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 - 마음이 따스해지는 31가지 생일 이야기
소고 유카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람마다 기쁜 날이나 소중한 날을 떠올리라고 한다면 다들 각자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아주 잠시동안 행복한 침묵에 빠지게 될 것이다.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고 행복한 순간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너무 많아 즉시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사소한 것에도 감동을 하고 감사하는 삶을 산다고 해도 매사에 행복을 느끼면서 산다는 것은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자주 자주 망각하게 된다.

 

우리에게 기쁜 날이나 소중한 날을 떠 올리라고 했는데 딱히 당장 생각나는 것이 없다면 우리가 태어난 생일을 기억하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태어난 게 저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누군가에게 탄생은 축복이자 행복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 버린다. 아무리 못난 사람도 누군가의 자녀이다. 부모는 자신을 무조건적인 사랑을 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태어난 생일은 그 어떤 날보다 소중하고 기쁜 날이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부모님의 은혜지만 정작 생일 주인공은 나이다. 내가 태어나 우리 부모님들은 행복했고 기쁜 날이였고 지금도 나날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그들이 나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고로, 생일은 그 어떤 날보다 소중하고 축하해야 할 날이다.

 

생일을 축하하는 문화가 점점 정착되고 있다. 나 어릴 때 생일 축하는 그저 식구들끼리 축하한다는 이야기가 전부였지 생일 케익을 먹는다거나 친구들을 모아 생일 파티 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개념 자체가 없었다. 지금은 생일에는 부모가 축하해 주고 친구들이 축하해 주고 동료들이 축하해준다. 어쩌면, 회사를 다니는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싫어도 회사 동료들이 생일 축하를 해 준다는 거다. 인사과나 직속 상관을 통해 알려지고 그 날을 축하한다.

 

생일을 축하하고 케익을 자른다는 사실에 어딘지 계면쩍은 것이 사실이라 될 수 있는 한 생일을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지만 식구들의 생일에는 축하를 한다. 우리집 같은 경우에 생일을 맞이하면 부모님부터 손자,손녀까지 모여 - 한 달에 한번 몰아서 -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게다가 아직도 생일에는 부모님이 나에게 몇 만원의 용돈을 주신다. 절대로 거절하지 않고 고맙다고 받는다. 부모님 스스로 용돈을 줄 수 있는 능력자라는 의미를 내가 거절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에.

 

딱히 내 생일에 대한 대단한 기억은 없다. 맞다. 문듯 기억하는게 20대 초반에 친구녀석이 자기 애인이랑 - 나랑 셋이 같이 친했다 - 나를 불러내서 커피숍에서 생일선물을 해 준 기억과 친한 친구중에 나랑 생일 차이가 이틀이라 서로 문물교환이라면서 교환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생일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기쁜 날이다.

 

하지만, 생일이라는 것이 소중하지만 꼭 기쁜 날은 아니다. 누군가가 기억나는 생일이지만 아련한 추억이나 슬픈 감정을 자아낼 때도 있다. 미처 이야기 못한 감정을 생일에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용서를 구하고 용서가 가능한 유일한 날이 생일이 될 수 있다. 기쁜 날 슬픈 행동을 할 수는 없다. 이처럼 생일에는 뭔가 모르는 정서가 서로간에 흐르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밴드의 보컬로 공연 말미에 생일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했는데 그 중에 31가지를 추려 발표한 작품이다. 책 표지에서 풍기는 따뜻하고 정감있는 느낌처럼 누구나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한 차를 음미하며 소근 소근 담소하며 '그랬구나'하고 맞장구를 치며 읽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글은 '그래? 괜찮아? 이제는 괜찮을꺼야!'하면서 등을 두들겨 주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미처 전하지 못한 감정에 안타까움이 더해져 어딘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감정이 일어났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그 사랑이 느껴져 더욱 안타까움을 동반한 사랑이 느껴지는 듯 했다.

 

책의 내용도 좋았지만 책 내용과 어울리는 그림과 이미지들이 읽으며 내용에 동화되고 저절로 머리속에 상상이 되며 그림이 그려져 슬며시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하고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다시는 못 느낄 사랑이지만 남은 사람은 그 사랑을 평생 간직하며 살아가겠구나라는 애잔함을 느끼게 된다.

 

슬픈 일이 생기고 짜증나는 일이 생기고 화를 내고 싶을 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속시원히 풀어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먹먹하게 막혀있을 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을 읽으면 아마도 읽는 동안 알 수 없는 체증이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조금씩 사라지고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나 혼자라고 생각되고 세상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은 결코 나 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주고 세상이 내 맘대로 안 되는 것 같아도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전부는 아니라도 나라는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진실을 알려줄 것이라 보인다.

 

우리들은 소중한 날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공평하게 어떤 사람에게도 1년에 한 번은 어김없이 소중한 날이 온다. 스스로 소중하다고 느끼지 못해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날이 되는 거다. 지금까지 생일을 조금은 시큰둥하게 보냈는데 책을 읽으니 올 해부터는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축하하고 축하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나는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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