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의 비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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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라는 책을 읽은 후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다른 소설은 없는지 찾았지만 내 주변의 도서관에는 찾기가 힘들었다. 서점에서도 찾아 봤지만 내가 노력을 하지 않고 그저 생각날 때 잠깐 본 것이라 눈에 띄지 않았다.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의 작가라 다른 작품이 눈에 보이면 무조건 읽으려고 생각을 했지만 없던차에 뜻하지 않게 발견하게 되었다. 

 

더이상 생각하고 고려할 것도 없이 고르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좀 약하다는 느낌을 갖고 책을 선택했다. 이 책 이외에도 몇몇 작품들이 또 있다는 사실에 즐거워하면서 책을 선택해서 읽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제노사이드'만큼의 재미를 선사하지는 못한다. 나름 읽을만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소설은 초능력과 생명존중과 빙의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나라는 태어나자 마자 1살이다. 서양은 태어난 후 1년이 지나야 1살이 된다. 우리나라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생명으로 여겨 태어나자 마자 1살이라는 말을 한다. 그마큼 생명을 존중한다는 말이 되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생명은 중시하지는 않는 듯 하다.

 

자신의 의지로 아기가 생긴 것은 아니라도 그에 따른 책임은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솔직히, 아직 아이라고 할 만한 임신 주가 안 된 상태에서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임신중절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고 이미 아이로써 배속에서 있을 때 중절수술을 한다는 것은 엄연히 무책임한 행동이다.

 

게다가 그렇게 하다 아이를 낳고서는 버린다는 것은 더더욱. 물론, 상황을 볼때 직접 키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문제라 더 좋을 수는 있다. 국가에서 이에 대한 아무런 대응도 대처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게 된 다면 - 그것도 미혼모로써 - 사회에 주홍글씨가 찍혀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데 아이까지라면 정말로 답이 없는 삶이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계에서 가장 고아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라고 하니 이 부분은 더욱더 개선을 해야할 필요가 많아 보인다. 국가 차원에서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출산이 없다고 난리인데 이런 작은 부분에서 - 금액적으로 볼 때 다 지원해 주면 크다고 할 수 있어도 보다 큰 정책 자금에 비하면 새발의 피가 아닐까 싶다 -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얼마든지 출산률을 올릴 수 있을 듯 한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돈이 아까운 것인지 돈이 없는 것인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이를 갖게 된 후에 금전적인 사정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하려 했으나 - 일본에서는 21주까지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 다른 영혼이 빙의되어 아이를 죽이지 못하게 한다. 그 영혼은 아이 엄마의 초등학교 친구로써 사정을 알아보니 3년 전에 임신을 한 상태에서 남자친구가 아기를 지우라고 했는데 결국에는 낳기로 결심을 했지만 자궁에 병이 생기면서 혼자 쓸쓸히 산사에서 죽음을 맞이한 여자였다.

 

그 여자는 오로지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신념과 자신을 이렇게 만든 남자에게 복수해야 한다는 두가지의 정념으로 인해 아이 엄마의 몸으로 들어온 것이다.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임신 중절 수술을 하려 했던 아이 아빠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아이를 낳기로 결심을 한다. 임신 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날짜가 지나면 빙의는 사라질 것이라고 믿으면서.

 

그 시기가 지나도 빙의는 사라지지 않고 이유를 밝히려 한다. 아무리 그 기간이 지났어도 언제든지 병원에서 불법적으로 아이를 지울 수 있어 끝까지 빙의가 떠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옛 남자친구를 찾아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산부인과 출신의 정신과 의사에게 정신적인 치료를 받는데 보면, 정신 치료를 받는 것은 아이의 아빠다. 아이의 엄마는 이미 빙의상태라 아무런 치료를 한 것이 없다.

 

다행히도 마지막에 무사히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더구나, 수 많은 사람들이 있는 역 대합실에서 축복을 받으면서 출산하다. 경제적 문제는 생각했던 것처럼 어렵지만 조금씩 조금씩 개선이 된다. 3명의 아이가 있는 부모로써 경제적 문제를 분명히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 문제로 쉽지 않다는 것은 아주 아주 잘 알고 있다.

 

뜻한바가 있어 3명이나 아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이 없어 갖게 되었지만 3명의 아이를 전부 다 잘 키우고 있다. 경제적 문제는 얼마든지 생각하기 나름이고 고려하기 나름이고 살아가기 나름이다. 각자 자신의 몫은 갖고 태어난다는 어르신들의 말처럼 힘들면 힘든대로 살아가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여러 아이를 출산하면 부자라는 농담이 있어 아예 전화기에도 사회지도층 부인과 딸과 아들이라 저장했다. 

 

아이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회지도층이 해야 할 일이다. 난, 그렇게 하고 있어 재미삼아 그렇게 하고 있다. 일본에서 1년에 중절수술이 34만 건이나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동물 안락사 숫자보다 많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점을 갖고 소설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알려주려 한다. 문제의식에는 동의하고 잘 풀어 냈다고 본다.

 

다만, 소설이라는 장르로써 볼 때는 재미가 덜 하다. 너무 주제의식에 집착해서 인지 소설로써의 구성과 개연성과 스토리가 갖고 있는 흡인력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읽었다. 워낙 큰 기대를 갖고 책을 읽은 내 책임도 있는 듯 하다. 아무런, 기대없이 책을 읽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한다.

 

 

 

일본 추리 소설(사진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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