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의 예언 1 루나의 예언 1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강만원 옮김 / 창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내용도 모르지만 가끔은 책 제목과 표지에서 풍겨나오는 이미지와 광고문구에 끌릴 때가 있다. 아마도 그건 내 의식과 무의식과 관계된 어떤 것을 자극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 '루나의 예언'은 그런 책이다. 내용은 몰라도 어떤 느낌이고 내용인지 대략 유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다 광고도 '다빈치 코드'를 언급하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흔히 초판 발행은 저자의 인지도를 가늠하는 잣대라고 할 수 있는데 '루나의 예언'은 초판을 무려 5만부나 발행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시장의 크기는 존재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 정도의 초판 발행이라면 흔히 말하는 '믿고 쓰는 000'처럼 믿고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책이든 호불호는 존재하기 마련이니 그 점은 논외로 치고.

 

사람은 첫 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다빈치 코드'를 언급한 점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여하튼 음모론이나 중세시대와 연관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정말로 아예 중세의 이야기인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어딘지 음모론을 읽으려면 중세에 벌어진 일들이 현재에 까지 영향력을 미처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개되어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진지하게 만들어 준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예상을 충족한다. 마녀가 나오고 마녀를 처단하려고 하고 우연히 한 사람(주인공)이 발견되어 그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살인이 벌어진다. 중세와 마녀라면 마법이 펼쳐지고 신비한 체험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려니 하는 순간 저자는 시치미 뚝떼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전개를 해 버린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long long age'로 시작해서 자신이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운명적인 만남부터 새롭게 도입부로 시작한다. 그런데, 정작 읽으려니 점점 실망스러웠다. 기대했던 마법이니 음모론이니 중세기사단이니 하는 것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종교혁명이 벌어진 이후의 시대에 살아간 한 개인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재미가 시작된다. 내가 기대했던 내용들은 살짝 살짝 언급이 되지만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으면서 진행이 되지만 어딘지 모르게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나 둘 씩 주인공이 겪는다. 귀인을 만나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비밀스러운 문서를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저자의 전작들이 종교와 관련되어 있는 책이라 그런지 소설 내용에는 기독교(카톨릭)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설명하고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이 향후에 나아가야 할 길에 있어서 중요한 질문이자 탐구로 봐야 할 듯 했다. 읽을 당시에는 조금은 뜬금없을 수 있지만 내용이 전개되면서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 하나씩 자신의 인생과 연결이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내용이 꽤 철학적이고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소설은 말한다. 단순히 음모론이나 중세 기사단과 같은 이야기만을 예상하고 읽는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진중하고 천천히 한 걸음씩 오히려 더 거대한 음모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종교에 귀의하여 살고자 했던 주인공이 마지막에 그토록 믿어 의심치 않았던 존재에 대해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문구와 더불어 루나의 예언1권에 끝난다.

 

여전히 많은 것들이 물음인 상태에서 단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존재 이유에 대해서까지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오면서 소설이 끝이 나니 2권부터는 본격적으로 활약도(?)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더구나, 주인공은 철학과 무예와 종교, 예술등 다방면으로 뛰어난 스승밑에 가르침을 받아 -이렇게 쓰고 보니 무협지같은 - 어느 누구와도 부족할 것이 없는 인물이다. 다만, 1권에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다니는 여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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