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 원본을 뒤집는 참신한 모방의 경영학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김준균 옮김 / 시드페이퍼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표현이 있다. 더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무엇이 새롭게 나온다고 해도 결국에는 기존에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오~~ 이거 신기하다'라고 이야기를 해도 찬찬히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에 빠져 들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내가 미처 모르는 것이 많다는 뜻이고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은 척 보면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여 카피캣이라는 표현을 쓸만큼 그대로 베낀 경우는 드물다. '짝퉁'이라는 표현처럼 아예 대 놓고 베껴 이익을 보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비슷하다는 느낌을 가질 지언정 완전히 똑같이 베끼는 경우는 없다. 양심을 떠나 그런 대범한 사업을 한다면 결국에는 업계에서 매장을 당하고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창조적으로 베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느냐가 핵심이다. 저 물건은 우리 것처럼 똑같이 둥그렇다 내지 네모스럽다는 주장을 펼치며 베꼈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따지면 극단적으로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도 베꼈다고 해야 할 정도니 말이다. 어디까지가 모방이고 어디까지가 창조물인지는 갈수록 애매하고 모호해지는 측면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간이라는 종족은 신기하게도 보면서 이건 베꼈다고 느끼고, 이건 발전 계승했구나라고 감각적으로 알아 채는 보통 다수의 중론이라는 것이 있다.

서로 맞다 아니라고 우기면서 결론이 나지 않아 법정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보는 사람들은 알게 된다. 베꼈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다만, 그 수준에 머물면 외면하게 되어있고 그 수준을 뛰어넘게 되면 환호를 하고 칭송을 한다. 어제까지 욕을 했더라도 기억속에 지워버리고 칭찬을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표현처럼 말이다.

무엇인가를 배울 때 가장 좋은 방법중에 하나가 배우고 싶은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영업 현장에서 제일 영업 잘하는 사람 한 명을 선정해서 그 사람이 출근하는 시간, 퇴근하는 시간, 업무중에 하는 일들을 똑같이 따라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처럼 처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수없이 따라하다 결국에는 그 가수의 모창이 나오지만 그 수준을 벗어나면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찾을 수 있다. 

영화에서도 좋은 작품을 수없이 돌려가며 보고 또 보면서 장면 장면을 복기하며 어떤 식으로 촬영했는지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감독이 나오고, 투자 세계에서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책을 읽고 그 사람이 한 것처럼 똑같이 하면서 하나씩 배우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는것도 비슷한 이치다.

 

모방이 기업으로 넘어가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이익이 훼손되기 때문에 모방을 당한 기업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 기필코 제대로 바로 잡고자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이미 다른 기업이 따라하는 제품은 서서히 사장을 시키고 새로운 제품구성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기업도 있다. 어떤 기업이든 전자보다는 후자의 기업이 결국에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써 생존하는 듯 하다.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는 기업들이 모장을 할 수 밖에 없지만 하려면 제대로 모방을 해서 자신 기업만의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내라고 한다. 그럴 때 기업도 살아나고 이익이 늘어나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고 말해준다. 이 책에는 그런 방법으로 성공한 기업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런 기업으로 '스타벅스' '도토루' '그라민은행' '존슨앤존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몬' '닌텐도' '제록스' '캐논'등의 기업을 예로 들어 하나씩 저자가 주장하는 원칙을 설명한다. 특히, 이 책에서는 모방을 한다는 것이 단순히 카피를 한다는 차원이라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자만 구조를 모방하면 새로운 창조물도 만들지만 다른 기업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얼핏 볼 때는 별것 아닌 듯 한데 막상 따라하려면 엄청나게 힘든 것들이 있다. 그런 제품이나 작품이나 사람이 진정으로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하고 싶은 욕심은 생기지만 따라하면 본전도 못 찾는 나만의 것을 만드는 것이 바로 힘이라 할 수 있다. 이토록 어려운 모방을 거쳐 자신만의 것을 만들었을 때 누구도 그에게 남의 것을 베꼈다고 흉을 보지 않는 단계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MBA 교수인 저자가 자신의 수업용 교재로 쓰지 않을까 하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론서라 내용의 대부분이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나열하고 그에 맞는 자신의 이야기를 약간씩 곁들이는 것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덕분에 꽤 많은 기업들의 모방에서 창조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의 오타가 좀 많았다는 것이다. 그걸 제외하면 모방에서 창조의 사례를 읽으면서 나에게 - 기업이든 개인이든 단체이든 - 적용하는 걸 이리 저러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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