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바보같은 역사는 반복되는가
빌 포셋 지음, 김신태 옮김, 박사영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이번에는 다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전부 과거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비교대상은 과거이다. 과거와 비교해서 얼마나 발전을 했느냐를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인류 역사에 있어 생전 처음으로 생긴 일이라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아주 다른 모습과 현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역사를 볼 때 이미 우리의 조상들이 경험했던 것들의 결과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다시 반복하고 반복하며 인류 역사에 처음 경험했던 것인마냥 호들갑과 공포를 나타낸다.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 것이다. 일견, 맞는 이야기다. 당대 사람들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경험일테니. 하지만, 이 마저도 틀린 것이 비슷한 경험을 이미 살면서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망연자실하며 그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이유는 역사는 반복되지만 늘 다른 형태를 갖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현재에 적용하여 실수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고 보다 나은 삶과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지만 망각의 동물인 인간은 다시 또 신기하게 쳐다본다. 내 인생에 있어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는 약간의 기시감을 갖고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우왕좌왕한다. 그러면서, 누군가 이번에는 분명히 다르다고 외치고 누군가 이번에는 다 지나갈 것이라고 외친다. 누가 맞을지는 역시나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이야기하고 과거를 통해 배워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정작 소용돌이속에 휩쓸린 당사자들은 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나고 나서야 이번에도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났을 뿐이지 똑같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그 점이 현자와 우둔한 자를 가르는 지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불행히도 나와 같은 지극히 초라한 범부들은 멍하니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알기를 게을리 할 수는 없다. 꾸준히 알기를 노력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개미 똥구멍만큼이라도 깨닫는 순간이나 조금이라도 눈치채는 때가 있지 않을까 한다. 한편으로는 현재 벌어지는 일들도 제대로 쫓아가지도 못하는데 과거만 열심히 본다고 현재를 파악된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는 참고사항이지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세상살면서 제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알 수 있다.

 

인간이 얼마나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되는 잘못과 실수에 실패를 거듭하는지 책은 보여준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개의 찬란한 태양'에는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얼마나 힘들고 어렵게 사는지에 대해 나오는데 그 땅을 지배하기 위해 수많은 집단이 지금까지 노력했지만 끝내는 실패한 이유가 책에 나온다. 현대에 들어와 그곳을 점령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고대로부터 그곳은 점령불가지역이다. 나라는 하나지만 그 안에 수 많은 민족들이 있다보니 개별적으로 독립된 이들에게는 국가를 지배해도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보니 수 많은 제국들이 이곳 지배를 결국에는 실패한 것이다. 이 점을 모르고 여전히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로 보인다.

 

테러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슬람이다. 한 때는 아일랜드의 IRA의 테러가 유명했기도 하다. 테러들의 묘사가 나올 때 자연스럽게 이슬람의 이미지를 떠오르지만 그 모습은 과거 예루살렘으로 대표되는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이 로마에 대항하는 모습이였다. 이토록, 테러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지금은, 이미지의 조작으로 인해 특정 개념이 떠오르게 되지만. 테러는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힘 없는 국가나 집단이 힘 있는 상대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최저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니 말이다. 

 

이집트라는 나라는 참으로 특이한 나라다. 문명의 발상지이며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고 유럽과 아프리카의 교두보이면서 끊임없이 역사에 등장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나라이니 말이다. 워낙 전략의 요충지이며 각 시대에 가장 강력하고 강성한 제국들이 놓칠 수 없는 지역이라 외세의 외침이 끊임없이 이뤄져서 제대로 자발적인 독립을 이뤄내지 못한 이유로 보인다. 지금도, 다시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립이 발생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접했을 때는 대단히 신기하고 놀랍지만 이제는 너무 당연하고 오히려 무섭게 느껴진다. 전염병을 통해 인류는 몰살까지 내몰렸고 항체가 생겨 지금의 인류는 그 어떤 종족보다 뛰어난 세균 덩어리라는 것을 알게된다. 한 마디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면 나로 인해 한 국가가 전멸할 수 있고 미래로 가면 나는 세균에 죽을 수 있다. 인류가 정복한 것은 천연두가 유일하다고 한다. (맞나?) 그만큼 세균은 우리를 언제든지 위협하고 인류역사를 변경시킬 무서운 놈이다.

 

이외의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미국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현재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로 힘들어진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 튤립 투기와 미시시피 회사등에 대해 언급을 한다. 이 부분은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가 조금 더 자세하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 문제를 반드시 언급해야만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이 결코 새롭고 처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실업문제에서 부터 중산층이 왜 중요한지와 침체가 얼마나 오래도록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아울러, 이를 통해 미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략적인 예측을 한다. 로마와 미국은 뗄래야 뗄 수 업이 비교대상이 된다. 로마는 망했다. 하지만, 로마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인류역사에 남아있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당대의 영향력이 줄어들겠지만 분명히 인류역사에서 오래도록 계속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의 제목인 '왜 바보같은 역사는 반복되는가'라는 질문으로 들어가면 우선 책은 반복적으로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어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인류는 왜 미리 대처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되풀이하는지에 대해서 책에서는 당연히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아마도, 그 어떤 저자도 학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살아남았다. 

 

반복되는 패턴은 역사라는 문헌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은 드물다. 당사자들이 처음 겪는 것과 같이 매번마다 우왕좌왕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닌가 한다. 더구나, 역사에서 봤던 것과 같이 똑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만다. 다만, 인류가 발달하며 과거보다 더 빨리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보다 더 잘 대처하며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책은 상당히 장황하게 많은 것을 설명하는 단점은 있지만 세부적인 요소까지 전부 언급하며 인류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바보같은 모습을 읽으면서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본인에게 적용하도록 노력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정말로 잘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과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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