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짜 합리성에 대항하는 논리학 백신
스티븐 로 지음, 윤경미 옮김, 이종권 감수 / 와이즈베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분류는 인문에서 논리학쪽으로 카테고리가 된다는 것을 인터넷 서점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고를 때 바로 직전에 읽은 책이 마케팅과 관련된 책이라 이 책도 역시 그 쪽이나 심리학처럼 우리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바보같은 행동인지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조정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 생각하고 선택을 했다. 얼핏 봤을 때 쉬운 책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흥미는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읽었다.

 

책을 한 참 읽은지 100페이지 정도 되었을 때 이 책은 내가 생각한 부분이랑은 전혀 관계가 없는 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굳이 범주를 정한다면 믿음에 관한 이야기이고 책의 3분의 2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다. 특정 종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자가 서양 사람이다 보니 주로 공격대상은 크리스트교이다. 잘못된 믿음을 똑똑 한 사람들이 왜 믿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지만 그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물타기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책에 나온 사례는 인간의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 카드', '어쨌든 들어맞잖아.라며 이야기를 단 하나라도 맞게하는 방법, 넓게 범주를 정하는 '핵 폭탄 터트리기', 논점을 변경하거나 다른 전개를 이야기하는 '의미적 골대 옮기기', 더이상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난 그냥 알아'방법, 무척이나 대단한 말인듯 하는 '거짓 심오', 다수가 아닌 몇몇 개별 사례를 이야기하는 '일화 나열하기', 사람들을 교묘하게 세뇌시키는 '조종 버튼 누르기'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그렇다고 종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 종교에서 말하는 것중에 과학적으로 지식적으로 믿음으로 설명하기에는 터무니 없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 철학적으로 논리적으로 공격을 한다. 공격 대상에는 창조론과 젊은 지구론, 외계인, 주술, 질병을 과학이 아닌 민간요법에 의한 치료 등등 그래도 꽤 재미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내 자신도 종교를 믿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공격은 솔직히 없지 않아 거부감도 있지만 타당성있는 주장이며 수긍할 수 있는 논리적 전개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과학적인 논증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내용에는 공감한다. 과학은 우리가 믿고 있는 잘못된 믿음에 대해 꾸준하고 끊임없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했고 올바른 진실과 정확한 사실을 증명하고 보여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내용에 공감을 한다. 특히, 외계인 부분이나 주술사가 한 개인의 과거나 미래에 대해 맞추고 이에 대해 상담을 해주는 것과 같은 일에 대해서 스스로 별로 탐탐치 못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어 이런 내용은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저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인간의 나약한 면을 건드려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면으로 유도하고 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인간들을 볼 때면 더더욱 이 책의 주장에 공감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8가지 방법은 그 어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주장에도 제대로 먹혀드는 방법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깨닫게 만들어 준다. 누군가 나에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다. 그것도 도저히 증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적당하게 그럴 수도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며 하는 이야기에는 강력한 설득과 사람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마법이 있다. 아무리 지식을 갖고 있어도 그럴 수도 있다라고 나도 모르게 순간 긍정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어서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왜 믿는지 궁금하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라면 저자는 너무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말처럼 똑똑한 사람들은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책에 나온 내용들을 이미 믿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똑똑하지 못하고 아주 작은 계기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나약한 인간이다. 동물들도 어느 정도 지능을 갖고 있지만 인간과 같은 행동이 없는 것은 지능만 갖고 있지 인간이 갖고 있는 지식과 감정과 같은 말로써 꼭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들이 많은 지식과 과학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세상을 창조하고 있고 인간의 머리가 점점 발달하고 있지만 그 영역과는 조금은 다른 가슴에서 나오는 믿음의 영역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고 정복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믿음이라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신비한 영역이라 인간의 지식이나 온갖 수식으로 풀 수 있거나 풀려고 하는 과학과는 달라서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

 

분명히 잘못된 믿음은 인간을 파멸로 이끌게 되고 긍정적인 믿음은 인간을 기대 이상으로 만들어 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스스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이 부분은 철학과도 연결이 되고 정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기도 하지만 평생 살면서 안고 가야할 영역이라 보인다. 절대 믿음이라는 것은 없지만 사실을 부정하거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것에는 단호히 거절한다. 문제는 그게 내 마음대로 잘 될 것인가이다. 갈수록 교묘해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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