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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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책과 관련되어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오프라 윈프라로 알고 있다. 그가 하는 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책을 선정해서 추천하는데 여기에 선택되는 책들은 그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한다. '나를 찾아줘' 경우에도 그렇게 오프라 윈프라쇼에 소개가 되었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우리나라까지 소개가 되고 있다. 그것도 오프라 윈프라가 추천했다는 문구와 함께.

 

이 책과 완전히 관계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 추리, 스릴러 소설들의 분량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소설은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장르가 아니라 얼마나 치밀하게 상황에 대해 묘사를 잘 하느냐의 장르라고 볼 수도 있어 내용이 다소 길어질 수 있지만 최근의 추리, 스릴러 장르들은 너무 내용이 길다. 

 

예전, 아가사크리스트의 추리소설이나 코난 도일의 추리 소설을 비롯한 작품들이 300페이지 넘지 않는 분량으로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만들었고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는데 반해 지금은 기본 500페이지는 되는 듯 하다. 그렇다고 예전 작품들에 비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진지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분명히 아니다. 묘사가 좀 더 많아졌다는 것 이외에는 말이다.

 

'나를 찾아줘'도 6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인데 해석의 과정에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해도 내 입장에서는 길다는 느낌을 갖는다. 내용만으로는 300페이지 밑으로 할 수 있겠지만 상황묘사와 심리묘사등의 설명에서 제법 길어졌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 것들이 쌓여 한 권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고 소설은 그러한 묘사를 읽기 위해 보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와 이 책은 다르다. 추리라는 장르에는 어울리지만 스릴러 장르에는 그닥 어울리지 않고 추리라는 장르에 넣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애정 활극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꽤 재미있다.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계속 전개되는 것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소설의 시작은 어느 평범한 부부가 결혼기념일 5주년에 갑자기 부인이 실종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남편은 살인자로 점점 범위가 좁혀진다. 이 부부가 특이한 점은 결혼기념일마다 보물찾기를 통해 서로 기념을 한다는 것이다. 한 100페이지를 읽었을 때 부부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아 더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부인이 일부러 실종되어 생각하지도 못한 보물찾기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 책은 두 사람의 시선과 시점으로 진행이 된다. 남편인 닉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것과 부인이 쓴 에이미의 일기로 시작되어 나중에는 에이미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로 끝까지 진행이 된다. 일방적인 한 명의 시점이 아니라 두 사람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시선과 시점으로 묘사하고 있어 그걸 보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은 3분의 2까지는 순수하게 실종의 사건으로 다뤄지면서 과연,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서는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추리소설답지 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오히려, 화성 여자, 금성 남자와 같은 부류의 책을 읽는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점점, 책은 추리 소설류로 전환을 하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 들게 만든다.

 

어찌보면 엉성한 측면도 있어 보이지만 이 책에는 완벽하고도 증거가 남지 않는 살인이 이뤄진다. 책에도 묘사되는 것처럼 능력과 치밀한 실행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내이다. 그래야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나를 찾아줘'의 악당 - 읽은 사람은 악당에 대해 알게 된다 - 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게 된다.

 

소설은 분명히 추리 소설류로 보이지만 정작 '나를 찾아줘'는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살아가면서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다름을 인식하고 결국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같이 살고 있어도 서로 모르는 남녀가 부부가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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