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운중의 유럽미술관순례 2 - 루브르를 천 번 가본 남자 윤운중의 유럽미술관순례 2
윤운중 지음 / 모요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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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1편을 보고 이번에 2편을 읽게 되었는데 1편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어쩌면 거의 하루만에 책을 읽었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미술관의 다양한 작품들을 특정 미술관 위주로 소개하는데 이 작품들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보고 읽어 그런 듯 하다. 1편을 볼 때 워낙 유명한 미술관이 소개되고 있고 2편에 나온 미술관들은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아 다소 재미가 덜할 것이라는 편견은 여지없이 깨졌다.

 

대부분 책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덜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1편보다 2편이 더 재미있었고 후반부는 더 재미있었다. 미술에 대해 워낙 문외한이고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최근에 여러 미술작품을 접하면서 눈이 가는 화가가 클림프인데 책 마지막에 소개하는 미술관에 주로 클림프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이 기회에 클림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클림프말고 실레라는 화가도 최근에 이곳 저곳에서 그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책 덕분에 그 화가의 이름이 실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클림프와 연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클림프와 실레의 삶도 함께 곁들여 알게되어어 '윤운중의 유럽미술과 순례'가 더욱 재미있었다. 여전히 미술을 미술작품으로 즐기고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읽기만 하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이렇게라도 조금씩 조금씩 견문을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아싶다.

 

향후에 책에서 소개된 미술관을 가게 되어 관람을 하거나 한국에서 특정 작가나 작품의 전시회가 개최되었을 때 아무런 사전지식없이 관람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미리 본 작품은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한다. 지금 읽어 며칠이 지나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아주 크지만. 여기저기 산재되어있는 미술작품에 대한 지식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정리가 된다는 느낌은 들었다. 미술관별로 작품을 소개하지만 미술관 내부에 있는 작품들을 시대와 사조별로 묶고 작가별로 묶어 소개를 하고 있어 덩어리로 인식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머리속에 미술작품과 이에 대한 지식을 때려 박아 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는 존재한다. 도무지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터득해야 하는 미술감상을 단순히 지식적인 측면에서만 이렇게 머리속에 넣고 있으니 정작 바로 눈앞에서 미술작품을 볼 때 어떤 느낌일지에 대해 아직 경험하지 못하다보니 그 부분에 있어 반신반의중이다. 직접 미술작품을 볼때 내가 사전에 공부하고 기억해 놓은 것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련지 말이다. 국내 미술 전시회에 가면 무조건 작품 설명하는 도구를 대여해서 들으면서 할 예정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전부 근대까지의 작품이다. 대부분 르네상스시절부터 시작한 작품이고 작가들이라 작품들이 그려진 배경과 연대와 작가가 살았던 시대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작품을 소개할 때도 거의 대부분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며 작가에 대해 소개하는데 이게 미술 작품의 소개보다는 유럽 역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된다. 굳이 미술작품이 아니라도 역사에 대해 공부할 때 늘 미술작품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역사에 대해 서술하는 딱딱한 것들도 있지만 역사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미술작품과 함께 곁들여 당시의 시대상을 설명하고 작품이 그려진 배경이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소개, 작품을 그리게 된 작가의 설명은 쉽고 재미있는 역사이야기가 된다. 미술작품 감상과 역사배우기가 교차되어 이뤄진다. 미술작품 감상하는 방법이 역사공부하는 방법과 동일시된다. 이렇게 공부하면 공부왕들의 공부방법인 연상효과를 통한 학습이 될 수 있다.

 

각 나라에 있는 미술관을 소개하며 이들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작품을 연대기순이나 작가순으로 소개하거나 미술관 내부에 있는 작품의 구성에 따라 작품을 설명하는데 의도하지 않게 역사공부가 된다는 것을 느낀다. 워낙 유명한 미술관들이 1편에 소개되어 2편은 다소 유명하지 않은 작가들이나 작품을 소개할 것이라 여겼는데 1편에 나온 작가와 작품 대다수가 르네상스의 무엇인가 거창한 작품과 작가들이라면 2편에 소개되는 작품과 작가는 미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여정에 나와 전세계적으로 높은 가치로 치는 작품들이고 더욱 대중성이 있어 오히려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고흐나 고갱이나 마야와 같은 작가들이 우리에게는 더 친근하다. 여러 곳에서 등장하는 작품이다. 르네상스의 작품들은 워낙 종교색이 강하거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넘쳐나서 부담없이 그림들이 소개되는 것이 드물다. 이에 반해 이번 '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 2편에 나오는 작품들은 비록 유명한 미술관이 아니라도 1편에 나온 미술관보다 더 알차게 의미있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다시 언급하자면 클림프와 실레에 대한 작품과 그들의 이야기가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나로써는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였다. 워낙,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들인데 우리나라 작가들에게도 많은 사랑과 영감을 준 작품이라고 하니 더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이렇게 그림을 글로 읽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의미가 없다. 미술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겼기에 굳이 미술작품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미술작품을 보지도 않았으니 별 문제는 없다. 미술작품을 보다보면 분명히 궁금할 것이다. 그 배경과 작품의 의도가. 그렇게 스스로 하나씩 찾아가며 미술작품을 접했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미술작품은 전혀 보지 않고 글로써만 읽고 있다. 책에 나와 소개된 작품은 그림으로도 보면서 자세한 부연 설명을 읽으면서 도움은 받았다. 

 

작품을 보면 대체적으로 크게 보면서 느끼는 것으로 그쳤는데 이번 책을 통해 작품의 세밀한 부분과 소소한 부분까지 언급하며 그 의미를 알려줘서 도움이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향후에 미술작품을 볼 때 아는 만큼 보일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최소한 아무 생각없이 스쳐 지나가며 보지는 않을 것이다. '윤운중의 그림해설을 들으면 미술이 이토록 쉽고 재미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다른 미술작품 소개하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 비교는 불가하지만. 다른 책을 읽으며 보다 지식을 충원해야 할 듯 하다.

 

미술은 그림을 보는 것이다. 어떤 작품은 보고 읽은 사람의 느낌이 제일 중요하다고 믿는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이미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작품을 보는 사람이 새롭게 그 작품을 다시 창작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지만 작가는 시대와 환경과 사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작품을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작품을 감상할 때 제법 차이가 발생한다. 워낙 방대한 미술작품을 전부 다 파악하기는 힘들지라도 이 책을 통해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선을 갖게 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전편(사진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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