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크로스 1
정재승,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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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와 과학자가 서로 한 가지 주제를 갖고 자신의 생각을 나눠 갖는다는 것은 참신하지 않지만 분명히 해 볼만한 시도로 보인다. 과학자가 바라보는 세상과 인문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다르다. 너무 진부한 표현이지만 어쩔 수 없을만큼 이 세상은 복잡다단하여 어느 한가지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러한 이유로 복잡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를 선정한 것은 아니고 젊은 과학자중에 이런 책을 세상에 내 놨을 때 관심을 가질만한 인물이 '과학콘서트'라는 책을 통해 유명해진 정재승과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사회전반에 걸쳐 안 끼는 데가 없다고 할 정도의 방대함을 자랑하는 진중권, 두 사람의 조합은 상당히 흥미로워 책을 읽게 만들 충분한 요건이 된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나 각자 한 가지를 주제를 놓고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라 생각을 했는데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글을 쓰고 두 사람의 관점을 읽는 독자가 알아서 판단하고 그 차이를 느껴보라고 한 듯 하다. 이왕이면 직접 만나 이야기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총 21가지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관점에서 설명을 하는데 - 물론, 굳이 과학자와 인문학자라고 나눌 필요는 없다. 그 누구든 두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면 되기 때문이지만 아무래도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것과 자신이 연구하거나 속한 분야에서 벗어나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 솔직히 진중권의 서술은 도화지에 색을 좀 진하고 강하게 발라 눈에 거슬린다는 느낌은 든다. 자신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용어나 쉬운 단어들이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받아 들일 수 있다고 보는데 나만 그런지도 모르겠다.

 

21가지 주제중에 다행히도 많은 주제들이 알고 있는 것들이라 재미있고 흥미롭고 나와는 또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읽으며 비교하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다고 머리를 흔들기도 하면서 읽었다. 몇몇 주제들은 내가 잘 모르는 이야기로 읽기는 했지만 그만큼 집중도가 떨어지고 흥미가 반감이 되었다. 전적으로 내 관점에서 바라보고 읽는 것이지만 내가 모를 정도면 대중적인 관심은 떨어지는 주제라는 이야기라 생각되어 그 주제들도 좀 더 대중적인 주제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한편으로는 각 주제에 간단하면서도 짧게 자신의 관점을 설명하다보니 좀 더 깊게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는 것도 있고, 위에서 대중적이지 못한 주제들도 있다고 했지만 역으로 너무 대중적인 주제들로만 있어 그 안에서 깊은 사색을 통한 통찰(까지는 좀 그런가??)이라는 측면에서는 좀 아쉬웠다.

 

그렇다해도 내가 인문학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세상을 바라보는 측면을 이과와 문과로 나눈다면 - 예술계통은 별도로 할 수도 있겠지만 문과로 봐야할 듯 - 나는 문과쪽에 강한 사람이라 진중권의 이야기보다는 정재승의 이야기가 더 새롭고 내가 생각지 못한 측면에 대해 읽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과학자들만의 이야기를 전달받을 수 있어 좋았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평소에 자주 접할 수 없는 이과계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까 한다.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서 만나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문과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다. 실제로 그들이 문과계통인지 이과계통인지는 모르겠지만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는 말은 바로 내 이야기인 듯 싶다.

 

워낙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 책이라 닥히 어느 주제에 대한 느낌이나 내 생각을 쓰는 것도 그렇다 보니 리뷰가 좀 핵심없이 이상한 이야기만 열심히 한 것 같은데 - 생각해보면 내 리뷰 스타일이 원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 책은 상당히 흥미로원 읽고 싶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오죽하면 읽고 있으니 와이프가 언제 반납을 하냐며 자기도 읽겠다고 한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항상 눈에 이상하게 들어 집어들었다 놓기를 몇 번 하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는데 책이 그리 어렵지도 않고 적당히 흥미로운 주제를 갖고 대중적인 관점을 잃지 않으며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 주제에 대해 저렇게 생각하고 볼 수 있구나라며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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