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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평점 :

대부분 사람들이 아마도 미친 짓이라고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 본다. 멀쩡하게 회사를 때려친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 직업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에널리스트 - 실제로 그 직업에 자세하게 알든 모르든 어딘지 멋있게 보이는 직업이니 - 를 과감하게 때려 치운 것도 모잘라 자신의 주택마저 처분하고 그 돈으로 세계일주를 단순하게 여행이 아니라 비지니스를 위해 한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
책을 끝까지 읽지 않고 도입부만 읽어도 이 친구가 얼마나 좌충우돌을 하며 세계일주를 하게 될지가 눈에 보일 정도다. 과연, 이런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것도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 말이다. 물론, 책을 읽어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전 재산은 아니고 철저하게 자신의 주택 가격을 종자돈으로 불리기 위해 노력했고 그 외에 본인이 갖고 있는 돈으로는 세계일주를 하며 여행을 하는데 지출한 듯 하다.
여기서도 인맥의 중요성이 나온다. 본인 모든 것을 다 알아서 결정을 내린 것은 맞다. 다만, 각 나라를 가기 전에 그 나라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한 후에 그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인데 이 점을 현명하게 헤쳐나간다.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관련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그 친구를 통해 각 나라에서 만나야 할 사람을 알아두고 만나면서 풀어나간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친구도 있었고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알려준 친구도 있지만 그런 친구들을 통해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랑 그냥 막무가내로 그 나라에 가서 부딪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전략이라고 하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을 아주 잘 구성하여 비지니스를 했다고 보인다. 이런 것은 선입견인지 몰라도 전직업이 에널리스트라 최소한 경영에 대해 이론적으로 잘 알고 본인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업이다 보니 어느정도 그 과정에 머리를 쓴 노력이라 보인다.
그렇다 해도 각 나라에 도착하여 생판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를 뛰어들어 상거래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현지인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하여 외국인인 자신이 판매한다는 것은 나같은 경우에는 도저히 생각조차 못한 발상이다. 가장 의미있고 제대로 일을 한다는 느낌이 나는 분야가 무역업이라고 하는데 자신이 여행을 간 나라에 특산품을 구매하여 다시 다른 나라에 가서 판매하거나 현지에서 조달한 물건을 쓰면서 다시 그 나라 사람에게 판다는 상술은 기막히다.
비록, 그 나라 물건을 그 나라 사람에게 다시 판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로 보이는데 실제로도 거의 성공보다는 본전내지 실패를 했다. 그 이유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상품을 외지인이 판매를 하니 선입견도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그 정확한 가격은 현지인들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라 보인다.
실패는 안되도 실수는 괜찮다고 하는 말처럼 즉시 전략을 수정하여 현지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을 자신이 가는 나라에서 먹힐 만한 상품으로 구성하여 판매한다는 전략은 나름 기가막히게 통한 듯 보인다. 최소한 이 때부터 제대로 된 매매가 이뤄지고 수익도 조금씩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서, 매매도 투자에도 중요한 원칙이 나오는데 그건 바로 내 패를 미리 다 보여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자신이 먼저 내 몰리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필패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은 내일까지 다음 나라로 가야한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들키게 되면 그때 이미 게임은 끝나 버린다. 상대방은 그 상황을 철저하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돈으로 투자를 하고 늘 몇 가지 정도는 시나리오를 정해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판매만 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무조건 부딪치디가 점점 자신의 패를 미리 노출시키지 않고 또한, 단순하게 판매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여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제대로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을 활용하여 매매를 성사하며 한 단계 성숙하여 수익을 올린 점은 박수를 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개척정신이 무척 뛰어나게 보인다. 자신이 목표를 정하고 움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낯선 장소에 스스럼 없이 자신을 내 맡기는 면은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다. 그것도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도 아니라 생판 처음 가보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 도시도 아니고 인적도 거의 없는 산골까지 가서 협상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움직이지 않으면서 현실에 대해 힘들어하는지 깨닫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 단 6개월 동안 일어난 사실이다. 더구나, 본인이 투자한 돈의 2배를 벌었다. 저자도 그 6개월 동안 굳이 이렇게 움직이지 않았어도 환율로 인해 1,000만원은 벌었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이렇게 해서 번 돈이 더 가치가 있다고 하는 점은 맞다. 이 말은 꼭 누군가는 아파트를 사고 몇 년 동안 살아서 1억을 벌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전세로 살면서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1억이라는 이익을 얻었다고 할 때 전자를 칭찬하고 후자를 불쌍하게 본다는 우스개소리와 같은데 실제로는 전자는 다시는 그런 수익을 얻지 못하겠지만 후자는 당장 돈이 사라져도 그에게는 경험이라는 것이 빛을 발휘해서 다시 벌 수 있게 된다.
실제로도 단순하게 2배의 이익을 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 경험으로 인해 에널리스트로 있을 때 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삶을 살게 되었고 각종 강연등으로 더 재미있게 살게 되었다는 고백을 읽고 있으면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와 같은 실행을 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 하고 이를 실천하여 성공하고 더 큰 행복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부럽게 느껴졌다. 앞으로 무엇인들 못할것이 없다는 자신감마저 갖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나는 못 하지만 내 자녀들에게는 한 번 실천하게 해 볼까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 의지와 생각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인격체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행동을 한다면 분명히 맘고생을 하겠지만 대견하게 생각할 것이다.
자신의 직업을 때려치우고 세계일주를 한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세계일주를 단순한 여행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온갖 고생을 하면서 무역까지 하며 뜻깊게(??) 각 나라에서 보냈으니 각 나라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와 추억이 저절로 생겼을 것이라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대단한 놈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