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의 탐닉 - 김혜리가 만난 크리에이티브 리더 22인 김혜리가 만난 사람 2
김혜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인터뷰 읽는 것을 좋아한다. 신문보다 잡지가 보다 인터뷰 내용을 상세하게 읽을 수 있어 좋고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편집을 배제하고 거의 전문에 가까운 인터뷰 내용을 읽을 수 있는 곳들이 있어서 그런 인터뷰 내용은 더욱 좋아한다.

 

인터뷰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 인터뷰를 당하는 사람들이 인터뷰라는 것을 처음 접하는 생소한 경험이 아니라 이미 많은 곳에서 인터뷰를 해 본 경험들이 많이 있어 어지간한 질문에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할만큼 정형화된 답변을 갖고 있다. 그런 의례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인터뷰를 하는 것도 아니겠지만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읽고자 인터뷰를 보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상대방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느냐의 여부와 그 사람과 얼마나 유대관계를 인터뷰하면서 맺으며 원하는 내용을 뽑아 낼 수 있느냐는 능력이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즐거움이다.

 

뻔하고 예의바른 답변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다. 최소한 인터뷰를 당할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일반 개인보다는 무엇인가 하나라도 더 갖고 있다는 뜻이고 사회에 대해, 역사에 대해, 세계에 대해, 그도 아니면 자신에 속한 분야나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자신만의 고유한 사고를 갖고 있을 것이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다.

 

책에 나온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연예계에 속한 사람들이지만 꽤 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도 있고 그 분야에 속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대해서 알게 되면서 나와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면서 얻게 되는 것이 있다. 

 

책의 저자는 김혜리라는 분인데 본인의 이름을 걸고 인터뷰 내용을 엮어 책으로 낼 만한 분이라고 느꼈다. 인터뷰 자체로 보면 똑같은 질문과 답변에 반복일 수 있지만 상대방에 따라 내용의 무거움과 가벼움이 교차하고 어려운 질문과 가벼운 질문을 자유롭게 오고간다. 특히, 연예계 쪽 사람들이 아닌 경우에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였다. 그만큼 많은 공부를 했겠구나하는 심정이 들었다.

 

질문을 읽다보면 저자가 인터뷰 대상자를 하루 이틀 공부하고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꽤 오래전부터 저 사람을 인터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준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에 나온 인터뷰 내용은 길면 4년 전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 어떤 내용은 유효기간이 끝난 경우도 있지만 인터뷰 후에 이 사람이 걸어온 길을 자세히는 몰라도 피상적으로라도 알고 있는 -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피할 수 없는 노출로 인해 - 내용을 유추하여 이해가 될 수 있었다.

 

지금 행하고 있는 일들을 이 당시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며 '이런 이유로 현재 이런 행동을 하고 있구나'라는 조금은 위험할 수 있는 예측말이다. 가끔은 일반인들도 이런 인터뷰를 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물론, 일반인들은 자신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기에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어떤 주제를 갖고 토론을 하는 것이 좀더 어울릴 수 있겠지만 말이다.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하는 시간만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없을 듯 하다. 전제 조건으로 만나는 상대방이 열린 마음으로 나에 대해 따스한 마음을 견지하며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사람들은 오래 걸린다. 상대방에 대해 벽을 쉽게 치울 수 없기 때문인데 이 책은 그런 벽을 꽤 쉽게 허물고 서로 대화를 한다는 느낌이다. 그 점이 김혜리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 보이고 덕분에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도 그 대화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궁금한 점을 물어 볼 수는 없지만.

 

가끔은 질문이 툭,,툭,, 끊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곳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상대방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알게 해 주고 상대방의 속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였다. 스스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하는 질문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괜히 나도 한 번 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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