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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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스릴러 장르도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여 유명한 작가들도 가득하다. 워낙 많은 작가들이 득실거리는 정글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침 발라가며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을 고르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리 많은 추리, 스릴러 장르 분야의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 대략 30권은 넘을 정도 - 정말로 재미있다고 여긴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읽으면 다 재미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것을 잠시 잊고 읽을 정도의 몰입도를 선사하는 작품은 드물었다.

 

심플플랜은 새로운 작가를 선택하는데 있어 어느정도 두려움이 있어 블로그를 통해 추천을 해 달라고 했더니 그 중에 추천을 받은 작품이였다. 출간된지 꽤 된 작품으로 영화로 까지 상영이 되었다면 재미는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엄청난 몰입도를 갖고 읽었다고 할 정도는 아주 아주 약간 부족하지만 책을 놓지 않고 나도 모르게 책 페이지를 휙휙 넘겨가며 읽었다.

 

열심히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니 이렇게 많이 읽었어?'하고 놀랄 정도로 꽤 집중해서 읽었다. 중반 이후부터는 더욱 탄력을 받아 읽었는데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이 초반과 중반까지는 재미있게 읽다가도 중반이후에는 좀 지루해지는 단점이 존재하는데 - 워낙 책의 분량이 많아 - 중반 이후에 더욱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어준다.

 

남은 페이지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여전히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가 있어 보인다. 흔한 추리 스릴러 장르가 아니라 아주 아주 평범한 한 개인에게 벌어지고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따라 결정을 내리다보니 도대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예상이 잘 안되었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의 책들이 중반이후에는 대체적으로 결말이 예상되는데 '심플플랜'은 끊임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 여지를 계속 보여주니 예상하기가 힘들다.

 

악당은 원래 악해서 악당인 것일까? 상황에 충실하다보니 악당이 된 것일까? '심플플랜'에 나오는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부인이 있고 이제 막 태어난 아이가 있는 중산층 정도의 가족이다. 우연히 커다란 돈을 갖게 되고 탐욕에 의해 서서히 올바른 것과 좋은 것과 공정한 것에 대해 평범한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자기 위주의 판단을 내리게 되면서 자신의 의도와는 꼭 상관이 없는 행동을 한다.

 

가끔, 추리 스릴러 장르나 뉴스를 볼 때 완전범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단, 전제조건은 완벽히 통제 할 수 있는 상황과 인내력을 갖고 있다면 말이다. 거의 대부분 인내력을 끝까지 발휘하지 못해 작은 단서를 남기게 된다. 또한, 절대로 공범이 있으면 안된다. 내 자신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지만 나 아닌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존재일 뿐이다.

 

'심플플랜'에서 주인공은 어쩌다 보니 끊임없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단 하나도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 없고 즉흥적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범죄를 저지른다. 사실, 분명히 여러 단서를 통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상황에 한 개인이 놓였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사람은 한 번 자신의 포지션을 설정하고 방향을 잡으면 어지간해서는 한 번 가고자 하는 길로 계속 가게 된다. 바로 주인공이 그렇다. 멈출 수 있는 순간은 이미 지났다. 더이상 좌나 우로 갈 수 없고 오로지 앞으로만 가야한다고 믿는다. 운 좋게도 계속 주인공이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끝까지 그럴 것인가에 대해 상당히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인공에게 정이 생겨 여러 사람을 죽인 살인자지만 차라리 모든 것이 잘 해결되어 평생 마음은 무겁지만 풍족하게 먹고 사는 것으로 결론이 나길 바라기도 했을 정도이다. 단, 일반 정서상 그런 결말은 쉽지 않지 않았을까 한다. 인간에게 있는 도덕성은 작품에서도 발휘된다.

 

아주 아주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 상황에 따라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읽으면서 나도 충분히 이성(??)적으로 그런 판단을 내리고 저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아니겠는가? 나약한 인간이고 욕심많은 인간인데. 무려, 40억이니 말이다. 이것도 자신의 상황에 다를 것이다. 그래도, 직업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면 조금 더 도덕적이 될 수 있고 오늘 먹고 살기도 힘들다면 도덕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가난한 나라가 부정부패가 더 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더운 여름에 더위를 잊는 데 있어 시간 가는 걸 모르고 책을 읽는다면 그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주로 여름에 추리 스릴러 장르를 많이 읽게 되는 듯 하다. 이 여름에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보이는데 이 책은 이미 꽤 유명하다고 하니 나만 이제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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