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 2010년 전면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부터 쓰는 리뷰는 아무것도 모르고 갈팡 질팡, 우왕좌왕, 중언부언하는 이야기로 가득찰 요소가 다분하며 쓰고 있는 나 자신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헛소리를 작열할 가능성이 아주 많다. 어쩌면, 도대체 인관성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두서없는 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모르는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책을 읽었지만 스스로 납득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엇을 읽었고 무엇이 머리속에 남아있는지 조차 의심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일부는 머리에 들어오고 일부는 머리에 들어오지 못하고 일부는 들어오자 마자 나가고 일부는 잠시동안 머리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라지고 일부는 내 자신의 일부가 되기도 하는데 이 책을 다 읽은 현재 어떠한 상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어떤 충격을 받거나 대단한 발견을 했거나 머리에 망치로 때리는 것과 같은 깨달음을 발견하지도 못했고 그저 책 한권을 읽었다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어디가서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을 읽었다고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외칠 수 있는 정도.. 딱 거기까지가 내가 이 책을 사람들에게 읽었다고 할 수 있는 적당한 선이 아닐까 싶다.

 

워렌 버핏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가 예전에 - 아마도 그 글을 읽은 것이 5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과 복잡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 관심있게 눈여겨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더더욱 책을 읽지 못하고 생각만 하다 올 해는 무조건 읽을 것이라는 마음을 먹고 읽게 되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으로 유명해졌지만 최근에는 기독교와 대척관계로 더 유명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되고 있다. 물론, 이 사람의 책이 어떤 것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지 읽은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허여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책을 읽지 않은 관계로 이야기 할 수 없다. 읽지도 않은 책을 그저 광고문구나 잠시 서점에서 들춰봤다는 이유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중화를 위해 집필된 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대중이 아닌듯 싶다. 뭐 이리 어렵고 이해가 안되고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지 이 책을 읽는데 일주일도 넘게 걸렸다. 아예 작정을 하고 공원에 가서 몇 시간씩 읽기까지 하면서 책을 읽었지만 여전히 이 책에 대한 이해는 전무하다.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뿌듯함정도가 남았다고 해야할까싶다.

 

우선, 내가 진화론에 대해 친숙하지도 않고 문외한이다 보니 용어가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개념과 주장을 읽는 것도 벅찬데 전문적인 부분까지 들어가 서술되다 보니 더더욱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자가 논문을 쓴 것과 같이 자신들의 말로만 어렵게 쓴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며 그에 맞춰 설명을 해 주다 보니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책을 읽은 감상내지 느낌에 대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망막하다. 너무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그런 부분을 하나씩 다 내가 감히 쓰기도 힘들고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보니 말이다.

 

인류는 점점 인류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연구와 탐구를 통해 근본적인 질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간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그 메카니즘과 비밀에 대해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 그런 비밀들이 밝혀질수록 더욱 철학적으로 변한다고 보인다. 순수하게 과학적으로 들어가기에는 막히는 부분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기계적인 생각만으로는 밝힐 수 없다보니 근원적인 사색을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이 책도 단순하게 진화론과 관계된 과학적인 이야기로만 서술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패턴뿐만 아니라 인간과 관계된 모든 사물에 대해 접목하여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인간이라는 표현보다는 '생존기계'라는 표현으로 논리의 오류나 오해를 막고자 할 정도이다. 인간만이 유일한 지구의 생존자는 아니고 각 개체도 각자 자신의 역할에 맞는 행동을 할 뿐만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개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알아내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에게도 접목한다.

 

이런 부분에서 찰리 멍거가 이 책에 대해 인상깊게 본 것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이 책이 나온지 벌써 30년이 넘었으니 훨씬 예전에 봤을 것이라고 판단되는데 이 책에는 지금 한참 휩쓸고 있는 행동경제학과 복잡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심리학이나 경제학책보다 더 자세하고 다양한 실험에 대해 서술한다.

 

이론적으로는 이타적인 행동이 가장 좋은 결과를 맞이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실이다. 단 한명이라도 이익을 보는 놈이 나온다면 그쪽으로 다들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다들 이기적인 행동을 하다보면 결국에는 파국을 맞게 된다. 그리하여 현실세계에는 당하면 갚는 개체가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한 두번 정도는 당해주지만 일정 이상이 되면 똑같이 복수를 하여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고 그런 복수가 쌓이면 저절로 사회적인 합의내지 암묵적인 규율이 생기게 된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법이라는 제도가 탄생한 것이라 본다.

 

이것은 매파와 비둘기파로 대변되는 이야기에도 적용된다. 매파는 무조건 상대방을 쳐서 싸워 이긴다. 비둘기파는 굳이 싸우지 않고 관망을 한다. 당연히 매파와 비둘기파가 싸우면 매파가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매파와 매파가 싸우면 그 싸움에는 처절한 고통만이 남게 된다. 승자도 승자라고 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비둘기파와 비둘기파는 서로 으르릉거리기만 할 뿐 실제로 싸움까지는 가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매파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조건 싸울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비둘기파와 아주 극소수의 매파가 살아남게 된다. 이 매파들은 아마도 비둘기파를 거느리고 조절하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바로 매파와 비둘기파가 살아남는 생존의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비둘기파에게는 좀 억울하겠지만 비둘기파도 그것이 다른 개체와의 싸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아닐까한다. 책에서는 이런 내용가지 확장해서 나오지는 않은 듯 한데 쓰다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유전적으로 부모와 나와의 관계는 정확하게 50%이다. 부에게서 50%를 받고 모에게서 50%를 받는다. 결론적으로 내 자식들도 나와는 50% 정도의 관계가 있다. 내가 갖고 있는 100%에서 모든 것이 다 유전적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형제자매라도 다 틀리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보면 나도 부모에게서 50%씩 받았고 내 형제자매들도 똑같이 50%씩 받았다. 그리하여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없다'는 표현을 맞지만 유전적으로 더 확실하게 내 유전자를 남기려면 못난 놈은 제거를 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못난 놈에게 관심을 더 쏟을만큼 정상적인 놈이 제대로 자라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유전적으로 엄청난 손해가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비정한 사실이지만 부모의 행동을 그런 쪽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기적인 유전자에 대항하여 이타적인 행동과 마음을 가르쳐야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노인과 결혼하는 젊은 여성 - 남성보다는 대부분 여성이 많은 관계로 - 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것은 바로 유전적으로 나이를 먹을 때까지 살아남은 훌륭한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남자와 결혼했는데 조기에 사망한다면 불안정한 유전자를 간직한 아이를 출생하는 것이다. 그럴바에는 청년보다는 나이를 먹은 남성이 훨씬 더 유전적으로 훌륭하다. 게다가 그 노인이 부자라면 금상첨화이다. 아주 아주 훌륭한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연히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그 노인에게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다. 이런 이야기가 인간이 아닌 개체에 적용하면 맞는 이야기일 수 있는 것 같은데 인간에게 적용하면 어딘지 좀 그렇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다.

 

또 하나는 쓰다보니 이런 우성 인자와 열성 인자를 편 가르고 이들의 차별하여 위대하다는 느낌을 가진 민족과 그렇지 못한 민족으로 구분하는 이야기는 어딘지 많이 친숙하다. 그렇다. 이것은 바로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중에 하나로 기록되어 있는 히틀러의 이야기다. 물론, 히틀러는 단순하게 그런 마인드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경제적인 이유를 갖고 그러한 정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렇게 너무 단순하게 이 진화론에 빠지다 보면 인간이 인간이 아닌 극단적인 사상에 함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로 스며들어 먹이를 뺏어먹는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심지어는 자신이외의 다른 알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는 새도 있다. - 이게 뻐꾸기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이런 것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한 생존이다. 한편으로는 어미새는 자신의 자식도 아닌 뻐꾸기에게 먹이를 주는 보 같은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뻐꾸기가 먹이를 갈구하는 행동에는 거부할 수 없는 엄청난 요소가 담겨있다고 한다. 뻐꾸기의 구애(??)에 다른 새들도 둥지 근처를 날아가다 멈춰 먹이를 주는 행동을 한다고 한다. 이처럼 생존을 위한 처절한 행동은 본받을만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인간들도 자기 몫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고 하거나 예쁜 행동을 하는 놈에게 하나라도 더 줄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니 말이다.

 

이외에도 우리 세상에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렵기는 해도 한편으로는 유익하다. 단순하게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다양한 행동이 어떤 이유로 벌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여전히 내가 읽었다는 기억만 머리에 존재하지만 말이다. 이 책 이후에 나온 책이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하는데 '이기적 유전자'가 출판도니 30년 기념으로 나와서인지 책 말미에는 더 다양한 이야기는 '확장된 표현형'을 통해 읽으라고 설명한다. 아마도, '확장된 표현형'은 마저 읽게 될 듯 하다. 좀 더 용어가 눈에 익고 그래도 한 번 읽었으니 머리에 남는 것이 좀 더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기적 유전자'는 읽고자 마음을 먹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겨우 읽게 된 책이다.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않고 읽었다. 꼭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이 책을 이렇게 꼭 읽고 있어야 하나라는 의문도 가졌다. 그래도 다 읽은 후에 결론은 힘들더라도 읽을 가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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