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영웅전설 4 - 책모편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완 옮김, 미치하라 카츠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하 우주 소설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작품이라 그런지 4권이 될 때까지 제대로된 주인공간의 전투가 전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이정도 권수가 되면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한번 정도는 서로가 이런 저런 이유로 주인공들이 만나게 되어 있는데 우주라는 배경을 해서 워낙 공간이 넓다 보니 지금까지는 서로가 존재에 대해서만 알고 있을 뿐이지 만난 적은 없다.

 

실제로 각자 -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제국의 통치 -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고 안정시키는데 주안점을 두면서 좀 더 큰 싸움을 대비하며 지내는 시절이 드디어 끝이 난듯 하다. 4권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제국이 패잔과 동맹에 대한 전쟁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상식적으로 보자면 제국이 승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해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스케일이 크다면 클 수 있는 인원이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다. 우주군함이 몇 만척이나 참여인원이 몇 억까지 나오는데 단 몇 줄로 그들이 그냥 전투에서 죽었다는 식으로 표현되고 만다. 그 거대한 우주전함이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폭발되어 사라진다는 것이 좀 아니다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가 하더라도 그의 상상력은 당대의 현실에 뿌리를 박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미래에 대해 그려지는 것 이상을 표현하기는 힘들것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한다. 분명히 미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최첨단 무기나 기계들이 나오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구식 기계들만 나온다는 느낌이 든다. 인간이 살기위한 산소와 중력이라는 부분도 해결한 인류가 이렇게 허접한 무기로 싸우다니 말이다.

 

이 책이 출판된지 20년 정도가 지난 지금에서 보면 그런 부분에 대한 디테일이 너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그런 부분보다는 여러 세력의 다툼과 이에 따른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반응, 우리가 살고 있는 제도중에 정말 맞는 제도는 무엇인가등등 인간 본연이 사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에 더 방점을 찍고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

 

4권이 지금까지 읽은 전작에 비해서는 좀 재미가 들했다.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각자 전략을 짜고 그에 맞는 음모를 세워 이를 실행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조금은 허술하게 느껴져서 말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볼 점은 누구나 다 설마하는 바로 그 부분으로 불행은 찾아 온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설마를 무시하다가 낭패를 당한후에 운을 탓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외부로 돌리지만 그렇게 된 이유는 분명하게 자신에게부터 나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마는 설마로 끝나게 해야만 된다. 본인 스스로 그러한 노력도 하지 않고 설마로만 놔두게 될 때 설마가 정말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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