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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사
리처드 실라.시드니 호머 지음, 이은주 옮김, 홍춘욱 감수 / 리딩리더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것에 있어 주저함이 있는 책이다. 한 눈에 봐도 쉽지 않은 책인데 책의 두께마저 절망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선택의 순간에 읽자는 생각을 1년도 더 된 예전에 결정을 했지만 결정을 하는 것과 직접 들고 읽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 차일 피일 미루다 이번에 도서관에 40일 정도 여유로 대여가 가능하여 빌렸는데 책욕심에 다른 책들도 열심히 대여해서 보다 그만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 읽을 수 있는데까지 읽자는 생각으로 읽다 결국에는 19세기까지 읽었다. 본격적으로 금리가 제대로 금융이라는 꽃을 피우기 시작할 즈음전까지 읽었다.
'금리의 역사'는 고대부터 시작한 방대한 서사시(?)이다. 시대에 따라 이자율이 어떻게 변하고 금리라고 할 수 있지는 않을지라도 비슷한 제도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금융적인 거래를 했는지 알려주고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연체를 하거나 이에 따른 신용불량자가 되었을 때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하는 행동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돈을 주고 받고 이자를 주는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 알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문서기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데 문서라는 것이 거의 대부분 갖지 못한 자보다는 가진자의 입장과 가진자들의 기록을 근거로 하기때문에 100% 정확한 기록이라고 할 수 는 없다.
이를테면, 책에는 거의 대부분 금리와 이자부분에 있어 일반 국민들의 자세한 거래는 알 수 없지만 왕이나 교황이나 국가들이 남긴 법정 이자율이라는 것을 근거로 해서 예측을 하기도 하고 기록의 부족함으로 정확한 금리는 알 수 없지만이라는 이야기로 시작할 때가 있다. 그렇다해도 역사중에 딱 한 부분만 짤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몇 년이나 몇 십년도 아니고 몇 천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엄청나고도 크게 차이가 있지 않다면 이 책의 제목인 '금리의 역사'를 추적하고 알아보는 데 있어 큰 지장은 없다.
곡식의 씨앗을 빌려주고 추수한 후에 돌려 줄 때 빌려준 것에 근거하여 더 돌려받은 것이 최초의 이자라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에도 그런 개념으로 빌려주고 돌려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또한, 신용이라는 것을 근거로 빌려준다는 것을 잘 상상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오히려 더 신용으로 빌려 주었다. 이웃에 무엇인가 필요할 때 아무런 대가없이 빌려 주었다가 후에 받는 행위는 분명히 상대방의 신용만 보고 믿고 빌려 준 것이다. 이처럼 신용에 따른 대출(?)은 역사가 엄청 길다.
함무라비 법전이 생긴 후에 본격적인 역사탐구에 있어 제대로 된 이자에 대한 역사가 시작된다. 이런 걸 보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사소한 기록도 나중에는 다 역사가 된다. 이자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돈을 빌려 준 후에 얼마 이상 받으면 안된다는 기록을 통해 유추가 가능한 것이고 우리가 그리스 로마신화라는 표현을 하는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이자가 상당히 고이자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자라는 것이 국가나 은행이라는 개념의 단체를 통해 이뤄지기 보다는 거의 대부분 개인과 개인들이 물건을 주고 받거나 돈을 빌릴 때 생기는 벌금 형태가 강하다 보니 상당한 고이자였는데 그런 이유는 갚지 못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지금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 이자가 높다는 것이지 그 당시에는 이자가 높다는 생각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더구나, 이자를 갚지 못하면 노예가 되는 상황이니 이자가 높다 낮다의 관점보다는 갚을 수 있다 없다의 개념이 좀 더 강했으리라 본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라가 안정되고 부강할 때는 이자율이 낮고 흔들리고 한참 국가라는 개념으로 볼 때 건설중이면 이자율은 높다. 내가 살고 있는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고 이자나 저 이자로 빌릴 수 있는 시기가 달라진다. 어찌보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할 정도로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이자율이 변하니 부강한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한 이자는 기독교가 유럽을 대표하는 종교가 되면서 고리대금을 죄악시한다. 살아남기 위해 유대인들은 고리대금업으로 진출을 하여 지금까지 금융을 장악하지만 일반인들은 이런 유대인들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되는 역사가 되어버린다. 중세에 센서스라고 하여 토지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데 분명히 이것도 이자개념이지만 그 당시에는 합법적인 일로 평생 받을 수 있었다고 하니 지금의 연금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시대가 시대인지라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이 여유있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러다 종교개혁과 맞물리며 고리대금에 대한 개념도 갑론을박이 벌어져 결국에는 교리가 변화하게 된다. 중세시대에는 특별히 이자와 관련되어 기여(?)한 것은 거의 없다고 하는데 특이한 것은 이 당시에 템플기사단이나 성당기사단도 고리대금을 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십자가 전쟁에 참여한 존재로만 알았는데 고리대금까지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한편으로는 이들도 귀족들의 연합체이고 오합지졸을 넘어 각 성의 성주들을 연합해서 불른 명칭이라 생각할 때 일견 이상하지 않게도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며 지금의 베네치아나 앤드워프같은 곳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르네상스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상업이 발달하며 그에 따른 돈이 필요하니 서로간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며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이자를 받을 때 군주들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고이자라는 것이다. 얼핏보면 군주라면 신용도 믿을 만하고 군주들도 그처럼 많은 이자를 감수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군주들은 확실한 신분일지라도 위험 요소가 너무 큰 존재이다. 그 이유는 군주들은 고이자를 감수하고 돈을 빌리지만 여차하면 돈을 갚지 않아 버릴 수 있다. 심지어 돈을 빌려준 사람을 추방할 수도 있다. 그러니, 고이자로 돈을 빌려도 상관이 없다. 이런 이유로 군주들에게 고이자로 대출이 행해졌다는 사실이 상당히 흥미롭게 재미있다. 지금이나 그때나 권력을 가진 자들은 똑같이 행동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차라리 그때는 고이자였는데 지금은 반대로 저이자로 빌려주고 돈을 막 퍼주기까지 한다는 점이 다르지 않나 싶다.
18~19세기가 되면서 유럽과 미국이 국가라는 개념으로 탄생을 하며 지금과 같은 금융에 따른 이자들이 거래되기 시작한다. 여전히 지금과 같은 중앙은행이나 국가의 통제하에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금융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과 상업에 지대한 도움과 족쇄가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당시의 이자율을 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자율이 5~6%라면 지금 관점에서도 그다지 높다고까지는 할 수 없는데 이 당시가 그랬다. 특히, 뒤로 갈수록 각나라들의 이자율은 점점 내려가면서 2%대까지 갔다. 이자가 낮다는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돈을 마음놓고 빌려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이니 사회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돈을 빌려 무엇인가 하면서 산업이 발달하고 상업이 꽃을 피우면서 국가가 발전을 한다.
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저 이자가 재미없을지라도 돈을 빌려 무엇인가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없이 벤처정신으로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당시에 유럽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한다. 책에서는 각 나라마다 이자율의 변화에 대해 표로 보여주는데 어느 나라나 빠짐없이 동일하게 20세기로 갈수록 이자율이 낮아진다. 다만, 지금도 강대국이 더 이자율이 낮은 것처럼 당시에는 영국이 가장 낮은 이자율을 보여주는 국가였다. 이런 시기를 오랫동안 거쳤기 때문에 영국이 여전히 먹고 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융이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할 시기가 되는 토대인 20세기 직전에 읽는 것을 멈췄다. 후에 다시 빌려 20세기부터 읽을 생각이다. 읽다보니 고대부터 그리스 로마까지는 나름 신기하기도 하고 새로운 걸 읽을 수 있었는데 중세를 넘어 18~19세기부터는 더 많은 자료와 페이지에 걸쳐 알려주지만 크게 보면 이자율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이야기인데 반복되는 이야기로도 보인다. 20세기로 넘어가면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금융이 산업을 지배하는 이야기까지 나올 것이라 판단된다.
솔직히, 읽는데 있어 중세까지는 재미있었는데 18~19세기는 재미없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걸 읽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래도 읽으면서 몰랐던 몇 가지 지식도 알게되었으니 바로 이런 이유로 어렵지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싶다.
p.s: 반 정도만 읽어 리뷰가 좀 그렇지만 나중에 올리도록 하면 연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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