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인 Lean In - 200만이 열광한 TED강연! 페이스북 성공 아이콘의 특별한 조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나처럼 영어단어가 짧거나 약한 사람은 도대체 책 제목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조사를 해도 잘 모르겠다. ~~에 의지를 한다는 뜻으로 되어 있는데 책을 다 읽어본바에 의하면 그건 또 아니다. 결코 의지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읽히는데 말이다. 오히려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여성들을 위한 책이나 남성들을 위한 책이다. 또는 독립적으로 살라고 하는.

 

셰릴 샌드버그는 현재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이다. 최근에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의 책임자이니 영향력은 막강할 것이다. 아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워낙 잘 나가는 기업의 책임자가 펴 낸 책이라 자신의 성장 과정과 성공 스토리가 나오는 책이라 생각을 하고 읽었는데 그 생각은 반만 맞았다.

 

책 표지에도 나오는 것처럼 셰릴 샌드버그는 여자이다. 여자가 성공을 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성 차별적인 요소가 무의식적으로 내 머리속에 심어져 있는 것이다. 또한, 바로 그러한 점을 '린인'은 이야기하는 책이다.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은 지울래야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남성이 아닌 존재로써 바로 보는 게 현실적인 시선이다.

 

나름대로 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이는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성차별적인 요소로 바라보지 않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지만 여전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릴 적부터 무의식적으로 심어져 있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요소는 저절로 나도 모르게 내 머리를 통과해서 입으로 튀어나오거나 생각하게 된다.

 

결혼을 하고 가정 일을 하는데 있어 이러한 요소는 가장 깊고도 넓게 우리를 지배한다. 남성은 돈을 벌어와야 하고 여성은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당연하다는 것. 점점, 이러한 요소에서 함께 돈을 벌고 집안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의 입장에서는 여성의 일을 도와준다는 관점에서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집에서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널고 개고 옷장에 넣고 아침 저녁으로 이불을 깔고 개고 저녁에 전기밥솥에 밥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정도는 직접 반찬까지 해서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설겆이를 하고 기타등등 꽤 많은 집안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와이프가 밖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도와준다는 관점을 했던 것이지 그게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한 적은 없는 듯하다.

 

여성이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중에 하나가 출산과 육아이다. 남성과 달리 미혼이면 '그러니 결혼을 하지 않았지!' 기혼이면 '독하네'라는 말을 저절로 하게 된다. 그 말은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들도 한다.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편견이다. 분명한 것은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과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여성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이런 점에 대해서 공론화하고 재능을 썩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성 스스로도 당연하게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요구해야만 한다. 이렇게 이야기한 셰릴 샌드버그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그나마,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를 다니고 있어 가능한 것도 물론이고.

 

우리에 비해 미국은 그래도 훨씬 더 자유롭고 체계적으로 잘 잡혀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책을 읽어보면 우리와 크게 다를바는 없어 보인다. 그나마, 미국은 대기업에서도 동의하는 동료들이 있고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못마땅해하고 자신이 피해를 입는다는 생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다른 것이 아닐까 한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미지보다는 무조건적으로 따지고 드는 듯한 이미지가 있는데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오랜 시간동안 내려온 역사와 전통으로 가장한 여러 사회적 문화적 인습들이 쉽게 없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문제조차도 느끼지 못할 것들도 가득하다. 성적인 차이는 인정하며 존중해야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셰릴 샌드버그의 글을 읽으면서 다소 내용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역시 공부를 엄청 잘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느낌말이다. 좋은 출발지점에서 시작하니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과 쉽게 만나고 그만큼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어 보였다. 물론, 공부를 아주 아주 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좌절시키게 만들지만.

 

남성과 여성 존재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될 수 있는 한 평등하게 바라보려 노력하고 대화를 하고 대접을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린인'을 읽어보니 여전히 내 안에 있는 많은 무의식적인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남성인 나에게는 그런 점이 더 편하기에 애써 무시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여성들은 스스로가 뛰어넘지 못하는 울타리를 만들었을 것이고.

 

여성으로써 더 불리한 것도 유리한 것도 있을 것이고, 남성으로써 더 불리한 것도 유리한 것도 있을 것이다. 다만, 서로 평등하게 동등한 조건에서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 단지, 사회에서 기업에서 단체에서만이 아니라 각자의 집에서 하는 역할에서도 이런 실천을 한다면 조금씩 조금씩 저절로 과거와는 다른 세상으로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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