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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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라는 말을 그대로 직역하면 머리를 사냥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끔찍한 단어가 실 생활에서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주는 전문인을 지칭한다. 상당히 고상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인을 뜻하는데 어떤 이유로 헤드헌터라는 뜻이 고상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들었다.

 

'헤드 헌터'는 이 책에서 이중의 의미로 읽힌다. 책의 주인공이 실제로 헤드헌터이다. 그것도 업계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헤드헌터로 적재 적소에 기업이 원하는 인물을 찾아 그들의 요구조건을 충족시켜 줄 뿐만 아니라 직업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려주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 뿐만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다른 소리 못할 정도로 미인 - 그것도 몸매와 미모와 지식까지 갖춘 - 을 부인으로 두고 있다. 유일한 약점이라면 키가 좀 작다는 것인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에서 작은 키라는 정도이다. 아울러 멋진 집과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아내의 불만을 채우기 위한 노력은 상당하게 많은 돈을 필요로 하기에 이를 위해 부업으로 미술품 절도를 한다는 정도가 특이한 점이다. 

 

누구나 다 이해하고 있는 헤드 헌터라는 의미에서 뜻하지 않게 하나의 의미가 더 쓰이게 되는데 그건 바로 직역의 의미인 사람의 머리를 사냥한다는 뜻으로 즉 암살자라고 할 수 있다. 책 주인공을 통해 실현하려는 한 기업의 수장이 벌이는 거대한 음모가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음모에 휘말리고 닥치는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차없이 죽음을 선사하는 젠틀맨으로 분한 암살자가 서로 쫓고 쫓기는 단순한 플롯에서 시작하여 그 이유는 아내하고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치밀한 각본에 의해 전개되는 것을 알고 반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헤드 헌터라는 직업답게 냉철히 현 상황을 인식하고 역으로 함정을 파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는 그런 류의 영화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데 예전 B급영화나 컬트영화라고 하여 일부 층에서만 열광적인 호응을 얻은 적이 있는데 그런 내용을 보는 듯 했다. 물론, B급 영화들이나 컬트영화들은 특별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어딘지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나지만 그래도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나 한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 맛 때문에 보았다면 '헤드헌터'는 상당히 치밀하게 잘 짜여진 내용이다.

 

그런데도 B급 영화나 컬트같은 느낌이 난 이유는 엄청나게 하드하고 중간까지 음모가 밝혀지기 전까지 도대체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헉'할 정도로 하드한 장면들이 많아서 그런 느낌이 물씬 풍겼다.

 

'헤드 헌터'는 한 여름에 이 더위를 잊기 좋은 추리, 스릴러와 같은 장르소설중에 어떤 소설을 고를 것인가하고 고민이 될 때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한다. 무협지를 읽을 때 술술 읽히는 것처럼 '헤드헌터'도 부피는 꽤 되지만 책 페이지를 막 넘기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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