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100년 - 백 년을 사는 다섯 가지 즐거운 마음가짐
자오무허 구술, 팡야후이 지음, 김영화 옮김 / 물병자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유유자적의 저자는 현재 나이가 100살이 넘었다. 장수하면 일본이라는 점때문에 얼핏 보고서는 저자가 일본 사람이라고 오독을 했다. 저자의 이름을 눈여겨 보지 않고 대략적인 내용만 보다보니 그랬다. 책을 읽어보니 책의 저자인 자오무허는 대만사람으로써 100세가 넘은 시점에 책을 펴 내고 98세에 석사학위를 따낸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그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아 볼 정도의 유명인사는 아니여도 어느 정도 알만한 사람은 아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나이가 들어 대학을 간다는 이야기는 종종 우리나라에서도 듣기는 했는데 90세가 넘어 대학원에 진학을 했다는 것은 대단한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그정도의 연세면 기력이 쇠하여서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석사학위를 딴 것도 모자라 100세가 넘은 지금 시점에도 활발하게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고 이처럼 책까지 - 비록 구술이기는 해도 - 펴 냈다고 하니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존경을 받을 만한 인물이라 할 수있다.

 

책에서 아쉬운 점은 100세라는 나이가 포인트라 이왕이면 80세 이후의 본격적인 활동이 좀 더 많이 책에서 다뤄지고 언급이 되었다면 좀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하나씩 언급을 하고 있는 책이라 어떻게 보면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라 할 수 있다.

 

입지전이 인물은 아닐지라도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처럼 꽤 대단한 과거를 지녀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릴 적 일본의 침략과 국민당과 공산당의 치열한 다툼의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향을 떠나 떠 돌면서 결국에는 대만으로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은 비록 당시에는 누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고 해도 상당히 대단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대만에 정착해서 여러 일을 하면서 점차 안정이 되었어도 자신이 세운 원칙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 왔다. 특히, 잘못된 일이 있으면 본인의 위험이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당당히 맞서는 내용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데 - 나 같으면 - 개선하려고 끝까지 온 몸을 다해 노력한 걸 읽으면서 헛투루 인생을 산 분은 아니라고 보였다.

 

남들은 이제 노인이라고 하면서 소일거리를 하고 새로운 일을 하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 나이에 오히려 본격적으로 남들과는 달리 해외 여행을 배낭여행으로 다니고 - 70세가 넘어 - 새롭게 무엇인가를 배우는 자세에서 평생 공부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좀 잘난체 한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들이 꽤 있는데 그런 부분은 잠시 참고 읽으면 된다. 어떤 시선으로 바로보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이야기가 나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 정도는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더구나, 연세가 많은 분이 과거를 회상할 때는 당연히 미화되는 측면이 좀 더 많은 것이라 본다. 원래, 추억은 늘 아름다운 것이니 말이다.

 

실제, 사진으로 봐도 100세가 된 어르신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젊어보인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니 그 연세가 되도록 정정하게 자신의 일을 끊임없이 지금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일정 나이가 넘으면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다. 그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 왔느냐가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형태로 나온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젊은 시절에는 미모와 몸매등의 젊음으로 많은 부분이 제대로 들어나지 않을 지라도 나이가 들면 한 개인의 성격과 인생과 역사가 몸에서 풍겨나오고 얼굴을 통해 유추할 수 있게 된다. 밝게 살아 오셨고 밝게 살려고 노력하신 분들은 굳이 '나 지금까지 밝게 살아왔고 지금도 밝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라고 사람들에게 외치지 않아도 그 얼굴에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고 어르신이 되었을 때 주변사람들에게 존경과 환희를 받는 인물이 된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커다란 성공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가 성공했다고 아무리 외치고 돈이 많다고 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환대를 받지 못한다면 굳이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그런 사람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인 '유유자적'하게만 살아온 분은 아니지만 - 꽤 꼬장 꼬장한 부분도 많다 - 전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에 있어 안분지족하면서 고민이나 걱정을 오래 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견지하였기에 지금까지도 건겅하게 늘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살아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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