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라는 거짓말 - 직장인 1만 명의 행동평가를 통해 도출해낸 인재 보고서
오쿠야마 노리아키.이노우에 겐이치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날부터 사람들에게서 스펙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펙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스펙은 영어로 specification로써 특수성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자격증이나 고학점이나 고학력등을 지칭한다. 개인적으로 뛰어난 스펙을 갖고 있지 않아 스펙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스펙이라고 내세울만한 것 자체를 갖고 있지 않아 스펙이라는 것에 대해 그다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눈여겨 보지도 않으려고 한다. 허나, 분명히 고학력에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먼저 눈이 가는 것은 부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그 사람이 업무가 뛰어나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는다.

 

실제로 자격증은 거의 대부분 이미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만든 경우가 허다하다. 그 자격증이라는 것을 만든 사람들은 스스로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다. 자신들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1회에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자격증이 따기위한 것이 아니라 받기 위한 것으로 시험을 본 경우가 많다. 그 후로는 자격증을 주는 사람들이 그 자격증 시험과 공급을 통해 먹고 사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00의 달인'이라는 호칭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예외없이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다. 이를테면 도배 자격증을 국가에서 시험을 통해 얻지만 현장에서 달인들은 거의 대부분 자격증을 갖고 있지도 않고 자격증 갖고 있는 사람을 우대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투자 세계에서도 각종 자격증이 난무하지만 투자를 잘 하는 사람들이 그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그 자격증을 따기 위해 따로 공부한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고 난이도의 의사,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자격증까지 감히 내가 물고 넘어갈 수는 없겠지만 자격증이 하나의 예선통과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 좀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분명히 눈에 보이는 스펙이라는 것에 현혹될 수 밖에 없지만 실제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것은 실제 업무에서나 일에서나 느낄 때가 많다. 너무 스펙을  터부시하는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 스펙을 올리거나 갖추기 위한 노력까지 폄하할 수는 없을테니 - 스펙이라는 착시현상을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스펙이라는 거짓말'은 스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은 정확하게 볼 때 아니다. 그 보다는 우리가 업무를 할 때나 회사에서 사원들을 바라 볼 때 너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게 되면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환하게 웃으면서 밝게 근무하는 사람이나 회의시간에 적극적으로 의사표명 하는 사람에게 좀 더 눈길이 가고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는 성격도 포함되어 있는 이러한 행동에 근거해서 개개인을 평가하게 되면 잘못 판단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우리가 잘못 판단할 수도 있고 회의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판단이 내려지지 않아 의사개진을 아직 하지 않은 사람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어떤 일을 맡겼을 때 상사로써는 '제가 할 수 있습니다. 해 보겠습니다'하는 직원이 믿음직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부하직원일지 모르지만 그 직원이 능려도 되지 않으면서 무조건 일을 맡아 하다 프로젝트가 잘못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제가 해 본적은 없습니다. 하는데까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직원이 더욱 솔직하게 자신의 능력을 감안해서 결정을 하고 자신이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거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사원을 뽑거나 일을 맡겼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눈에 보이지 않는 - 흔히 말하는 수량화 할 수 없는 - 무언의 가치를 보고 일을 맡겼을 때 더욱 훌륭히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보다 먼 시야를 갖고 일을 하기에 당장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능력 개발이란 약점을 무리하게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직시하고 그 강점이 발휘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해 주는 일이다."라고 책의 말미에 이야기한다. 말을 관점을 볼 때 이 책은 사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회사에 취직을 하거나 업무를 잘 할 수 있는가의 책이 아니라 관리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사원을 뽑고 사원들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시키고 회사를 발전시키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스펙은 아무리 지우려해도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처럼 우리의 뇌리를 지배하는 여러 강점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또한, 그러한 스펙을 얻기위해 노력한 것마저 무시하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가 있어도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다. 이 점에 유념해서 스펙이라는 단어에 짓눌리지 말고 본질을 보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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