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핵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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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콘래드라고 읽는 저자의 원래 이름은 유제프 테오도르 콘라트 코제니오프스키이다. 원래 이름에서 느끼는 것과 같이 러시아 출생으로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그 후 고아가 된 후에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넘어가 선원으로써의 삶을 살다 늦은 나이인 서른 일곱에 작가로써 데뷔를 하고 여러 작품을 세상에 내 논 작가이다.

조셉 콘래드도 조세프 콘래드로 읽기도 하고 조셉 콘라드로 읽기도 한다. 어떠한 이름으로 부르던 암흑의 핵심이라는 책을 집어 들기 전까지는 이름도 알지 못했던 작가이다. 오로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1권부터 차례대로 읽다가 순서가 되어 읽게 된 작가였다. 도대체, 이 작가가 왜 세계문학전집의 7번째 순서로 소개되었는지가 궁금할 정도였다. 그토록 유명한 작가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먼저 소개가 되었다는 점이 말이다. 저작권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암흑의 핵심의 저자로써 조셉 콘래드를 알게 되었지만 조셉 콘래드의 작품은 알게 모르게 이미 친숙하게 우리에게 알려져 있고 명작이라 불리우는 작품을 탄생시킨 원작의 저자가 바로 조셉 콘래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처음 다가온 작가이지만 서구사회에서 특히, 영어권 나라들에서는 유명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현대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지욱의 묵시록'의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년 전에 이 영화를 볼 때 제목답게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표현을 달고 극장에서 상영할 때 당시 극장에서 새로운 기술이라면 THX사운드가 도입되어 이 영화를 볼 때 그전과는 다른 새로운 음향효과로 영화를 보면서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의 압박이 있었다. 비록, 당시 본 영화가 제대로 된 영화가 아니라 이리 저리 가위질을 당한 영화였을지라도 그 충격만큼은 고스란히 전달이 되었다. 들어갈 때와 달리 극장 상영관이 왜 그다지 껌껌하고 어두웠는지 모르겠다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그 외에도 로드 짐, 노스트로모, 사보타지, 비밀요원, 결투자들, 알마이에르 가의 광기등 꽤 많은 영화작품에서 조셉 콘래드의 작품이 원작이거나 참고하여 만들어졌다는 알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조셉 콘래드의 작품을 봤던 것인데 그 작품들의 원작이 조셉 콘래드라는 것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거창하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고 할 정도는 아니여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람이 그동안 내 주변에 있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 '암흑의 핵심'은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이듯이 책을 읽기 전에 지옥의 묵시록을 보고 읽는다면 더 잘 이해가 되고 영상이 뇌리에서 영향을 미쳐 책을 읽는데 있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암흑의 핵심보다는 영어 제목이 Heart of Darkness인 것을 보면 어둠의 심연이나 어둠의 속이라는 표현이 좀 더 다가온다. 나름대로 의역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딘지 모르게 책의 내용을 생각할 때 암흑의 핵심은 오히려 너무 모호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암흑의 핵심'은 어느 선원이 자신이 겪은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철저히 글도 선원이 이야기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어 선원의 관점에서만 모든 것을 우리는 알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선원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토록 자세하게 세밀하게 묘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사람은 없을 듯 하다. 만담꾼도 이러한 만담꾼이 없을 듯 하다. 다만, 분명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이토록 재미없게 이야기할 수도 있나하는 생각도 든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흥미를 갖고 들으려면 재미있게 여러 요소를 섞어가며 이야기할텐데 분명히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불구하고 듣는 사람들이 재미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괜히 물어봤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을 읽는 사람들도 알아서 읽으라는 뜻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런 경험을 이야기할테니 한번 들어보라는 식이다.

이야기의 화자인 선원이 아프리카 콩고에 가서 겪은 일로써 콩고에서 코끼리 상아를 수집해 오는 한 직원을 데리고 나오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이야기해준다. 다른 곳보다 월등히 많은 상아를 수집해서 보내주는 커츠라는 사람을 그곳에서 데리고 나오는데 가면서 커츠라는 사람이 무용담을 넘는 신화와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고 사람들이 그에게 보내는 찬사를 넘는 경의를 알게 되고 그의 이야기가 단순히 지도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신격화된 사람의 이야기로 사람들이 받아들인다는 것도 목격하게 된다.

커츠라는 사람이 절대권력을 넘어 신과같은 입지를 그곳 사람들에게 다지고 있고 그가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들도 어딘지 모르게 신비한 말들로 -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갖고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결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커치를 결국에는 그곳에서 데리고 나온다. 그가 죽은후에도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남아있고 심지어 약혼자마저 그를 경외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끝을 맺는다.

그가 그토록 신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있던 지역에서는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던 내용을 이야기하고 앞선 무기를 들고서 그들에게 강력하고도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다. 사람이란 일단 하나의 포지션을 획득하고 방향을 설정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계속 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커츠는 분명히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나 이야기들은 분명히 아니였을 것이다. 그가 처음부터 위대하고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좀 더 이익을 얻기 위해 했던 행동에 사람들이 겁을 먹고 공포를 느끼며 자신을 대접하는 걸 느끼는 순간부터 서서히 자신이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말이 무조건 맞다는 확신을 얻고 사람들에게 전파를 했을 것이다. 콩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처음에는 같은 처지에 있던 백인들에게까지 말이다. 어떤 인간이든 자기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확신은 주변을 전염시키고 어정쩡한 사람들은 그러한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어느 순간부터 믿고 따르게 되어있다.

 

이런 자기 확신과 믿음이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면 본인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발전된 사회를 이룩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반대 방향으로 전개되면 아집에 빠지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처럼 '나를 무조건 따르라'가 되어서 사회적인 문제까지 발전하게 된다. 순박하고 어리숙하고 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누군가하는 이야기를 금방 믿는 사람일수록 이런 암흑의 핵심과 같은 사람에게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암흑의 핵심'은 콩고라는 곳에 들어간 한 백인이 흑인들을 상대로 벌였고 그 후에 백인들마저 전염이 된 것이지만 그와 달리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그때보다 더 고도로 발달이 되었고 온갖 지식이 범람하고 앎의 확장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혹~~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한 편으로는 얼마나 스스로에 대한 자기확신이 없고 공허하면 그렇게 쉽게 빠지는 것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 책은 제국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작품의 해설이 있다. 실제로 조셉 콘래드도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여러 행동이나 글도 쓰고 몸소 실천했다고 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을 읽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은 오로지 내 몫이라 여기고 당시의 상황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에 맞게 내가 생각한 점을 썼다는 것을 밝히며 이만 서평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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