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강미라 지음 / 가디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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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잘 읽었는데 리뷰를 쓰려고 하니 이 책의 분야가 무엇인지 애매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대부분 인터넷 서점에 가서 책이 어떤 분야로 분류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분류한 걸 보고 그대로 하는 경우도 있고 내 생각은 다르다고 판단될 때는 달리한다.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는 막상 분야를 설정하려 하니 자기계발이 떠오르는데 그 분야로 정하기는 이상한 듯 하여 인터넷 서점의 분류를 봤는데 그 마저도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결국 이 책의 표지를 보니 '새로운 기회를 포착한 최고 기업들의 공통된 질문'이라는 부제를 보고서 분류를 경영으로 하기로 했다. 책의 저자인 강미라씨도 우리나라에서 회계법인으로 - 3대 회계법인이 있다고 한다 - 가장 유명한 삼일 회계법인에 근무를 했고 자회사인 삼일 아카데미 대표로 있다고 하니 책의 내용은 기업들의 경영 컨설팅에 관계된 것으로 해도 무방하다싶다. 이런 내용은 전적으로 책을 읽을 때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고 리뷰를 쓰면서 떠올랐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중에 이토록 사례로 가득한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는 사례집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싶다. 경제, 경영 분야 책의 구성은 자신의 주장과 사례를 적절히 엮어 펴내는 경우가 많다. 에세이 같은 종류는 자신의 신변잡기를 비롯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도 처절한 자신의 내용을 적는 책이 아니라면 자신이 하려는 이야기에 신뢰감과 권위를 싣기 위해 사례로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사례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더 중요하다고 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례를 더 재미있어 하고 흥미있게 읽는다. 추가적으로 사례에 더 집중을 하며 저자의 주장은 기억하지도 않는 경우도 많다. 적절한 사례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책의 내용을 풍성하는 방법이 사례 중심의 책인데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는 완전히 사례만으로 집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읽다보니 저자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매 장과 매 꼭지마다 저자의 주장은 별로 없는 듯 한데 사례는 가득 가득하게 있었다. 책을 계속 읽다 다시 한 번 저자가 누군인지를 파악했다. 저자는 삼일 아카데미 대표로 여러 기업들에게 경영 솔로션을 제공하는 컨설팅한다. 회사의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에게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아무리 떠들어봐야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아무리 내가 하려는 이야기가 기가 막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컨설팅을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PT를 들으려는 사람들이 팔장끼고 의자에 기대 앉아 '어디 한 번 이야기 해 보세요!'라는 자세로 있을 때 그들의 집중을 한 곳으로 모아야한다. 좋은 이야기를 떠들어 봐야 자세가 변하지 않는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례를 알려줘야 그들이 의자에서 고쳐앉고 얼굴을 똑바로 들고 PT하는 사람에게 집중한다. 

 

그런 이유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부 사례로 엮은 것이 아닐까싶다. 물론, 사례가 좀 과하게 있어 '과유불급'이 생각나지만 재미없는 책보다는 훨씬 좋다. 오히려 이 책을 읽은 후에 특정 주장을 하고 싶을 때 보다 재미있는 사례를 참고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집어 들어 찾아본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사례집의 교본이지 않을까 한다. 자랑이지만 어지간한 책에서 나오는 사례중에 처음 접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 나온 사례중에 딱 하나만 처음 접했다.

 

이런 이야기는 재수없게 들렸겠지만 나처럼 여러 책을 읽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양한 사례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보람과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엄청난 사례를 찾아내는 것도 장난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주자에 걸맞는 사례를 찾는것은 쉽지 않다. 평소에 부지런히 각종 사례를 스크랩해도 그 사례가 떠오르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말이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가라는 네가지 파트로 나눠 설명을 하는데 정작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남는 것은 없다. 사례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실제로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하는 파트가 극히 드물다. 몇몇 이야기들은 눈 앞에 보이는 사실말고 그 이면도 고려했어야 하는데 시중에 있는 이야기만으로 사례를 알리고 주장을 하고 있어 아쉽기도 했다.

 

여러 책을 읽었지만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는 상당히 색다른 책이다. 일반적인 책과는 달리 온갖 사례가 있는 책이라 신기하기도 하다. 덕분에 갖고 있으면서 두고 두고 이 책 저책 뒤질 필요없이 이 책 하나만으로 잽싸게 사례를 찾을 수 있는 혜택을 받을 듯 하다. 그러면에서 회사의 임원급이 직원들에게 멘토링할 때 이 책을 참고해서 설명하면 훨씬 더 매끄럽게 전달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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