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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
김병완 지음 / 함께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공부란 무엇인가? 고정관념으로 보자면 - 이 고정관념은 알고보니 동양인들에게만 한정되는 것 같기도 하다만 - 뚝심있게 책상에 앉아 책을 펴 놓고 연필로 밑줄을 쳐 가며 중요부분을 체크하고 문제를 푸는 걸로 생각된다. 한 마디로 학생시절에 흔히 어른들이 '공부해라'할 때 바로 그 공부가 공부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아니라면 어른이 되어 각종 시험을 보기 위해 무엇인가 하는 행위를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했다.
공부의 정의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학생때나 시험을 보기 위해 하는 공부만이 공부가 아닌 것이다. 굳이 시험을 치기 위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독서를 했지만 이러한 행위를 공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아마도 고정관념에 빠져 그랬던 것이라 생각된다.
뒤 돌아보면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데 누구에게 배울 수는 없으니 선택한 것이 독서였다. 이를 통해 어느정도까지의 수준에 이르렀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우고 익혔다. 이걸 공부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냥 책을 읽는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책 읽는 행위를 통해 - 즉, 독서 -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공부를 한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공부는 책상에 앉아 하는 좀 더 거룩하고 숭고한 의미로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보니 나는 열심히 공부를 한 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강요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지겹다고 느끼지도 않고 한정된 시간에 달성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지도 않고 그저 책을 읽었던 행위가 공부였던 것이다.
하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 책을 읽을 때 특정분야에 대해 알고 싶어 같은 분야의 책만 집중적으로 몇 십권씩 읽었다. 다만,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았고 시험을 치기 위해서 반드시 머리에 남기려고 하지 않아 공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 듯 하다. 머리에 들어오든 말든 아는게 있든 없든 계속해서 한 권 한 권 독파하며 읽었기에 더더욱 공부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공부라는 것이 그토록 거창한 것이 아니였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히면 그것이 공부였다. 더구나, 시험을 쳐서 좋은 결과를 보기 위해 한 행위가 아니라 더더욱 부담없이 모르는 것을 알 때 까지 계속해서 익히고 또 익힐 수 있다. 대신에 나같은 경우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고 기초가 약하다는 사실에 어딘지 모르게 늘 사상누각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초조함이 있는 것 같다.

'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의 저자는 3년 동안 9,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러한 문구때문에 사실 거부감이 들었다. 하루에 평균 8~10권은 읽어야 가능한 수치인데 그렇게 읽었다고 하니 내가 읽는 독서와는 달라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책을 그렇게 읽는게 좋은가라는 생각도 들고 또 한 편으로는 질투심이 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 책의 저자가 눈에 밟히고 이 책도 눈에 들어오다보니 결국에는 읽기로 했다.
최근에 유행하는 책 제목중에 20대에~~ 30대에~~ 40대에~~와 같은 게 많아 이 또한 사실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 나이가 아니면 하지 말라는 소리냐를 비롯한 괜한 반골기질이 나와 오히려 안 읽으려고 의식적으로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읽게 되었다. 한 편으로는 50대에~~ 60대에~~라는 책은 없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면서 그 분들에게는 책이 잘 안 팔리나하는 의문도 든다.
40대는 우리 삶에서 거의 반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회사에서 독립내지 나오게 되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이제 알만큼 알았으니 본인의 사업을 하려고 마음먹는 시기이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모색할 나이대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공부를 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저자 자신이 바로 이 연령대에 회사를 그만두고 3년 동안 도서관에서 책만 읽으며 공부를 했기에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도 한다.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40대에는 인생도 많이 경험했고 사회에서도 감히 무시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연령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더 크다. 이 두려움은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하지만 50대, 60대에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부담이 덜하다는 이유로 청춘이라 생각하고 할 수 도 있다. 과거와는 달리 지금의 40대는 과거의 30대 초반에 해당하기에 젊음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40대에 자신이 해야 할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맞는 말이다. 꼭, 40대만이 아니라 어느 연령대이든 학생때의 공부와는 다른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지만 특히 40대에 중요한 이유는 인생의 후반전이 바로 40대에 결정되기 때문이란다. 공부라는 것이 무엇인가 배우고 익히는대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라 본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공부라는 것이 여전히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기위해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공부를 할 수 없고 자신만의 공부를 할 수 없다.
성인이 되어 하는 공부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 자신이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잘 하는 점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하는 일이다. 세상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너무 많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알게 되거나 깨닫게 되는 것은 극히 드물다. 그저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한 살 한 살을 먹어 나이에 따른 대접을 받을 뿐이다. 이러면 어느 순간 후회라는 것이 찾아온다. 나이만 먹었구나하고 말이다. 불행히도 단언할 수는 없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후회를 하기도 하지만 이런 후회조차 하지 않고 인생을 후반을 맞이하고 그냥 살아간다.
공부를 한다고 꼭 잘 사는 것은 아니고 대단한 인생을 사는 것도 아니다. 편견이지는 몰라도 공부를 한 사람중에 최소한 먹고 사는데 있어 힘들어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공부라는 것이 고정관념의 그 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일 때 말이다. 공부라는 것은 자신을 더 발전시키고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발전된 사람이라는 뜻이 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책 제목처럼 공부에 미칠수는 없겠지만 각자 자신을 위한 공부는 필요하다고 본다. 책에서는 열심히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딘지 좀 공허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 어딘지 공부하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듯 해서 - 공부를 하라는 주장 하나만큼이라도 제대로 받아들이고 실천한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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