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로 가는 길 - 이슬람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영적 가르침
무함마드 아사드 지음, 하연희 옮김 / 루비박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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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크게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로 나눈다. 각 지역에 대한 구분은 유럽인의 관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랍과 우리를 같은 아시아로 묶는다는게 이해되지 않는다. 유럽인들에게 아랍은 지근거리에 있는 아시아였고 후에 만나게 된 중국도 같은 땅덩어리에 있으니 아시아로 엮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한다. 유럽은 지들끼리 서로 지지구 볶고 하니 이해라도 되는데 아랍과 우리는 같은 아시아로 묶어 취급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본다.

 

아랍과 우리는 만날 일도 거의 없었다. 오히려 유럽과 아랍은 서로 만나기라도 하고 존재라도 의식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그로 인해 동아시아는 여러모로 손해를 많이 본다. 엄연히 아랍과 동아시아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유럽이 발달하며 유럽의 문명은 어느덧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친숙하다.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에게도 유럽의 문물은 너무 자연스럽다. 아랍은 전혀 친숙하지 않다.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아랍은 불행히도 한국의 눈으로 본 시선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편향적인 스펙트럼으로 본 시선이다. 특히나 헐리우드가 자신들의 이익과 재미를 위하여 가공한 이미지로 우리는 아랍을 대하고 있다. 문명의 4대 발상지이고 전 세계의 아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슬람 문화와 종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극히 없다. 코란이나 모하메트와 같이 자주 들리던 단어들이나 친숙하지 그 외에는 이슬람에 대해서는 테러라는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는다.

 

지적인 궁긍증 차원에서 이슬람에 대해서는 배우고 싶다는 평소에도 했다. 그동안 이슬람에 대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봤다. 이슬람에 대한 역사였다.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 언제 한 번 책으로 읽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이슬람으로 개종한 유럽인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것도 유럽인들에게 이슬람의 정보를 알려준 유럽인이라니 특이하다.

 

시대 배경은 1990년대이다. 이 당시의 배경을 말하자면 사우디아라비아가 탄생한다. 저자의 이력도 특이하다. 저자는 유대인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인이지만 종교가 없다. 신에 대해 무신론자였다. 신문기자가 된다. 이스라엘에 있는 사촌 형의 초대로 이슬람과 만나게 된다. 단순히 잠시 쉬로 간 이슬람과의 만남은 한 남자의 운명을 송두리째 변화시킨다. 무신론자라고 하여도 기독교적인 사회에서 살아온 저자는 어쩔 수 없이 유럽적인 관점으로 이슬람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

 

지금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미지는 최근에 만들어진 이미지라 이때만해도 지금과 같은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여전히 유럽인들이 이슬람을 폄하하고 낮춰보며 자신들보다 모자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들에 대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 했고 이슬람도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고 새롭게 국가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럴 때 저자는 이슬람을 방문하게 되었다.

저자가 이슬람을 방문하여 놀란 점은 이들이 순진무구할 뿐만 아니라 유럽인에 비해 정이 넘치고 함께 나누려 한다는 점이었다. 유럽인들은 내것 네것이 명확하지만 이슬람은 형제로써 함께 무엇이든지 나누려고 한다. 또한, 서로 상대방의 잘난점을 인정하지 않아 어려울 때는 뭉쳐도 위기를 극복하면 또 다시 서로가 반목한다. 끊임없이 자신들끼리도 끊임없이 국가가 세워지고 있던 때라 더욱 심했던 것으로 보였다. 

 

크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이 당시에 아쉽게도 이슬람은 기독교적인 요소가 삽입이 된다. 이슬람은 원래 종교라고 해도 이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현세와 내세를 함께 믿지만 내세는 미래에 발생할 일이고 현세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기에 내세보다는 현세를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신비주의적인 요소도 거의 없었다. 이성을 통해 신을 만날 수 있는 종교였다. 연금술이 발달하고 천문학이 발달한 이유가 바로 이슬람은 이성을 중시한 종교라 그렇다.

 

불행히도 이슬람은 점점 이성을 중시하지 않고 기독교적인 신비주의를 받아들인다. 이슬람은 원래 사제가 필요없다. 너도 나도 다 사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점점 이슬람은 사제들이 힘을 갖게 되고 이들이 자신의 힘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 이슬람을 변질시킨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교묘히 조종한다. 이것을 모르고 사람들은 코란이 알려준 본질보다는 엉뚱한 면에 집착하고 받아들여 이슬람에서 오히려 더욱 멀어졌다고 한다.

 

저자는 우연히 가게 되었던 이슬람 나라에 대한 정보를 독일의 신문에 기고를 한다. 냉정하게 이슬람에 대해 유럽인의 편향적인 관점이 아닌 객관적인 관점을 기사로 송고한다. 당시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세운 왕과 알게 되고 그를 돕기도 한다. 유럽인이지만 점점 이슬람에 동화되면서 이슬람 사람보다 더욱 이슬람의 근본적인 본질에 대해 집중하고 이슬람 사람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이슬람 사람입니다."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무신론자이고 유대인이며 기독교적인 사고를 하던 저자는 이슬람을 개종을 한다. 게다가 아랍 모든 나라를 전부 돌아다닌다. 아프카니스탄까지 돌아다닐정도로 아랍과 이슬람의 모든 유적지와 성지까지 돌아다니며 이슬람에 대해 종교적으로 귀의를 한다. 단순히 종교적인 귀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인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할까지 한다. 당시로써는 유일한 사람인 듯 하다. 책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유럽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유럽에서 넘어온 유럽인이자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이슬람의 본질적이고 정신적인 추구를 한 인물이라 아랍의 여러 민족들과 왕족들은 그를 융성하게 대접한다. 이 당시는 아직까지 아랍나라들도 제대로 국가로써 제대로 갖춰지기 전이라 그가 가는 곳마다 역사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직접 왕에게 부탁을 받고 사명을 수행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책에서 당시의 왕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각각 건국의 아버지들이다. 저자도 사진이 나오는데 나중 사진을 볼때면 유럽인이 아닌 아랍민족으로 느껴진다.

 

저자는 이슬람의 순수한 종교적인 본질에 동화되고 이슬람 사람들의 유럽인들과 다른 면에 개종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 저자가 이슬람의 좋은 점이라 이야기하는 부분은 동아시아라고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그렇게 따지면 아랍과 동아시아를 아시아로 묶은 점이 어색하지 않게도 보인다. 책을 읽어보니 유교는 종교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유교도 충분히 종교로 받아들이고 믿을 수 있게 보였다. 이슬람도 내세보다는 이성이 더 강조된 종교라고 하니.

 

이 책인 <메카로 가는 길>은 유럽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된 계기와 여정만 있지 않다. 저자가 살았던 당시의 이슬람 국가들의 상황과 그들이 유럽과 반목하며 - 당시는 제국주의가 번져가던 시기 - 각자의 국가를 세우는 역사를 알게 해 준다. 지금과는 다른 당시 아랍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친숙하지 않은 지식은 익숙해지고 머리에 들어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메카로 가는 길>은 그나마 저자가 기자로 활동을 했기에 보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과 묘사가 있어 그나마 많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그럼에도 꽤 오랫동안 여러 이유로 읽었던 책이다. 이슬람은 여전히 나에게는 미지의 공간이자 어려운 영역이다.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으로 인해 조금 더 이슬람에 대해 - 그것도 근본적인 본질 -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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