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 부자들만 알고 있는
김학렬 지음 / 지혜로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헉,,헉,,헉,,

재미있어 열심히 읽다보니 숨이 찬다는 느낌이 든다. 투자를 위한 책을 읽을 때 재미라는 느낌은 예능을 볼 때의 재미라는 의미와는 다른 의미일 때가 많다. 순수하게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때의 재미라는 측면이다. 굳이 고상하게 이야기하자면 지적 희열을 깨닫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 책을 재미있게 읽는다는 말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보다 더 이상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고 있는 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투자 책을 읽으면서 '이거 괜찮은데' 또는 '이거 정말 좋다'정도의 감탄사를 할 수는 있어도 '이 책 정말 재미있다'라는 느낌을 갖는 것은 무리다. 딱딱하고 무겁고 알 수 없는 용어가 난무하니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라고 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는 없는데 반해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는 투자 책으로 알고 집어 들어 읽으면서 점점 투자라는 관점보다는 재미있는 에세이를 읽는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어떤 존재도 그 존재이유가 있고 과거가 없는 것은 없다. 아무 생각없이 스쳐 지나가며 보는 건물들에도 역사는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알려 하지 않기에 의미없이 그 자리에 존재할 뿐이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처럼. 부동산은 언제나 늘 그자리에 머물러 있다. 항상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부동산이지만 분명히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부동산은 변한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변하기도 하고 천지개벽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면 변하기도 한다.

 

특정 지역을 오랫만에 가 봤을 때 예전 생각으로 보게 되면 길 한 가운데에 미아가 되는 경험을 할 정도로 변하는 곳도 있고 여전히 익히 알고 있는 공간과 장소가 존재하는 곳도 있다. 지역이 이렇게 변하는 것은 무엇때문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인지하지도 않고 조사하지도 않고 예측하지도 않는다. 부동산 투자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나 포함)도 그렇게까지 고려하면서 부동산을 보지는 않는다.

 

눈 앞에 보이는 부동산이 어떤 모습이며 시세는 어떻고 유동인구는 어떻고 얼마나 낡았는지 새것인지 등 정도만 신경쓸 뿐 현재 눈 앞에 있는 부동산의 변천사와 왜 이 자리에 이 부동산이 존재하는지의 여부까지 심각하게 따지고 들어가며 고려하지 않는다. 그게 얼마나 나와 같은 하수들의 투자인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것도 재미있게 침 묻쳐가며 한 장 한 장 넘겨가다 어느 순간 말이다. 단순히 재미있게 읽다가 투자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런데, 이 책은 투자책이라 규정하면 저자가 좀 안타까워 할 것 같다. 투자 분야에서도 부동산이라는 한정된 분야의 카테고리로 넣어 이 책을 읽을 수 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 책의 진짜 가치를 놓치게 될 것이다.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영향을 미쳐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낸다는 나비효과처럼 단순히 각 지역의 부동산 물건만 보는 사람에게는 결코 가질 수 없는 본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끔, 나만 보고 알고 싶은 내용이나 책이라는 언급을 할 때가 있다. 그만큼 내용이 좋고 나에게 직접적인 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는 감탄사지만 사실 그것은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남들에게 알려주는 감탄사다. 내가 얼마나 부족하고 아는 것이 없는지를 공개하는. 이 책은 많은 것을 공개하고 알려주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나 다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되는 것은 있을지라도 자신이 부동산을 돌아다닌만큼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혹시나 책에서 언급된 지역중에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와 타 지역을 읽을 때의 느낌을 보면 알 수 있다.

 

꽤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모르는 아주 디테일한 내용까지 나와서 깜짝놀라지 않을까 싶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자를 하는데 있어 그런 것까지 알고 있어야 할 이유가 있나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시세를 파악하고 교통편을 비롯한 기반시설등을 파악하여 투자를 결정하면 될 것이지 굳이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그 지역의 태생과 역사에 대해 알고 정책적인 면까지 고려할 필요에 대해서 말이다.

 

현재의 상황이 된 이유와 그러한 근본적인 한계와 향후에 이를 극복할 방안까지 알면서 부동산 투자를 결정할 필요까지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 수 도 있지만 부동산은 인간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간이라 필수적으로 흥망성쇠에 대해 파악하여 무엇때문에 사람들이 그 공간을 선호하고 이제는 기피하고 현재 벌어지는 상황과 현상이 무엇때문인지 알고 투자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단지 눈 앞에 있는 건물과 각종 기반시설을 보고 있을 뿐이지만 그 곳들이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그 곳이 어떤 의미와 존재였는지 알려주고 발전한 이유에 대해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처럼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과 같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는 정책적으로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신도시와 같은 곳들이 선정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하'를 외치게 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입지들이였구나..하고

 

부동산 투자를 하게 되면 어느 곳을 가야할 지에 대해 너무 막연하고 어렵게 지역을 선정해서 물건 현장에 가서 조사를 해도 무엇을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어둠속을 헤매는 느낌이 든다. 그저, 현장에 가서 부동산은 발품이라는 표현처럼 무작정 아무곳이나 돌아다니고 중개업소에 들어가 물어보고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하나씩 하나씩 감을 익히면서 그 지역에 대한 나만의 감각으로 투자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 시간을 엄청난게 단축할 수 있다.

 

직접 현장에 가기 전에 책을 통해 충분히 사전 정보를 습득하고 과거에 대해 알고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한 후에 현장에 가서 눈 앞에 보이는 물건을 조사할 때 머리속에 전체적인 큰 그림을 갖고 간다면 좁은 시야로 잘못된 판단에 따른 투자 결정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상당히 많은 지역이 언급되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책을 위해 새롭게 사진을 찍고 조사를 따로 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 이미 충분한 자료를 갖고 이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을 것으로 보이고 향후에 새로운 지역도 반응이 좋으면 나올 것이라고 하니 그 자료를 어떻게 미리 좀 선점해서 볼 수 없을까하는 얄팍한 생각도 들었고 책에서 소개가 된 지역중에서 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원했던 곳도 있었다. 어딘지 아쉬워서 입맛을 다시는. 좋은 책의 내용은 결국엔 저자가 얼마나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판단이 드는 책이다.

 

저자와 관련된 글을 따로 쓰기도 했던(http://blog.naver.com/ljb1202/207070550)사심 가득한 리뷰.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