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12년 대선에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출마를 했으면 했다. 유시민처럼 호불호가 강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나는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데 무엇보다 이번에 출마를 했으면 했던 것은 전적으로 관찰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여러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의 상황이 전개되었고 예상치 못한 사람이 등장하였고 현재 전개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닥(??) 재미는 없다.

 

정치인으로써의 유시민은 늘 화제를 몰고 다니지만 저자로써의 유시민은 상당히 읽을만한 책을 선사한다. 그가 이전에 쓴 '부자의 경제학,빈민의 경제학'과 같은 책은 좌나 우로 따지지 말고 읽으면 상당히 좋은 책이다. 경제학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을 때 자세한 역사와 경제학자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개략적인 경제의 역사를 알게 해 준다.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이 젊은 시절에 - 20대라고 봐야 할 듯 - 읽은 책들 중에 몇 권을 다시 서재에서 꺼내 읽고 그 감상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책이다. 어떻게 보면 유시민 정도 되는 사람들이니 가능한 책이지 싶기도 하다. 도대체, 저 사람은 젊을 때 어떤 책을 읽었기에 지금의 유시민이 되었나하는 궁금증이 사람들에게 있을테니 말이다.

 

읽을까 말까를 예전부터 괜히 도서관에서 고민하다 이번에 서평관련 책들을 집어 들면서 같이 고르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서평이라고 하기에는 좀 다른 분야이다. 물론, 서평이라는 것이 서평을 쓴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새로운 과정이지만.

 

소개되는 책들이 쉽게 근접해서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아니다. 심심할 때 책이나 읽어볼까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차분히 집중을 하면서 읽지 않으면 글자만 읽는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알게 해주는 책들이다.

 

그런데, 유시민이 소개하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는 술술 잘 읽힌다. 책 자체는 분명히 어려운 내용이라 생각되는데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로 들려 주는 내용은 머리에 잘 들어온다. 아마도 유시민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알고 있기에 그가 하는 이야기가 저절로 수긍되고 집중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친한 친구가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처럼.

 

책 소개를 하는데 있어 손에 집히는데로 했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본인은 의식을 안 하고 했을 수 있어도 우리에게 소개하는 책의 순서가 본인에게 무의식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을까 한다. '죄와 벌'에서 시작하여 '역사란 무엇인가'까지 진행되면서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논리정연하게 기승전결에 맞춰 이야기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빌미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지만 결코 천박하지도 강요하지도 않는다. 선거철이 되면 펴 내는 정치인들의 책과는 차원에 다르다. 또한, 책에서 소개하고 서술하고 말하는 감상과 논조에 대해 나는 특별히 꼬까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동조하고 수긍하는 측면이 강했다.

 

'청춘의 독서'라는 표현처럼 이 책은 기성세대에게는 별로 재미없을 책일 수 도 있다. 기성세대라는 표현에는 익숙하고 닳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맹자에 대해 소개하며 말한 보수주의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정한 보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데 격하게 동의한다. 제대로 된 보수가 없는 우리 사회에서는 더더욱.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제대로 된 보수가 없어 우리나라가 이렇게 더 정치적으로 이데올로기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현재를 알려면 그가 과거에 살았던 장소와 만났던 사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좀 똑똑하다 싶으면 그가 읽었던 책은 필수이고. 누군가의 미래를 알고 싶으면 추가적으로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유시민이 갖고 있는 생각과 향후에도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책이 '청춘의 독서'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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