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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이기는 법 - 승부사 알바트로스의
성필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평점 :

알바트로스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성필규씨의 책 '돈을 이기는 법'을 우연히 서점에서 본 후 내가 알고 있는 - 물론, 나만 알고있다 - 그 알바트로스인가 했는데 그 알바트로스가 맞았다. 자세한 것은 몰라도 이렇게 저렇게 인터넷을 통해 그가 쓴 글을 읽어 흥미가 동했다. 어떤 이야기가 실려있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은 투자 책치고는 상당히 많이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투자와 관련되어 이런 저런 책을 읽기는 했지만 거의 대부분 이론적인 부분이 많았고 직접 투자를 하는 사람의 속깊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해 주는 책을 만난 적이 없다. 그런 분야의 책을 많이 안 읽은 영향도 있겠지만 두루뭉실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그정도로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드라마틱한 인물의 이야기가 갈수록 과거와 같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돈을 버는 방법은 많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투자로 돈을 벌고 먹고 산다는 것은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돈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많이 힘들다. 자신의 노동이 아닌 지식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은 얼핏 보기에 멋지고 우아해 보일지 몰라도 심신이 함께 피곤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동경을 하기도 한다.
투자를 하는 사람들중에서도 자신이 투자를 하는지, 투기를 하는지, 거래를 하는지등에 대해 정확히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자신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착각으로 투자(투기,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반해 성필규씨는 자신이 정확하게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에 맞는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 투기, 거래가 어느 것이 정의이고 어느 것이 불의라는 정의는 무의미하다. 자신의 행위가 현재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무려 20년 동안 주식판에서 투자를 거쳐 거래를 하고 있는 와중에 3번의 실패를 겪었다고 이야기를 해 분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3번의 실패를 해 본 적이 없다면 투자자가 아니라는 말로 책이 시작되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그저 문구로 이야기해 주는지 알았는데 실제로 자신이 3번의 투자를 통해 실패 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단, 여기서 이야기하는 실패는 완전히 망한 실패는 아니다. 최소한 갖고 있는 돈을 잃었어도 그 즉시 다시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투자로 실패한 것이지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는 표현처럼 자신의 탐욕이나 부주의, 확증편향등을 통해 실패를 했을 때 마다 투자를 하며 느꼈던 경험과 지식은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약간 관점을 달리해서 본인이 돈을 잃었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데 내가 볼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사람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토록 많은 손실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믿고 다시 기회를 주었던 여러 사람들 덕분에 다시 할 수 있었다고 본다. 본인이 돈도 없는데 주변 사람들이 과감히 성필규라는 벌거벚은 개인을 믿고 투자금을 맡기거나 그에게 투자했다는 사실말이다.
실력이 좋고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세상에 어마 어마하게 많다. 그들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실패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성공할 수 있는 조건보다 크다. 그럴 때 과연 그를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의 여부가 중요할텐데 이럴 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투자로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어도 인생에 있어 실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 트레이딩 관점에서 하는 투자라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소개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소개를 해도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기에 생략하고 자신의 투자 여정에 보다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읽다보면 초 집중을 하면서 읽게 된다. 한 두푼도 아니고 처음에는 몇 천만원 단위의 실패가 몇 억으로 늘려가며 그 과정에 대해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저절로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게 된다.
단순히 자신의 투자 거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하는 기간동안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심해야 할 점등이 언급되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각심도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본인이 3번의 실패 과정에서 작전에 휩쓸리기도 하고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는 과정이 묘사되고 있어 거래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우게 된다.
책에서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신의 특성과 성질과 가치관등이 포함된 투자를 해야 된다고 보는데 난 도저히 이 책에 나온 것과 같은 투자를 할 수는 없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너무 쪼잔하고 겁이 많아서 말이다. 투자를 하는데 있어 가장 두렵고 어려운 것이 인간의 감정이다. 감정으로 인해 욕심이나 공포를 느끼고 제대로 된 투자를 못하게 만든다.
문제는 감정을 제거한다고 성공한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투자를 하는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계가 프로그램에 의해 매매를 한다고 해도 그를 다루는 것은 또한 사람이다. 순간 순간 결정적으로 최종적인 판단은 사람이 하기 때문에 감정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다. 투자의 어려움이자 재미다. 그래서, 사람들이 투자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먼저 자신이 어떤 투자자인지를 알고 자신만의 길을 정하라는 것이 첫째이고, 게임을 법칙을 파악하여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이겨놓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 둘째이며, 자금 관리를 생명선으로 여기라는 것이 셋째, 겸손하게 꾸준히 노력하라는 것이 넷째, 마지막으로 투자 심리를 이해라라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너무 길어서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고 하면, "투자는 마음 게임(mental game)이다."
성필규씨가 자신의 투자 철칙이라면 책에서 사람들에게 알려준 내용이다. 본인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무척이나 널리 알려지고 아주 아주 당연한 기본적인 원칙일 수 있는데 - 심지어 이걸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할정도 - 이걸 지키는 것이 핵심이자 성공의 비결이다. 누구나 다 아는 걸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이 드문 것이다.
저 원칙도 자신의 상황에 따라 먼저 오는 것이 있고 나중에 오는 것이 있게 된다. 하지만, 역시 모든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마음이 중요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벌어진 일들도 벌어지려고 하는 일들도 전부 어떤 마음으로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공포를 느끼거나 욕심을 갖거나 평정심을 찾거나 다 자신의 마음에 따라 동일한 현상이 사람마다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기회를 갖거나 늪에 빠지는 것이다.
최근에 투자와 관련되어 여러가지로 고민들이 많은데 - 개인적으로 새롭게 갈 길에 대해 정립하고 있는 중이라 - 간만에 울림이 있는 책을 읽었다. 한편으로는 나는 도저히 이렇게 못했고 못할 것 같아 대단하다는 느낌과 더불어 나는 그렇다면 투자로 큰 부자는 될 수없다는 지레짐작마저 갖고 만든다.
'불광불급'이라고 미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내가 가장 부족한 점이 바로 불광불급이다. 책을 읽으면서 위인전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기도 했는데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 온 사람들에게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꼭 그렇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성공의 잣대는 천차만별이고 주관적이지만.
'돈을 이기는 법'은 한 개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대해 투자에 대해 고백하는 책이다. 그 안에서 투자에 대해서, 거래에 대해서, 투기에 대해서, 공포에 대해서, 탐욕에 대해서, 감정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자신이 살아 온 만큼 책의 밀도가 나오는 것이라 본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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