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쁜 부자들 - 부자들의 99%는 나쁘다
안재만 지음 / 참돌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한국에서 거의 최초로 부자에 대해 그나마 제대로 된 책은 '한국의 부자들'이였다. 워낙 큰 인기를 얻어 2편까지 나왔을 정도이다. 거의 대부분 부동산 부자를 많이 소개했는데 그들의 생활패턴과 투자 방법에 대한 언급과 함께 그들이 한 이야기를 저자의 관점으로 알려주는 책이였다. 그 책에서도 한국 부자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면도 이야기를 해 준다.

 

이를테면, 줘야 할 돈은 최대한 늦추고 늦춰 주고 받아야 할 돈은 무조건 기를 써 빨리 받아내려 한다는 식의 정보였는데 '한국의 나쁜 부자들'은 굳이 따지자면 부자들이 부를 형성하는 방법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왔다 갔다하면서 줄을 타지 않고 불법을 작정하고 저지른다거나 탈세와 절세의 경계에서 교묘하게 절세처럼 보이는 탈세하는 모습을 그린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부자들의 치부와 더러운 형성과정을 보여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꼭 부자가 아니라도 한국 사회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도 함께 서술하여 알려주는 책이라 보면 될 듯 하다. 읽다보면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잘못된 모순과 법과 제도를 어기거나 악용하는 사례를 알려줘서 르포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났다.

 

부자를 존경해야 하는지의 여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한국에서 부자라는 이미지는 긍정보다는 부정이다. 워낙, 평등사상이 뿌리박혀 있는지 몰라도 - 역설적으로 공산당은 뻐속까지 싫어한다 - 나 아닌 사람이 더 잘 사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경우가 많은듯도 보이고 너나 나나 똑같은 인간으로 네가 갖는 것은 나도 가져야 한다는 평등정신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때문이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다 부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부자들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부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그들의 앞에서는 최대한 고개를 숙이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적당한 편법이 이뤄질 수는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부자들이 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그들의 방법이 일반인들이 따라하기에는 부러워도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끼리 음밀하게 온갖 법과 제도를 악용한 후에 일반인들이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똑같은 방법으로 할 수 없는 법과 제도가 완벽하게 구비되어 솔직히 입맛만 다시는 사람들이 많다. 알아도 못하거나 알면서 안 하거나의 차이는 클지라도 알아도 못하는 사람의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더욱 크다는 것이 부자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무엇을 안다고 하여 꼭 실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행에는 또 다른 감정인 용기와 배짱과 낯두꺼움이 존재한다. '나 혼자만'이라는 최면도 함께 정신을 지배해야 하는데 이게 일반인들에게는 결코 쉬운 행동은 아니다. 또한, 부자들의 선행은 잘 드러나지 않고 조그만하게 언급되어도 부자들의 악행은 커다랗게 타이틀을 점령하다보니 갈수록 부자에 대한 선입견이 생긴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부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자의 기준을 얼마로 하고 무엇으로 할 것인지의 논란은 있겠지만 부자라고 누군가로부터 듣거나 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부를 획득한 것은 결코 아니다. '돈 버는 게 제일 쉬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본적도 들어본적도 없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우리는 누구나 다 어느정도는 불법과 탈세를 적당히 저지른다.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건너는 것도 불법이다. 아무리, 착한 기업이라도 어쩔 수 없는 현실여건에 의해 저질르기도 한다. 그렇다해도 '부자들의 99%는 나쁘다'는 좀 심하다고 본다. 한 90%라면 모를까 말이다.(90%라는 농담 자체도 부자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선입견을 알려준다고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과연 '한국의 좋은 부자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부자들의 선행과 부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자기희생과 손해를 본 사람들의 내용이 사람들의 이목과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자극적인 내용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분명히 과거에는 부를 형성하는 것이 깨끗한 방법보다는 밝힐 수 없는 내용이 많았을 것이다.

 

한 나라의 투명성과 선진화에 따라 부자들의 탄생 배경도 쫓아간다. 과거에는 좋은 게 좋은거라는 인식과 뒷돈으로 서로 가식적인 웃음으로 넘기며 부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했을지라도 갈수록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된 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허용범위 안에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많이 알려질 것이라 본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환경으로 점점 국가 체계가 발전하니 말이다.

 

책에 나온 부를 형성하는 사례들은 이미 알려져 있기에 더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 그 이야기는 책에 나온 사례는 이제 활용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누구나 다 아는 불법사례는 할 수 없는 감시와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뜻이 된다. 물론, 똑똑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활용하고 응용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창의적으로 부를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만.

 

부자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은 벌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나쁜 부자들'과 같은 책을 통해 어떤식으로 부를 형성했는지 알아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것을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다. 솔직히, 알아도 안 할 수 있지만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 책을 읽고 나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내가 그렇듯이.....

 

 

 

부자에 대한 책(사진클릭)      

부에 대해 저술한 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