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녀자 - 나 만큼 우리를 사랑한 멋진 여자들의 따뜻한 인생 이야기 17
고미숙 외 지음, 우석훈 해제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배운 녀자'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여자를 배운 여자와 배우지 않은 여자로 나눈다는 이야기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이 책에 실린 여자들은 남들보다 더 배운 여자라는 개념일텐데 배우지 못한 여자들은 아예 이런 자리조차 마련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말인가하는 의문도 들고 말이다.

 

그렇다고 책 자체의 내용이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특별히 핵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 책의 제목인 '배운 녀자'는 한참 광우병 파동이 일어날 때 서울 광장으로 나온 아주 평범한 여성들 - 그 중에서도 꼭 꼬집어 이야기하라면 아이들의 아줌마 - 을 주목하여 우리 사회에서 활발히 자신의 역할을 해 내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배운 녀자'라고 하면 어딘지 페미니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한참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진행 된 적이 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데도 여성들이 영화에서 주체적으로 보이는 영화를 그런 관점에서 보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꽤 사회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일부 분들은 성평등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버지로부터 받는 성을 반대하고 부모 모두에게서 성을 함께 쓰는 운동을 전개했다. 개인적으로 전통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고 타파해야 할 구습으로 여긴 듯 했다. 전통이라는 것은 될 수 있는 한 지키고 가꾸어야 할 것이지만 전통일 그렇다고 절대 선도 아니기에 당대에 전통이 후대에는 구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라 여기지 않는 것이고 그 후에 여러 반대나 제안등을 거치고도 살아 남은 것이라면 전통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이유인지 지금은 대부분 아버지의 성을 쓰고 있다.

 

'배운 녀자'라는 제목으로 인해 조금은 생각의 확장을 하게 되었는데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도 있고, 해당 분야의 사람들에게만 유명한 사람들도 있고, 해당 지역의 사람들에게만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한결같이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사회를 발전시키고 사회구성원들의 협력(??)에 도움을 주고 있는 분들이다.

 

각자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해 주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해 주고 마지막에 10개의 설문에 답을 하는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여성이라는 점에 대한 질문에 한결같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를 하고 남성이 되고 싶다는 하는 분들도 여성을 돕기 위해 남성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책에 나온 많은 분들중에 가장 부러웠던 것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오로지 공부만을 하여 어느 순간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분이다. 고전을 열심히 공부하고 또 공부하여 결국에는 그것만으로도 책과 강의로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아마도 풍족한 삶을 아닐테고 - 사회 구성원들의 시선으로 볼 때 - 개인이 만족하는 정도의 생활과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 한다.

 

책에 소개된 사람들을 여성이라는 틀이라고 하면 틀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임에 던져놓고 이야기를 풀어 놓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결같이 여성이다 남성이다라는 성 구분과는 상관없이 이 사회에서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구분을 꼭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고 이 책을 펴내 이유가 광우병 소동에 나온 여성들을 주목하여 그들은 어떤 여성인가에 대해 말하기 위한 책이라 필요해 보이기는 한데, 그렇다면 차라리 정말 그 현장에 나왔던 분들을 대상으로 추린후에 한 명씩 인터뷰를 통해 그 분에 대해 알아보고 그 분들의 현재 하는 일과 살면서 중요했던 사건이나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사고나 책이나 기타등등과 이 책처럼 지금 현재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그 분들의 생각을 책에 실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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