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김찬별.노은아 옮김 / 비즈니스맵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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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머니볼이라는 책이 오클랜드라는 미국 야구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팀이 실제로 제국 양키스라는 구단에 비해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성공적인 구단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동했는데 이상하게 읽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날 TV에서 영화로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브래드 피트를 주인공으로 상영한다는 것을 보고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책이 이미 있다는 사실 때문에 책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본다는 것이 누구도 무엇이라 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괜히 미안하다는 감정이 생기면서 영화를 미처 보지 못하고 그만 상영이 끝났다.

 

영화의 상영에 발 맞춰서 새롭게 이 책이 각색되어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이번에 책을 집어 들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이 책의 저자가 재미있게 읽었던 '라이어스 포커'의 저자라는 것과 얼마전에 출판되어 읽고 싶다고 느꼈던 '빅숏'의 저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이어스 포커도 약간 뜸을 들이다가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의 저자와 나와의 인연은 그렇게 뜸을 들여야만 만날 수 있는 가 보다.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롤도 알고 보면서 최소한 야구의 흐름이나 용어등에 대해 박식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여도 크게 지장없이 볼 수 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메트릭스를 통한 판타지리그를 한다거나 OSP와 같은 용어를 정확하게 알아 그에 따른 이야기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야구를 보는데 있어 주변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최소한 입을 닫아야 정도는 아니다.

 

책에는 꼭 그런 용어나 야구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야만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용어나 야구에 대한 메카니즘을 알지 못해도 순수하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읽으면서 배우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책의 흐름에 젖어들어 따라가며 읽을 수 있다.

 

어떠한 분야이든 주먹구구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시대가 있었다. 자세하게 알지 못해도 대략적으로만 알아도 남들에게 잘한다고 칭찬 받으며 존경까지 받는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그러한 분야가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진입을 하지 않거나 흔히 말해서 먹을 것이 별로 없는 분야가 그렇다. 조금이라도 이익을 챙겨야 하거나 돈이 된다고 하는 것들에는 하나같이 약간은 과한 말일수도 있지만 MBA에서나 배우고 실전에 써 먹는 기법을 도용하고 차용하고 응용하여 치밀하게 분석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럼에도 억울한것은 이러한 분석을 뛰어넘는 존재들이 가득한 것 중에 하나가 아마도 프로스포츠가 아닐까한다. 분명히 그들도 치밀하게 연구하고 노력하고 연습하여 얻는 것들이 있지만 타고난 자질이나 인성, 습관들에 의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슈퍼스타 말이다.

 

이처럼 프로야구에서는 특히나 이런 슈퍼스타를 어떠한 틀에 맞추거나 가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타고난 점만 보고 무조건 원석이며 우리의 슈퍼스타가 될 인물이라며 선택을 했지만 책에 나오는 빌리와 폴이 그동안 주먹구구식인 감에 의존한 선수 선택 대신에 재야의 인물들에 의해 정립된 이론을 받아들여 실제 프로야구에 적용하여 성공한 사례를 자세하고도 흥미진지하게 책에 푹 빠져들어 읽게 만들어준다.

 

그동안 무시되었던 출루율과 볼넷 개수등과 같이 여타 구단들이 신경도 쓰지 않던 - 성경으로 따지면 구약에서 신약으로 - 것들만으로 선수를 구성하여 타 구단에서 쓸모없다고 하던 선수들을 헐 값에 사들이거나 받아들여 메이저리그의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 만든 것이다. 이 책이 출판된 당시까지도 이러한 적용은 광범위하게 받아 들여지지 않고 검토하는 정도였지만 알기로는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구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단까지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하여 오클랜드는 이제 더 이상 싼 가격에 좋은 선수 - 남들은 무시하고 빌리와 폴만이 원석이자 진주라고 불렀던 - 를 활용하지 못하고 모든 구단이 활용하여 예전과 같은 승리는 거두지 못하고 어느 정도의 투자를 해야만 성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에는 업그레이드되어 상향평준화되어 평균의 법칙으로 회귀한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단순하게 메이저리그의 성공한 구단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과 투자와 회사 경영에서 어떠한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선택을 하고 원칙을 일관적으로 밀어 부쳐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남들이 무엇이라 손가락질을 해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끝까지 관철하여 그들은 자신만의 제국을 비록 길지 않은 시간동안 이룩한 것이다.

 

투자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남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걸 자신만의 필터로 거르고 거른 후에 선택한 대상이 비록 주변 상황이 내 생각과는 다르게 변화하고 내적으로 마음이 흔들리지만 이를 다잡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바를 끝까지 뚜벅 뚜벅 걸어가 성공할 때만큼 기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빌리는 좋은 선수를 선발하고 그들을 믿고 출전시키면 일정 수준까지의 승리를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플레이오프와 같은 이벤트성의 게임에는 운이 더 많이 작용한다며 오히려 자신의 역할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때면 진정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에 대해 잘 모르거나 용어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혹시 어려운 책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점을 가볍게 무시하고 읽는다면 이 책에서 진정으로 말하는 바를 쫓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고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인 빌리처럼 삶과 투자와 경영을 한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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