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인문학 - 머니 게임의 시대, 부富의 근원을 되묻는다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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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련된 책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 그것도 전 지구적으로. 지폐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책이 있고 돈의 변천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도 있고 돈에 대해 알아보는 책은 하나같이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꽤 이상하다. 돈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정작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돈에 대한 책을 출판하거나 읽는 사람들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까? 돈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고 무엇을 알고 싶은 것일까? 그걸 알게되면 어떤 변화를 얻게 되는 것일까? 돈 벌려고 돈에 대한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면 무엇때문에 돈에 대한 책을 읽으려고 하는 걸까? 돈을 더 많이 버는데 혹시나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에서 일까?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은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 그런지 인문학과 관련되어 있는 책이 많다. 이 책처럼 '돈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갖지 않더라도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은 결국엔 철학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고 돈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는 돈으로 인해 어떤 변화를 겪었고 우리를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근본적인 질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나란 누군인가라는 질문처럼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결국에 나는 누군인가를 묻는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나는 누구인지를 알기에 현대 사회는 자본에 거의 완전히 굴복하고 말았다. 내가 나를 지키고 싶어도 돈 앞에서는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돈에 대한 질문은 나에 대한 질문이 될 수 있다.

 

'돈의 인문학'은 돈에 대한 다양한 사고를 한다. 다만, 좀 더 돈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이야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돈과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너무 많은 부분을 다룬다. 그야 저자의 마음이지만 사실 그와 같은 책들이 제법 있다. 돈에 대해서 인문학적으로 풀어보자면 좀 더 깊게 인문학적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책들도 돈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 우리나라보다는 외국 책이 좀 많다. 그렇다고 하면 아무리 지식이 비슷하다고 해도 태어난 나라의 문화와 경험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 볼 때 한국적인 돈의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듣고 싶은 욕심이 이 책을 통해 읽지 않았나 한다.

 

그런 작은 욕심을 제거 한다면 충분히 돈에 대한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돈에 대해 인문학으로 푸는 책들이 거의 한결같이 부정적으로 흐르는 점은 아쉽다.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오히려 쉽지 않은 분야로 보이지만 그래도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양 쪽의 면을 보여주었으면 했다.

 

돈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풀게 되면 꼭 돈을 넘어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우리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와 우리들이 돈을 바라보는 면이 어떠한 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저절로 부정적으로 흘러 가는 듯 보이기도 하다. 내가 써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돈의 인문학이라고 하지만 다른 여타의 책에서도 많인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래도, 인문학으로 풀어낸다고 잘난척하지 않고 아는 척 하지 않으면서 설명하는 것은 좋았다. 미사여구와 어려운 용어들로 풀어냈다면 읽으면서 질릴 수 있지만 쉽게 알아 들을 수 있게 하나씩 설명하며 돈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들에게 미친 영향들에 알려준다.

 

'돈의 인문학'은 돈에 대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고 돈없으면 살지 못하고 한 푼의 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노력하고 돈신주의가 만연하고 있지만 정작 돈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고 알아 본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딱히 어렵지 않게 이야기하는 '돈의 인문학'을 통해 돈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이 책과 함께 갖는 것도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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