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 매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얼핏 들어 봤다. 마약, 길거리, 노숙등 나에게는 친숙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에 대해 저자가 직접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읽었다. 그 이후로도 자주 서점 매대에서 발견하고는 나도 모르게 다시 또 집어 들어 슬쩍 슬쩍 보게되었다. 한편, 이 책의 저자가 아직도 하버드에서 학생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책의 표지가 이미지를 지배한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느낀 것은 '아니, 이렇게 기억력이 좋다니~~'였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도 제대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아기때부터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대략 3~4살부터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간단하게 자신의 부모님들에 대한 소개를 한 후부터 언니와 저자, 부모님 이렇게 4명이서 겪은 경험에 대해 하나씩 풀어내고 있는데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은 아니다.

 

학력은 높았지만 마약으로 인해 인생이 절망으로 떨어진 아버지, 아버지를 만나고 마약을 하면서 함께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 그 엄마와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언니 라지와 동생 리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언니는 그나마 집에서 유일하게 제 정신(??)으로 살아가고 힘들지만 상황에 함몰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리즈는 그저 부모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이게 운명이라는 체념으로 산다.

 

부모님이 국가에서 주는 돈으로 겨우 연명하면서 일주일 안으로 마약과 생활필수품 몇 가지를 구입하고 남은 나날동안은 굶으면서 살고 밤마다 나가 엄마는 구걸을 통해 자식들의 먹거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약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 한 번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엄마를 안스럽게 보는 저자인 리즈를 보면 천성적으로 착하다고 해야 할지, 답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심정이였다.

 

최소한, 벗어나려는 의지조차 없는 부모밑에서 살면서도 긍정적으로 밝게 자라난 것이 정말로 기적과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나마 어릴 때 부터 아빠가 늘 책과 더불어 살았던 것이 도움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거의 하루종일 누워있고 깨워 있을 때는 마약을 찾아 다니고 마약에 취해 있지만 정신이 멀쩡할 때는 집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늘 보여준것이 말이다.

 

그런 덕분에 리즈도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책을 읽는 모습이 책에서 나오는데 본인이 크게 인지하지는 못한 듯 한데 내가 판단할 때는 꽤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건, 그 후에 리즈의 삶에서 커다란 도움이 된 것으로도 내가 볼 때는 나온다. 할 일이 없을 때 사람은 오히려 창의적이 된다고 하는데 그런 시간에 TV를 주로 보기는 했지만 책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된 듯 하다. 심지어, 환경과 달리 아빠가 함께 도서관도 데리고 갔다고 하는 걸 보니 말이다. 책을 대여하고 반납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두고 두고 읽기도 했을 것이라 본다.

 

보이는 모습에서는 표출되지 않았지만 엄마는 탈출하고 싶었던 듯 하다. 그리하여 다른 남성에게 아이들과 거주를 옮기지만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는 환경에서 결국 엄마는 에이즈에 걸리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아 집에서 나와 살지만 이 집 저 집 특별한 거처없이 떠 돌면서 살고 남자친구와 함께 살기도 하지만 - 겨우 16살 전후 - 결국 남친도 마약하는 걸 보고 벗어나게 된다. 

 

여전히 변한 것은 없고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에 특별보호소 같은 곳에 잡혀 들어가는 것이 싫어 도망과 같은 생활이 지속되는데 책에서는 특별한 계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학교를 다시 다녀야 겠다는 결심을 하고 대안학교에 입학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어렵고 비참한 삶은 살고 있었지만 책을 상대적으로 많이 읽었던 경험을 통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어느정도 갖게 되었고 이를 글로 써서 학교에 들어 갈 수 있었다고 본다.

 

그 후로는 과거와의 단절을 하고 살게 되는데 친구도 끊고 모든 것에 절연을 한 것은 아니라 자신의 못된 습관과의 단절을 한다. 예전 친구들과는 함께 생활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과도 생활을 하고 심지어 예전 친구들을 자신의 학교에 입학하게 소개도 한다. 예전 친구들이 있다는 상황에서 예전과는 다른 생활을 한다는 것이 분명히 쉽지는 않았을텐데 여러 유혹을 물리치고 그런 자신에 대해 스스로 대견하다는 이야기도 한다.

 

또한, 목표를 세워 올 A를 목표로 하는데 자신의 집이 없어 떠돌고 학교나 친구들의 집에서 잠을 자면서 이룩했다는 것에서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방학때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기도 하고 말이다. 학교를 다닌 후에 늘 슈퍼에서 몰래 훔치는 삶을 살았는데 평소처럼 훔치려고 들어갔다 다들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 걸 깨닫게 되면서 훔친다는 것에 대해 자각하고 하지 않기로 결심도 한다.

 

그렇게 학교생활을 하며 좋은 점수를 얻어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것을 선생님이 권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자인 리즈가 아주 아주 중요한 사람들을 학교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모든 것을 할애해서 도와준 선생님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리즈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 본다.

 

하버드에 신청을 하고 뉴욕 타임즈 장학금을 신청하며 보낸 에세이가 주목받아 최종 면접까지 간 후 그 곳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일약 유명인사가 된다. 하버드를 들어가고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겨 지금은 자기 계발 분야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단다. 단순하게 한 사람의 역사를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부분에 대해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달라이 라마와 간단한 질문과 대답이 잘 못 되었는데 사람들은 잘못된 대답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한다. 다른 사람들은 잘못된 대답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가치와 판단을 근거로 리즈에게 이야기한다. 그런 후 통역과정에 잘못되어 대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들은 후에 자신의 지나온 인생과 앞으로 가야할 인생에 대한 확고한 판단과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노숙자건, 사업가건, 의사건, 교사건, 어떤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이건, 우리 모두에게는 똑같은 진실이 적용된다. 삶은 본인이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진실"

 

이 내용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것이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라는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후에 이 글을 읽을 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리즈의 삶이 바로 저 문구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투영되기 때문이다. 

돌아보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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