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이야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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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에 대한 이야기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한다. 오비디우스에 대해 조사할 때 그가 아우구스투스에게 추방명령을 받은 것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하는데 변신이야기의 번역자인 이윤기씨에 의하면 오비디우스가 아우구스투스의 딸인 율리아와 놀아난 이유로 추방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여자들이 여러 남정네와 노는 것이 꽤 흔한 일이였던 듯 하다. 그런 사회풍속을 없애기 위해 아우구스투스가 결혼과 출산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는데도 오비디우스가 율리아와 놀아난 결과라는 하는데 위키디아에서는 정확하지는 않다고 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물음표로 남겨 놓는 것이 정확할 듯 하다.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라고 하는 메타포로시스뿐만 아니라 '사랑의 기술'이라는 제목만 봐도 어딘지 모르게 상당히 통속적일 듯 한 책을 냈는데 당시 아우구스투스가 통치를 하기 위해 금지하고 있던 사랑에 대해 '사랑의 기술'을 통해 널리 전파하고 사람들에을 들뜨게 만든 책임까지 가중되어 더욱 미움을 사게 된 듯 하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우리나라에 꽤 많은 판본으로 번역이 되었다. 어느덧 교본 비슷하게 자리 잡은 민음사의 변신이야기도 보급판으로 최초 번역된 것은 1998년 8월이였고 같은 번역자인 이윤기씨가 평단문화사에서 동서문화시리즈로 '둔갑이야기를 내기도 했고 다른 번역자들에 의해 나오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번역되어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을 한 번 읽어야 한다는 뜻이 될 수 있다.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책이 사람들에게 여전히 읽히고 있다는 것은 '변신이야기'에서 우리에게 전달하는 무엇인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워낙 다양한 내용이 방대하게 담겨져 있어 꼭 꼬집어 이것이라 표현할 수는 없어도 읽는 사람마다 다가오는 것이 있다는 것이 바로 고전을 읽는 이유가 될 것이다.

 

'변신 이야기'는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나라의 '용비어천가'와 같은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신화라고 이야기하는 신들과 여러 신화에 대해 이야기하다 이야기 막바지에 이르러 드디어 그 본색을 들어낸다. 바로 로마의 건국초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런 후에 책의 집필 목적중에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아우구스투스찬가를 한다. 아우구스투스 찬가를 하기 위해서 카이사르를 신으로 승격시키고 그의 아들인 아우구스투스는 우리가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신과 동격으로 만든다.

 

카이사르같은 경우에 꽤 분량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정작 아주 잠시 스쳐지나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대한 아우구스투스의 아버지로 많은 것을 이뤄놓고 신이 되셨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 아들인 아우구스투스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많이 한다. 이 책이 오비디우스가 추방을 당한 후에 저술했다고 하니 다시 로마로 가기 위한 한편으로는 아우구스투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저술한 책이 이렇게 역사의 한 펭지를 장식하는 위대한 책이 되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변신 이야기'가 없었으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수 많은 르네상스시대의 위대한 작품들은 빛을 보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그리스 로마신화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변신 이야기'만큼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준 작품은 없다는 걸 볼 때 '변신 이야기'는 인류역사에게 많은 은혜를 끼친 작품이다.

 

 

 

'변신 이야기'1편에서 천지창조부터 시작해서 여러 신들이 나와 풍성한 이야기꺼리를 제공하고 인간들과 신들이 서서히 공존하며 신들이 인간에게 온갖 짓거리(??)들을 하며 인간의 머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들에 대해 설명을 했다면 2편에서는 신들은 하나씩 하나씩 무대에서 뒷편으로 사라진다.

 

또한, 1편에서 나온 신들중에 대다수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신들중에서도 나름 유명하고 이름있는 신들이 주로 등장하는 걸 보면 인기라는 것이 있으면 여러모로 좋은 듯 하다. 특히나 2편에서 두드러진 것은 누군가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는 거다. 여럿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한 명 정도 입담이 좋은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사람이 바로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신화에 대해 알려주는 형식이다.

 

내가 들었는데 하면서 시작하거나 내 가족이나 친척이나 지인의 이야기인데 하면서 이야기를 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결코 뻥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을 상당히 강조한다. 관계된 사람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데 누가 토를 달며 의심을 하고 정말인가라고 물어본 것이란 말인가? 더구나, 이토록 재미나게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데 말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우리가 신화라는 생각으로 듣지만 정작 신과 인간이 공존할 때 인간이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신이 들어주는 장면들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동화쪽으로 가깝게 각색되어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것을 '변신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다.

당나귀 내용이나 만지는 것은 금이되게 한 왕의 이야기들은 동화로 들은 것들이지만 변신이야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특정 나라라고 할 수 없는 지역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도시이름이 나오면서 점점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 하나 둘씩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습으로 변신해 간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스 로마신들이 워낙 난봉꾼에 감정 과잉에 넘치고 주체 할 수 없는 감정이 풍부해 그런지 변신이야기들에 나온 인간들도 그에 못지 않다. 딸이 아빠를 사랑하고 오빠를 사랑하여 지금의 도덕관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 하지만, 그 당시에 인간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 배신이나 사랑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극단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후회하고 끓어대는 감정이 폭발하여 우리들이 보는 나무로 된 인간들도 참 많다. 무척 정적이고 움직임없이 늘 한 자리에 있는 나무들이 그토록 열정적이고 충동적이였다는 것을 보면 역설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국가와 민족들에게는 그들만의 고유한 신화들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나라나 민족들의 신화들은 비슷한 모습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그리스 로마신화만이 이토록 오래도록 살아남아 전 세계에 퍼져 있고 단순히 한 국가나 민족에서만 유통되는 신화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승자들의 역사가 전달되어 내려진 과정에서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중세 기독교가 창궐했을 때 그리스 로마신화는 완전히 소멸했어야 했을테니 말이다. 거의 사멸했지만 '변신 이야기'와 같은 책이 살아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찬란하게 그 빛을 발하게 된 것이라 본다. 인간들이 지금과 같은 역사와 발전을 거듭하며 많은 것을 얻게 되었지만 그런 것들의 상당수가 지금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만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기발한 내용들을 탄생시킨 것에 있다.

 

이렇게 볼 때 '변신이야기'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인류에게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것을 준 작품이다. 변신 이야기를 통해 르네상스 시대에 수 많은 작가들이 영감을 얻어 시대를 변화시켰고 르네상스 시대의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시 그 후대가 새로운 영감을 얻어 인류 역사를 발전시켰다는 관점으로 볼 때 우리는 '변신 이야기'에 많은 은혜를 받은 것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변신이야기1편의 이야기는 http://blog.naver.com/ljb1202/17266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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