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 - 열심히만 살아서는 안 되는 충격적인 이유
로버트 링거 지음, 최송아 옮김 / 예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여자들이 나쁜 남자들에게 끌린다는 이야기처럼 이 책에 끌린 것은 거짓말이지도 모르는 저 과장으로 보이는 문구때문이다. 40년간 천 만부나 책이 팔렸다고 한다. 그것도 초판은 출판사들에서 다 포기해서 본인이 직접 출판했는데 무려 36주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었다고 하니 이 아니 확인하고 싶지 않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말하는 포커 판에서 상대편이 진짜인 것도 같고 허풍인 것도 같은 상황에서 죽을 수 밖에 없는지 알면서도 확인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포커판에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철저한 하수라 기어코 확인에 들어가는 것처럼 책도 확인을 하기 위해 읽었다. 다행히도 책이라 확인을 한다고 나에게 아무런 피해도 오지 않는다. 책이 주는 가장 큰 독은 잘못된 생각에 오염되는 것이지만 그것도 여러 책을 읽어 중화시키면 된다. 그리하여 과감히 평소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집어 들었다.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작년 여름에 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이나 후흑학같은 책의 내용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생것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이 이 책도 그러한 내용을 전달해 주는 것이 책을 출판 한 목적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은 책 중에 - 지금도 판매가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 양처럼 살 것인가 늑대처럼 살 것인가와 비슷한 종류의 책이다.


일반 자기 계발서적들이나 성공학 책들이 한결같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면 결국에는 성공한다는 다소 뜬구름 잡기식의 이야기를 한다면 이 책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그렇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사람들이 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지만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 것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보라고 알려 주는 책이다.


'죽어라 열심히 일하는 것이 당신의 목표라면 단 한가지는 보장 받을 수 있다. 바로 늙어 가는 것!'이라는 문구가 꽤 인상적이다. 실제로 우리들 대다수가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단지 죽어라 열심히 일하는 것. 하지만, 정말로 죽어라 열심히 일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솔직히 든다. 아마도 내가 그런 삶을 살지 않아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가 성공한다는 식의 문구를 많이 쓰지만 실제로 결과는 먹이를 잡은 것으로 판명된다. 일찍 읽어나지 않았어도 어느 곳에 정확하게 벌레가 있고 어떻게 해야 벌레를 잡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면 굳이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다. 남들보다 먼저 시작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기회를 더 빨리 캐치하기 위해서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죽어라 열심히 일하는 것에 있어서 감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죽어라 열심히 일해서만은 안된다는 것이다.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지고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걸 열심히 한다고 해서 꼭 벌레를 잡을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긍정만으로는 안되고 최악을 감안하여 일을 추진하면서 긍정적으로 노력하라는 이야기다. 그저 막연히 잘 되겠지라는 터무니 없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을 하게 될 때 사람들은 실패를 하게 될 때 다시는 일어서지 못한다. 열심히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노력했는데 왜 그러냐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환상을 갖고 일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단순히 잘 될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에서 거북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우직하게 열심히 일을 하는 대다수의 우리들 거북이들에게 하는 이야기라서 그런다. 실제로 거북이와 토끼에게 경주를 시키면 거의 대부분 토끼가 이긴다고 한다. 무엇보다 거북이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죽어라고 노력해도 움직이지 않고 움직여도 정말로 느리기 때문에 실제로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다. 하고자 마음을 먹고 죽어라 하지는 못해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경주를 하면 결국 언젠가는 토끼를 이길 수 있다. 그게 바로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다. 승자독식으로 승자가 모든 걸 다 갖는 것 같아도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싶다.


우리가 만나는 3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노골적으로 내 것을 빼앗겠다고 하고 빼앗는 사람, 음흉하게 관심없는 척 하고서는 빼앗는 사람, 착하게 보이고 미안해 하면서 결국에는 우리 것을 빼앗는 사람. 우리들 대부분은 착하게 보이고 미안해 하면서 빼앗는 사람들에게 거의 당한다고 한다. 첫 번째 유형과 두 번째 유형은 차라리 우리가 긴장을 하고 조심을 할 수 있지만 세 번째 유형은 방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우리 것을 빼앗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상황이 되면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이 드러나서 결국에는 우리 것을 빼앗는 다는 거다. 그런 고로 오히려 이런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조심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법적인 구속력을 갖춰 행동하고 내 돈 앞에 돈이 보이고 나에게 실제 돈이 들어 올 때까지는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의 가장 큰 장점은 말로만 이론을 떠들지 않는다는 거다. 대부분의 성공학 책들이 이런 저런 좋은 말을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본인의 이야기나 그 실천에 대한 부분은 잘 다루지 않는데 반해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자신이 소개하는 이론에 맞게 알려준다.


다양한 유형의 인간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그들이 나오는지, 그에 대해 저자가 어떤 식으로 속았고, 대처했고 성공했는지에 대해 구성되어 있어 보다 재미있으면서 잘 이해가 된다. 주로 부동산 중개를 통해 만난 사람들에 대해 소개하면서 자신의 일화를 알려주고 있어 읽으면서 재미있고 저절로 저자가 말하는 바를 알게 된다.


결국에는 이 책을 확인하기 위해 읽었는데 확인하기를 잘 했다고 본다. 물론, 이 책이 나온지 워낙 오래 되어 그런지 몰라도 - 그래도 계속 개정판을 발행해서 이번 책은 2004년도 판이다. 첫 판은 1973년 판이고 - 책에 나온 이야기가 딱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책이 출판 된 당시에는 새로웠을 지 몰라도 지금은 로버트 그린의 '권력의 법칙'과 같은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된 내용들이다.


그래도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고 자신의 주장과 결합되어 읽을 수 있어 보다 현실적이고 머리에 잘 들어오게 되어 있다. 막연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운에 맡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늘 최악을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할 때 원하는 결과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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