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사장 분투기 - 개정판, 자영업으로 보는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
강도현 지음 / 북인더갭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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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창업 열풍이 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엄청난 사람들이 창업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창업정신은 좋은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정신으로 임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봐도 될 것이다만 현실은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가계 대출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가계 대출이 문제가 아니라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출이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무엇을 하든 최소한 먹고 살아야 할 생활비가 필요하고 창업을 하여 사업을 할 때도 기본적인 고정비용은 무조건 지출을 해야 하니 수입이 충분치 않아 대출을 받아 근근히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대해 구조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지 너무 쉽게 준비없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의 책임으로 물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 모든 문제의 정답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것이지 인간 사회에서 정답은 없고 최대한 합의를 통해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이해득실이 걸린 인간들에게 가장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너무 준비없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하건 명예퇴직등을 통해 은퇴한 사람이나 나이가 들어 남 밑에서 일하기보다는 나도 사장으로 내 일을 하고 싶다는 호승심 비슷하게 창업을 시작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문제점이 준비과정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우리가 회사에 입사를 하더라도 신입이라고 하여 한동안 특별한 일없이 지켜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회사에서 오리엔테이션같은 것을 통해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고 회사에 적응하고 서서히 고참으로부터 배우면서 회사의 일꾼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무시한다. 대부분 나이도 있고 경험도 있다는 적지않게 오만한 생각으로 타당성 분석도 하지 않고 자신의 성격등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창업하기 쉽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해서 하려한다. 이것이 바로 창업을 통해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창업세계의 현실이다. 실패 사례도 많지만 성공사례를 보며 나만은 다르다는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은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오류가 이런데에서 나온다.

 

회사에 퇴직하고 하루라도 빨리 생활비를 벌어야겠다는 조급함에 벗어나서 갖고 있는 돈을 좀 쓰게 되더라도 1년 정도는 충분하게 사전조사와 답사와 타당성 분석을 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서 창업을 해야만 그나마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보는데 당장 눈 앞에 갖고 있는 목돈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렇게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 외에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 이 책은 이야기를 한다. 임대료와 권리금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터무니 없이 비싼 임대료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법적으로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권리금에 대한 문제점을 말한다. 그 외에 자영업자라고 불리우는 영세업자들의 터전까지 대기업에서 뛰어 들어 자본의 논리로 이익유무와 상관없이 동네골목까지 들어오는 행태에 대해 설명해 준다.

 

저자가 잘 나가는 기업의 높은 연봉을 받다 창업을 하며 고군분투를 하여 결국 성공보다는 실패를 한 끝에 자신에 대한 냉철한 반성을 하며 어떻게 해서 실패했는지를 본인의 경험을 통해 개인적인 사람들의 문제점과 단순하게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아 본다.

 

당연히 사람마다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르고 경험한 것이 다르기에 이 책에 나온 사실과 주장에 대해 반론을 할 수 있지만 대체적인 큰 줄거리에는 다들 동의할 것이라 본다. 저자가 카페를 운영하여 책에 나온 내용이 대부분 카페창업과 관련된 내용이 많지만 최근 가장 뜨겁고 관심이 폭발하는 업종이 카페이다 보니 더욱 피부에 와 닿지 않을까 한다.

 

이 책에서는 임대료와 권리금에 관련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이라는 책에 제시된 이론을 제시한다. 국가가 만든 인프라를 건물주인이 그 인프라 위에 아무런 노력없이 이익을 누리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적절한 이익환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용 자체는 일견 맞다는 느낌도 들지만 실현가능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이익을 내려놔야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다. 내가 건물주라면 과연 그런 정책에 찬성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당연히 이렇게 다양한 의견 제시를 통해 치열한 논리를 거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외에 책에서는 창업으로 실패 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창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서 보여준다. 열심히 노력하고 일을 하지만 겨우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정도의 금액 밖에 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협동조합과 같이 최근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제도(??)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우리나라가 많은 부분을 일본과 미국에서 차용했다고 하는데 자본주의 같은 경우 미국에서 그대로 들여왔기에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개인의 영역에 머문다고 하지만 미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패 후의 구조적인 해결방향으로 보인다. 미국은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제공하지만 우리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으로 끝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대부분 한 번 망해 본 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 망했는지 알기 때문에 다시 한다면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다. 이런 훌륭한 경험을 그냥 사장시켜 버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재앙이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비스업으로 창업을 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라 보이는데 그만큼 국가에서 다양한 분야에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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