 책을 현재 집중적으로 읽고 있는데 나보다 먼저 간 선배의 글이라 생각하며 읽었다. 여타의 글쓰기 책과는 달리 에세이적인 측면이 좀 더 강한 글쓰기 책이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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