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럽인가 - 세계의 중심이 된 근대 유럽 1500~1850
잭 골드스톤 지음, 조지형.김서형 옮김 / 서해문집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2014년 현재 지구위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 밤에 지구를 촬영하면 명확하게 환한 곳과 어두운 곳이 보인다. 몇 몇 사진을 통해 유럽을 비롯해 밝게 빛나는 곳과 깜깜한 곳이 나오는데 밤에도 환하다는 것은 문명의 발달과 영향이 있다.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곳에서는 밤이 밝지만 아직까지 경제가 발전하지 못한 곳은 빛이 사라져 움직임이 제한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단순히 밤에 어두운가의 여부를 갖고도 경제 발전을 알 수 있다.

 

1500년에서 1850년에도 인공위성이 있었다는 가정하에 지구를 밤에 찍고 있다면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겠지만 현재와는 반대로 동양은 서양에 비해 훨씬 더 밝게 빛나고 있었을 것이다. 단지, 밤에 밝게 빛을 발한다는 점만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은 불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어도 충분히 경제상태를 알려주는 지표이겠지만 당시의 동양은 지금의 서양보다 인구도 많고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용어가 있다. 서양인의 관점으로 동양을 바라보는 것으로써 존경이나 존중의 느낌이 아니라 '너네가 그런 것도~!'하는 정도로 약간 낮춰보는 느낌이다. 서양이 동양보다 문물이나 문명에서 앞서 있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렇게 된데에는 현재 동양보다 서양이 경제가 앞서있고 문화가 앞서있다는 현실에 바탕을 둔 우월감이라 할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원래부터 서양이 동양을 앞 서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왜 유럽인가'이다.

 

원래부터 서양이 동양을 앞서 있었는지 최근에 벌어졌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원래부터 서양이 동양을 앞서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실제로 확인한 적은 없지만 그리스, 로마 문화부터 소크라테스를 위시한 철학자하며 로마의 법체계와 중세를 넘어오며 르네상스시대와 더불어 일어난 유럽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이어진 산업혁명을 통해 지구라는 땅덩어리를 지배했고 아직까지 절대적인 위력을 갖고 있는 서양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동양에도 자랑할 만한 것들은 있다. 극동아시아 나라들을 보더라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위안을 하지만 전반적인 면을 볼 때 서양의 문명만큼 찬란하게 내세울만한 것은 없다는 선입견이 있다는 것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서양인들에게 전파된 오리엔탈리즘은 우리 스스로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어 자기도 모르게 서양것은 좋다고 여기고 자신들의 것은 별로라고 여긴다. 한국이 잘나가도 한국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서양이라 통칭되는 유럽은 언제부터 이렇게 동양을 앞서 있었고 대단한 문명을 갖고 있었는지를 굳이 알려하지 않았다. 원래부터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 서 있는 지역이라는 믿음 아닌 믿음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을 하나씩 대입해도 동양보다는 서양이 전부 앞 서 있다고 생각되니 말이다. 이러한 생각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무엇인가 잘 못되었다는 생각을 갖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고 실제로 서양에서도 점점 동양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넘어 존경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서양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동양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차근 차근 하나씩 유럽이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었던것이 무엇인지 조목 조목 짚어주는데 이상하다. 분명히 유럽이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문명을 갖고 있고 지속적으로 앞서 있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하는데 책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중에 유럽이 확실하게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시기나 문명은 극히 드물다. 책의 분량중에서도 유럽이 여타의 지역을 앞서 있었 시기나 문명은 50페이지를 넘지 않을 정도로 보여주는 듯 하다.

 

거꾸로, 서양보다는 동양이 훨씬 앞선 문명을 갖고 있었고 심지어 잘 살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생각해도 딱히 유럽보다 더 잘 살았을 것 같지 않은데 이상하다라는 감정은 책을 읽으며 하나씩 해소된다. 현재, 전 세계는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양이 지배하고 있다. 서양에서 시작된 문물과 사상과 문명등이 우리를 실제로 지배하고 있다. 제국주의가 전 세계로 퍼지며 널리 알려진 의도된 사상에 우리는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때까지 쓰던 것들보다 더 앞 선 문물을 갖고 오니 더욱더 그런 영향은 클 수 밖에 없었다.

 

1500년 전에 유럽과 동양은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만 활동을 했기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이 살았던 생활 환경이나 생활 수준과 과학을 비롯한 문화를 볼 때 동양이 서양보다 뒤졌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잘 살았고 더 앞 선 문명과 과학을 갖고 있었다. 서양에서는 아직까지 알지도 못했던 숫자개념이 있었고 농업기반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렸다. 그렇기에 인구도 더 많을 수 있었다.

 

역사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보다는 우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당시의 시대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뜻하지 않는 발견이나 발명이나 인간들의 의지를 만들어 낸 경우가 너무 많다. 유럽이 그렇다. 그들은 동양보다 문명이나 문물이 앞서 있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유럽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유럽은 못 살았기 때문에(??) 앞 서 있는 동양의 문명과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을 한 결과로 뜻하지 않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고 중동 지역의 거대한 제국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의 문화와 과학을 탄생시킨 것이다.

 

뒤쳐져 있던 유럽이 이슬람을 만나 드디어 다양한 문화와 과학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기존 사고의 체계가 깨지고 새로운 사고를 받아 들이게 되었다. 그전까지 믿고 있었던 사회관과 세계관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신에 대한 관점이 놀랍도록 빠른 시간내에 깨닫고 발전한 것이 아니라 서서히 1500~1850년이라는 기간동안 누적되고 축적되어 유럽이 모든 면에서 훨씬 앞서 있었다는 조작(??)과 인식이 퍼지게 되었다.

 

길고 길게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면서 결코 서양이 동양을 모든 면에서 항상 앞서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오히려 동양이 서양을 앞 서 있었다는 증거를 다양하게 보여주는데 최근에 들어 무슨 이유로 유럽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대 무엇보다 서양인들이 그때까지 갖고 있었던 신에 대한 사고에서 탈출이 첫번째 모멘텀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사물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획득하고 과학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킬 때 숫자개념을 새롭게 얻고 과학에 접목하면서 철학에 머물고 있던 과학이 경험과 실험을 통해 입증하는 사고의 전환이 유럽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제는 유럽이 앞 서 있고 동양이 뒤쳐져 있다. 동양은 많은 부분에서 서양에 뒤쳐져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재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자학성도 갖고 있지만 서서히 유럽을 능가하는 분야가 나오고 있고 본연의 문화와 결합되고 융합되면서 서양을 능가하는 시절이 다시 오게 될 것이라 보인다. 그게 바로 역사의 과정이고 결과이다. 워낙 오랜 시간동안 (몇 백년이라는 시간) 이뤄지고 있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쉽게 깨닫지 못하고 알 수 없지만 후대에 사람들은 지금 이 시대가 다시 동양이 서양을 앞서 가기 시작한 시점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동양이 앞서고 서양이 뒤쳐진다라고 하거나 서양이 앞서가 동양이 뒤쳐진다라는 표현은 하지 못한다. 유럽이 지금처럼 전 세계를 지배할 정도의 위력을 갖게 된 것도 특정 분야만을 선택해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이야기다. 많은 것들이 얽히고 섥히고 우연과 필연이 섞여 유럽은 여러 면에서 전 세계에 종교와 사상과 과학과 문명을 전파하게 되었다. 어떤 면이였는지는 끝으로 책의 설명을 쓰면서 끝낸다.

 

 

첫째, 일련의 주목할 만한 새로운 발견으로 유럽은 어떤 다른 주요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신들의 고대 그리고 종교적 문헌의 권위를 의문시하고 결국에는 부정하기 이르렀다.


둘째, 유럽은 자연 세계에 대한 실험 연구의 수학적 분석을 결합한 과학적 접근 방법을 발전시켰다.


셋째, 증거, 논증 그리고 과학 탐구의 목적에 관한 영국 대법관 프랜스시 베이컨의 생각이 주입되었다는 것이다.


넷째, 기구에 기반한 실험과 관찰의 접근 방법을 개발했다.


다섯째, 국가가 강요하는 전통 신앙과 복종의 분위기보다 관용과 다윈주의의 풍토 그리고 새로운 과학에 대한 영국국교회의 지원이다.


여섯째, 기업가 정신에 대한 관대한 지원과 기업가. 과학자. 기술자. 장인 사이의 긴밀한 사회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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